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영화읽기 52

하얀 리본 as weiße Band 2009 읽기2

“머리는 충분히 녹슬고 논리는 충분히 부족해야 한다.” 김인회 는 중국청년의 세태를 설명한다. 한마디로 사리 분별을 제대로 못하는 중국 젊은 세대에 대한 문제제기이다. 중국만 문제일까. 사회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들... 요즘 젊은 것들은 싸가지가 없어.... 고대사회에서부터 내려오는 나이든 이들의 불만이다. 스파르타 식 엄격한 규율의 사회가 바람직한가, 아테네식 자율적 시민을 이상으로 하는 사회화가 바람직한가. 왜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은 스파르타를 이상적인 사회로 생각한 것일까. 개인과 사회의 바람직한 관계란 것이 가능할까. 사회가 개인의 자유 의지에 기초하여 그것과 대립되지 않는 사회적 규범을 만들고, 개인은 사회화 과정에서 그것을 학습하여 사회 질서의 재생산에 기여하도록 행동하는 것, 바람직하..

영화읽기 2022.10.20

하얀 리본 as weiße Band 2009 읽기1

어른의 문제인가, 아이들의 문제인가. 아니면 사회구조와 그 변동이 문제인가. 하여간 문제이다. 감독 미카엘 하네케, 오스트리아 영화이다. 2009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2010 60회 독일 영화상, 국제영화비평가연맹 회원들에 의해 ‘올해의 최고 영화'로 선정, 22회 유럽영화상. 화려한 수상에 어울리는 명작이긴 한데, 텍스트 독해, 영상독해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에게는 뭘 말하려고 하는 지 이해하기 어려운, 처음부터 끝까지 진지해서 따분한 진지충 마니아 영화이다. 코메디, 마동석류의 유쾌 폭력물과 호러, 스펙타클, 판타지, 멜로, 휴메니티 등과 아무 상관없다. 영상은 삭막하고 건조하다. 흑백필름이 선사하는 단조로움. 영상 정보 값이 낮기 때문에 자칫 졸릴 수 있다. 대형TV로 이 영화를 보기에는 집..

영화읽기 2022.10.20

세키가하라 대전투 Sekigahara, 関ヶ原, 2017

영화는 오카다 준이치가 연기한 이시다 미츠나리, 그 상대편에 결국 전쟁에 승리하고 에도 막부를 연 일본 국민배우 야쿠쇼 코지가 연기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대립과 갈등의 이야기다. 세키가하라 전투, 우리를 침략한 자들이 자신의 나라 일본으로 돌아가서 동군 서군 편먹고 일본을 놓고 땅따먹기 한 전투이다. 조금이나마 익숙한 이름들, 임진왜란에 참전했던 왜장 고니시유키나와, 가토 기요마사, 구로다 나가마사, 시마즈 요시히로... 미츠나리는 문화가 융성한 조선이라면서 조선 침략을 반대하기도 하는데. 이른바 조선전쟁, 일본식으로 분로쿠 게이초의 역이 끝나는 시점, 참전했던 일본 영주들의 영업 손실은 막대했다. 피폐해진 채로 간신히 일본으로 돌아와서 밀린 청구서를 내밀어 봐야, 오야붕은 죽고 난 다음, 자신들이 입은..

영화읽기 2022.10.09

최후의 추신구라 The Last Chushingura, 最後の忠臣蔵, 2010

한국에서는 ‘추신구라’에 맞먹는 역사 소재는 무엇일까. 복수극은 아니지만, 누가 뭐래도 권선징악의 요소가 있고 비장하며 멸사봉공, 살신성인, 민중의 존경을 한 몸에 받은 이순신 장군이야기가 압권이다. 연산군 이야기도 가장 많이 드라마나 영화화 된 소재일 것 같은데, 폐비윤씨에서 비롯된 비극의 시작, 흥청망청이 대표하는 망나니 정치 이야기에다, 정치를 망친 장녹수 여인의 서사 까지... 그리고 반정, 극적이며 흥행하기 좋은 요소를 모두 갖추었다. 불안과 정신분열에 시달렸던 연산군 내면연기로는 정진영이 가장 돋보였다. ‘남의 왕자’인지 ‘왕의 남자’인지 헷갈렸던 감우성과 이준기. 영화는 47인의 사무라이가 치욕을 당한 주군을 대신해서, 16년을 기다리며 준비한 복수를 실행한 뒤, 할복 사형을 당한 그 이후 ..

영화읽기 2022.10.03

무사의 체통 Love and Honor, 武士の一分, 2006

야마다 요지 감독의 황혼의 사무라이, 숨겨진 검 오니노츠메에 이은 삼부작 완결편이다. 황혼에 정시 퇴근하는 사무라이, 사무라이의 도리와 직장상사의 명령이 충돌할 때, 생계가 문제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이다. 산업재해를 입게 되어 눈이 멀게 된 주인공, 노동법이 없는 시대 영주의 관대한 처분만이 녹봉을 지키는 방법이다. 종신고용과 연공서열 체제하의 회사 내 정치에서 벌어지는 불공정함과 치사함, 주인공 기무라타쿠야가 당한 치욕, 참 어떻게 처신해야할지 곤란하기는 하다. 이른바 주인공의 약점을 파고들고 자신의 욕심을 채우는 비겁한 소인배...눈이 보이지 않게 된 사무라이, 죽기를 각오하고 결투하러 나선다. 비만은 이제 질병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리고 비만 낙인(stigma of obesity)으로 비만에 대한..

영화읽기 2022.10.02

코끼리는 그곳에 있어 An Elephant Sitting Still, 大象席地而坐, 2018

인생은 아슬아슬하다. 보통 개인의 삶은 몇 번의 행운, 그리고 몇 번의 불행이 교차하는 법, 그 행운과 불행의 줄타기에서 꾸역꾸역 살아나간다. 어찌 보면 우연히 다가온 행운이었을 뿐인 것을 자신의 정당한 노력에 의한 권리로 착각하면서 주변인들을 착취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인간도 있고, 그리고 어떤 이에게는 불행만이 연속해서 발생해, 삶이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비상구 없는 답답한 현실일 수도 있다. 빈궁소설, 빈궁영화는 많지만, 대체로 인생은 살아야 하고, 살만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Kill the Rich!... 영화 ‘조커’는 엿같은 인생을 사회구조 탓으로 돌리는 쾌감이라도 느끼게 해준다. 또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서로가 서로에게 기생하는 인간 희비극을 표현하기라도 한다. 반면 ‘코끼리는..

영화읽기 2022.10.01

시티 오브 갓 City of God, Cidade de Deus, 2002

어두운 밤길을 걸어가는데, 누군가가 당신의 등에 칼을 꽂고 돈을 털어간다면...또는 당신들의 아이들을 납치해서 돈을 요구한다면... 신의 도시라... 영화는 그들의 피부만큼이나 어둡고 무겁다. 반면 영화는 편집의 힘으로 전개가 스피디하며, 신선하다. 경쾌하다. 내용 전개가 쏙쏙 들어온다. 씨줄 날줄로 엮인 스토리가 쉽게 연결된다. 날 것의 폭력이 지배하는 극단의 브라질 빈민촌. 그들에게 교회와 학교, 경찰도 있지만, 국가라는 제도, 시스템은 있으나 마나 하다, 단순히 빈민촌의 치안 부재가 가져오는 삶의 찐한 위기들로 보기에 심상치 않는 문명의 밑바닥 이 영화를 보고 나면, 화가 나거나 우울해 질 수 있다. 아니면 우리는 저 정도는 아니니까 안도감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무섭거나 두려울 수도 있다. 슬퍼..

영화읽기 2022.09.14

바람의 검, 신선조 When the Last Sword Is Drawn, 壬生義士伝, 2002

영화 ‘바람의 검, 신선조’는 존황양이파에 의해 막부통치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정치적 혼란을 배경으로 한다. 역시나 영화는 하급 사무라이들의 먹고사니즘으로 그들의 행태를 정당화 하면서, 비장하게 패배하는 막부군을 긍정적으로 묘사한다. 그들의 무사도란 것도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 국민들에게 강요된 국민 도덕이었고, 사회 이데올로기였다. 사무라이에 대한 이미지... 멋있게 검술수련을 하고 폼 잡지만, 실전 전투에서는 개싸움에 가까운 칼부림을 한다는 것도 일본인 스스로 잘 알고 있는 사실이기는 하다. 인과 의보다 주군에 맹목적으로 충성하면서, 자신만의 신념에 헌신하는 사무라이 이야기들은 "꽃은 벚꽃, 사람은 무사" 라는 말처럼 할복으로 알려진, 사(死)의 찬미, 미화, 변태성욕자와 같은 정신세계를 보여준다. 마..

영화읽기 2022.09.04

숨겨진 검, 오니노츠메 The Hidden Blade 隱し劍 鬼の爪, 2004

야마다 소지 감독의 황혼의 사무라이 2탄? 쯤 되는 영화이다. 전작 황혼의 사무라이의 플롯 구조는 거의 유사하게 흘러간다. 정교한 리모델링이랄까. 속정 깊은 로맨스, 내용도 비슷하고 배우도 남주인공과 여주인공이 바뀌었고 상당수 전작과 겹치는 연기자들이 보인다. 그런데도 전혀 지루하지 않다. 풍성해진 스토리, 일본식 유머, 메이지 유신과 더불어 변화한 일본 사회에 대한 시대상, 볼거리들이 많아졌다. 남자 주인공이 홀아비 하급사무라이에서 노총각 하급사무라이로 바뀌었고, 로맨스 여성은 친구동생에서 거느리던 여성 가노로 바뀌었다. 검술도 단검에서 사무라이 검, 카타나 진검 승부로 나온다. 그리고 숨겨진 검.... 비술인 ‘숨겨진 검’이 무엇인지는 영화를 통해 확인해보시기를 심리학자 김경일은 인간의 인식 차이를 ..

영화읽기 2022.08.31

황혼의 사무라이 The Twilight Samurai, たそがれ清兵衛, 2002

유혈이 낭자한 활극이 아니다. 영화는 일본인 스스로 생각하는 새로운 시대인 메이지 유신 이전, 몰락하는 한 하급 사무라이 삶을 보여준다. 영화는 잔잔하고 차분하다. 자애로운 아버지이지만 가족들의 생계를 걱정하는 꾀죄죄한 가장, 항상 칼같이 황혼에 퇴근한다고 해서... 별명이 황혼 황혼은 아름답다. 헤겔은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에 날개를 편다’라고 했다. 한 시대가 끝나가고, 철학은 이를 뒷북치듯이 그 시대를 정리하는 것이 본업이자 역할이며, 한계라는 것을 비유하는 표현이다. 철학은 그렇다 쳐도, 한 개인에게 세월이 지나가는 것은 어쩔 수 없고, 시대변화에 한 박자씩 늦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사무라이, 한 때 백제 싸울아비가 어원으로 오해되어, 일본이 내세우는 무사도 정신의 근원이 한반도에 있었다는 근..

영화읽기 2022.08.28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