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황야 Badland Hunters, 2023

켓세라세라 2024. 1. 2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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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내적인 완성도는 거의 없으나 재미와 볼거리는 조금 있는, 조악한 작품성과 뻔한 스토리, ‘데우스 엑스 마키나’ 폭력 원타치 기계에서 총질 기계로 진화를 볼 수 있다. 플롯이 있기는 하다, 인물, 사건, 배경이 그럴 듯하지만, 어디서 다 가져온 듯한, ‘매드맥스’와 레지던트 이블‘이 떠 오른다. 주인공이든 조연이든 배우들은 나름대로 삶과 생명, 사랑, 자유, 진실, 용기 등의 가치와 그 반대에 서 있는 인물과 상황에서 어떤 갈등을 해결하고자 하는 법이다.

출처 : 다음영화

그게 참, 그럴 듯하다는 개연성이 바탕이 되어야지, 그 이야기 속으로 몰입이 되는 바, 이야기 꾼의 재주가 필요한 재능의 영역이다. 뭐 예를 들어서 ‘공각기동대’의 등장인물 바토는 “생명의 본질이 유전자를 끼워 넣어 전파하는 정보라고 한다면 사회나 문화 역시 방대한 기억 시스템과 다를 바 없고, 도시는 거대한 외부기억장치라는 얘기다.”라는 대사를 통해서 개인과 사회, 국가, 문명이란 것도 결국 거대한 유전자를 지닌 데이터베이스로 이해하면서, 인간과 기계, 개인과 사회의 영역 구별이 어려운 시대상황을 설명한다.
반면 양기준 박사역 이희준이 딸의 영생을 위해 수없이 많은 생명 희생을 당연시 하는 것은 어설프다. 디스토피아 환경에서 효율적인 인간으로 개조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거나, 옳다는 주장 할 수도 있으나, 자신의 주장과 이익에 방해되는 것들에 대한 묻지마 폭력적 제거는 이희준 배우의 훌륭한 연기가 대면 대면하게 느껴질 뿐이다.

양기수 박사역 이희준, 출처 : 다음영화

또한 영화 ‘황야’에서 읽을 수 있는 사회문화 코드는 전작 ‘콘크리트 유토피아’와 유사하게 ‘각자도생’ 일 뿐, 우리 사회를 둘러싼 다양한 사회적.정치적 담론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정서상의 콤플렉스로 표현되는 이깟 세상 망했으면 하는 시기 질투, 분노 억울함의 ‘르상티망’이다. 이런 세상에서 사기캐인 ‘데우스 엑스 마키나’ 마동석 배우에 대한 일정 대중의 수요는 나름 정의 중독과 관련이 있는 듯하다.
이런 영화 찍는데 넷플릭스가 큰 돈을 들여서 배우 개런티와 제작자들 인건비를 부담하며, 일자리 창출하는 것이 나쁘지는 않기는 하다. 킬링 타임용으로 본다면 뭐 큰 재미거리도, 시비거리도 없겠지만 한편에서 TV 영화 장르 수준이 SF ‘정이’처럼 계속 뒤떨어진다면, K 문화에 대한 저평가로 이어지지 않을 까 걱정이 되기는 한다. 애써 영화를 찍고 만들었을 노고를 생각하면, 쉽게 만들고 값싸게 소비되는 것처럼 보여 안쓰럽기도 하다. 그나저나 이제 넷플릭스를 끊을 때가 오기는 왔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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