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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52

파묘 Exhuma, 2024

영화 ‘곡성’은 한국인의 심리원형, 무속 무교를 소재로 해서 사회학적인 접근을 한다. 반면 영화 파묘는 반일 종족주의까지는 나가지 않더라도, 한국인의 무의식에 내재된 반일을 다시 한번 확인 시켜 준다. 풍수지리와 무당 굿은 교묘한 장치일 뿐이다. 여우가 호랑이 허리를 끊었다는 비유. 어설픈 지도에 동물 형상을 대입한 조악한 풍수지리 인식의 결과이다. 친일파로 전향하기 전 최남선 선생이 한반도를 토끼로 생각하는 일본에 대항해서 호랑이 모양이라고 주장했는데. 정작 일본 측에서는 한반도 형세는 일본 열도를 겨누는 흉기, 내지 팔뚝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던 모양이다. 역사학계에서 논란이 있지만, 또는 심리적으로 불쾌함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고대 일본 왜(倭)가 한반도에서 군사적 활동을 한 것은 부정하기 어렵..

영화읽기 2024.03.28

황야 Badland Hunters, 2023

작품 내적인 완성도는 거의 없으나 재미와 볼거리는 조금 있는, 조악한 작품성과 뻔한 스토리, ‘데우스 엑스 마키나’ 폭력 원타치 기계에서 총질 기계로 진화를 볼 수 있다. 플롯이 있기는 하다, 인물, 사건, 배경이 그럴 듯하지만, 어디서 다 가져온 듯한, ‘매드맥스’와 레지던트 이블‘이 떠 오른다. 주인공이든 조연이든 배우들은 나름대로 삶과 생명, 사랑, 자유, 진실, 용기 등의 가치와 그 반대에 서 있는 인물과 상황에서 어떤 갈등을 해결하고자 하는 법이다. 그게 참, 그럴 듯하다는 개연성이 바탕이 되어야지, 그 이야기 속으로 몰입이 되는 바, 이야기 꾼의 재주가 필요한 재능의 영역이다. 뭐 예를 들어서 ‘공각기동대’의 등장인물 바토는 “생명의 본질이 유전자를 끼워 넣어 전파하는 정보라고 한다면 사회나 ..

영화읽기 2024.01.27

콘크리트 유토피아 Concrete Utopia, 2021

아무리 봐도 특정 정당, 정치인에 대한 선택과 평가는 개인의 호불호의 문제이지,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물론 신념을 가지고 그 일을 하겠다는 이는 좀 생각이 다를 것이다. 세상이 개판이라는 것은 이제 상식이다. 그 개판을 그만 두고 보지 못하겠다는 의인(義人)이라고 자신을 생각하는 의인(擬人)의 등장은 필연이다. 이른바 개판 오분전도 아니고 개판 5분후이다. 견공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기분 나빠할 그 개(犬)가 아니다. 씨름 판에서 두 선수가 같이 넘어지면 서로 자기가 이겼다, 우기면서 시간이 지연된다. 그러면서 경기를 새로 하라고 하여 '개(改)판'이라고 한다. 하여간 개판(改) 이든 개판(犬)이든, 서로가 서로를 불신하면서 상대방을 ‘괴물’취급하는 이들이 이제는 일상화 되었다. 한국 정치가..

영화읽기 2024.01.04

괴물 Monster, 2023 고레다 히로카즈 감독

홍상수 감독 영화 ‘생활의 발견, Turning Gate 2002’에서 ‘우리 사람 되기는 힘들어도, 괴물은 되지 말자’라는 대사가 나온다. 그 시절 그래도 사람 되기를 희망하는 마음이 있었들 때라니, 그 시절이 그립다. 인지상정인가. 괴물은 추상적인 개념이다. 인간을 괴롭히는 정령들, 귀신들, 악귀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반인반수, 드래곤, 도깨비, 구미호, 설인, 늑대인간등이 과거 고대 중세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최근에는 공포의 대상으로 외계인, 에얼리언, 프랑켄슈타인, 흡혈귀가 유행하다가 그 중에 ‘좀비’가 괴물의 강자로 떠올랐다. 영화나 드라마 상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서양에서 여전히 우주악당, 우주괴물과 대결해 지구를 지키느라 바쁜 어벤져스류나 원더우먼 스파이더맨 아쿠아맨 슈퍼맨은 어린이들의..

영화읽기 2023.12.28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The Boy and the Heron, 君たちはどう生きるか, 2023

영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 한반도 대표 청동기 문화로 소개되는 고인돌이 보인다. 반도와 열도에 걸쳐 살았던 사람들이었겠지만, 역사 전개는 상당히 다르게 진행된 두 나라 사람들, 가깝지만 생각 보다 먼, 마음을 열면 생각보다 가깝고 친근한 이웃이다. 연인원 700만명 일본여행을 하는 지금은 더구나 더 그렇다. 시차를 두고 고도 경제 성장기를 보낸 이후, 고령화와 인구 감소, 지역소멸, 저성장기를 경험하기에 갈수록 닮아가는 듯해서 더 씁쓸하기까지 하다. 20년 30년 차이로 일본을 따라간다는 한국, 재패니피케이션(일본식 장기침체)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는 하지만, 그동안 우리는 무엇을 일본으로부터 배운 것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나라 사람들의 기질과 특성의 차이는 중세시대, 고려-조선시대..

영화읽기 2023.10.31

천국을 향하여 Paradise Now, 2005

이 영화를 EBS에서 한 번 봤고, 왓챠에서 다시 보았다. 지금은 왓챠에서도 내려진 것 같다. 능력 것 구해서 봐야 할 영화이다. 이 영화, 이스라엘 정부의 영화기금으로 제작되어서 더 아이러니하다. 물론 이스라엘에서는 상영되지 못했다. 전쟁인지, 테러인지, 게릴라전인지, 특별 작전인지 애매하다. 하여간 일개 군사 조직과 국가 간의 폭력, 화약고에 불이 붙은 일들이 진행 중이다. 화약고라고 불리우기에는 식상하나, 어느 정도는 예견되어 온 사건, 사태, 네탄야후 총리는 “"끔찍한 일을 겪을 것"이라며 보복을 예견한다. 이 일이 있기 전, 2014년 가자지구에서 벌어진 하마스에 대한 이스라엘의 포격과 폭격에 환호하며 불꽂놀이를 즐긴 유대인들, 야금야금 정착촌을 건설하며, 군대와 장벽의 보호아래 수영장 놓인 호..

영화읽기 2023.10.11

킬러들의 도시 in Bruges, 2008

켄은 레이를 죽여야 한다. 킬러 둘이 벨기에 도시 브뤼헤? 또는 브뤼주라 불리우는 도시에 왔다. 도시가 고풍스럽다. 음악과 풍경이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영화이다. 그런데 켄이 레이를 죽이려고 하는 이유는? 또는 레이가 스스로 죽으려고 하는 이유는? 죄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이다. 원래 인간은 죄를 갖고 태어났다. 따라서 죄질 운명이지만, 속죄와 그에 대한 대납, 죄를 짓더라도 어느 선까지는 지어야지 그 선을 넘은 죄는 져서는 안 된다는, 그 정도를 넘어서서는 안 되는 생각, 이른바 서양인들의 사고방식이다. 또는 인간은 선하게 태어났지만, 사회에 의해 또는 이해관계에 의해 불가피하게 악을 행한다. 이런 악 자체가 문제다. 그러니 옳고 그름을 따지지 말고 좋은 건 좋은 거니까, 대충 뭉게고 살자...

영화읽기 2023.10.02

오펜하이머 Oppenheimer 2023

거장이란 말은 함부로 붙이지 못한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정도는 되어야 한다. 역시나 거장의 ‘영화’이다. 극장과 영화의 위기, 그냥 극장의 위기이지 영화의 위기는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네플릭스 시리즈 드라마 영화나, 한국 애니매이션을 영화한 맨 날 나오는 악귀타령, 좀비타령, 미국의 수사물 들에 식상해 할 때, 놀란 감독이 한 방 크게 터뜨린다. 러닝 타임 세 시간이 결코 지루하지 않다. 정교한 영화적인 장치들, 클리셰를 넘어선 우아함이랄까. 한 과학자의 지적인 성취와 고뇌, 인생을 이 보다 잘 표현해 낼 수 있을까 싶다. 익히 알려진 아인슈타인, 하이젠베르크, 닐스보어, 페르미, 괴델, 파인만, 인류 과학사에 한 획을 그은 이들의 노력과 성취, 갈릴레이와 코페르니쿠스 이후의 유럽 문명에서 과학과..

영화읽기 2023.08.22

매미소리, 2022

음주가무를 즐긴다는 고대 중국인들의 동이족에 대한 기록, 그들 눈에 우리는 진심으로 참 잘 노는 민족이었다. 하여간 한민족은 노는데 특화된 사람들이란 생각이 든다. ‘섯다’가 전 세계 모든 도박의 원형이듯이 K-POP, K-컬쳐는 세계 젊은이들의 문화 원형이 되어가고 있다. 특히 남도 지방 사람들이 잘 논다는 것은 익히 경험한 바 있다. 놀아도, 장례식장에서 논다라? 초상집에서 가라오케 기계를 빌려 노래하고 춤춘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있었다. 전통 문화 중에 이렇게 광대패가 유족을 위로하고, 긴긴 밤에 문상객들을 즐겁게 해준다는 약간 괴상한 문화가 있는 줄은 몰랐다. 괴상하다고 표현 했지만, 모든 문화는 어떤 기준에서는 약간은 괴상한 법이다. 좀 다른 문화를 접해야만 주위 사람들과 대체로 공유하는 자신..

영화읽기 2023.08.07

슬픔의 삼각형, Triangle of Sadness, 2022

곧잘 섬 island는 사고실험의 장소로 이용된다. 사회계약이 성립하고, 위계질서가 자리잡는 과정을 관찰하기 좋기 때문이다. 무인도에 펼쳐지는 인간 군상들의 이야기들은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15소년 표류기’는 난파한 청소년들의 섬생활을 낭만적인 모험활극으로 그려내나, ‘파리대왕’은 살인을 자연스럽게 저지르는 소년들로 인간 본성의 어두움을 묘사한다. ‘멋진 신세계’에서 사회공학의 실험으로 최고 엘리트 3만명을 섬으로 보낸 내용이 잠깐 등장한다. 그 3만명, 어떻게 되었냐고? 자기들 끼리 지위경쟁하면서 서로 죽이고 죽이다 독재 체제를 만들어 힘들어하다, 결국 실험자에게 구원을 요청한다. 슬픔의 삼각형은 다양한 생각거리를 제공한다. 자본주의 경제 최고 높은 곳에 위치한 이들이 누리는 부(富 )는 정당..

영화읽기 2023.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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