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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52

스탈린그라드 : 최후의 전투

1993년 독일 영화이다. 전범국 독일의 자체 디스를 적극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특전유보트 Das Boot와 대비되기도 하는데, 어쨌든 적대국이었던 러시아 모스크바 국제영화제에서 작품상을 받았다. 영화는 춥다. Winter Is Comming ! 혹한기 속 잔인한 전투로 스탈린그라드 전투가 압도적이다. 물론 한국전쟁 당시 장진호 전투도 극한의 추위 속에 벌어진 전투로 유명하기는 하다. 2차세계대전은 전반전이 끝나가는 시점인 1942년 6월, 미드웨이 해전이 태평양에서 벌어져 미국이 일본군에 승기를 잡았고, 8월에는 북아프리카에서 엘 알라메인 전투가 시작되고 있는 때였다. 스탈린그라드로 독일 제6군은 파울로스 중장 지휘하에 스탈린그라드로 진격한다. 스탈린그라드는 우크라이나 너머 동쪽으로 한참을 가야하는 도시..

영화읽기 2022.08.27

타인의 취향’ (2000년) 감상 세 번째, 성과 사랑의 취향

문화도 일종의 인위적인 규범이다. 자유의 철학자 장자에 의하면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성을 판가름하는 문화는 해롭다. 유가에 의해 강조된 인위적인 예악은 허위이고 참된 인간의 본성을 왜곡한다. 공자님이 들으면 큰일 날 소리이다. 공자는 예악을 통해 인간성을 순화시키고, 사회적 긴장을 완화하며 조화로운 대동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보았다. 영화 ‘타인의 취향’에 표현된 프랑스 인들의 성과 사랑은 자유롭고 개방적이다. 문란, 난잡인가, 멋진 신세계인가. 그들의 이야기는 한국인의 입장에서 이질적이고 낯설다. 성이 해방된 사회, 프랑스인들은 자주, 많이, 쉽게, 다양하게 성파트너를 바꾸면서 살아간다. 영화에 등장하는 경호원은 상대한 여성의 수를 300명, 주인공의 운전기사는 200명을 꼽기도 한다. 감독 아네스 자우..

영화읽기 2022.08.03

‘타인의 취향’ (2000년) 감상 두 번째, K-culture의 현재

영화 ‘타인의 취향’에 등장하는 예술인들, 그들은 스타 예술가가 아닌 이상, 생활이 걱정이다. 공연이 없을 때나 그림이 팔리지 않을 때, 집세 걱정, 생활비 걱정, 더 나가서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지가 문제이다. 일반인들과 다를 바 없는 연애와 결혼, 출산과 육아에 대한 희망은 비정기적 수입 앞에 망설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불안한 예술인의 현실 생활을 영화는 가감 없이 그린다. 스폰서, 한국에서는 굉장히 부정적인 단어이지만, 예술 활동을 하는데 필수적이다. 누군가 돈을 들여 연극을 보거나, 그림을 사 줘야지 예술 활동은 지속가능하다. 따라서 문화를 향유하려는 노력, 취향 그 자체만큼은 높게 평가하고, 존중해야한다. 간단한 사회적 진실이다. 돈 많은 중소기업 사장 주인공 ‘카스텔라’, 그의 아버지는 아..

영화읽기 2022.08.02

‘타인의 취향’ (2000년) 감상 첫 번째, 개인 취향을 존중?

자, 당신의 앞에 임영웅 콘서트와 투란도트 오페라 티켓이 있다.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면 무엇을 선택하겠는가. 또는 프랑스 파리 여행 코스와 필리핀 여행 코스 중 가능하다면 어디를 가겠는가. 영화에는 3류, 아니 2류 쯤 되는 프랑스 지방의 예술인들이 나온다. 연극은 다소 고전적이고 회화는 이미 철지난 추상화를 그리는 젊은 작가의 작품이고, 그리고 아마추어 클래식 연주... 영화 ‘타인의 취향’ 은 개인의 취향,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은 온전히 내 마음에 달려 있기 때문에, 개인의 취향은 존중해야 한다고 얘기하는 것 같다. 일면 맞는 말이기도 한다. 그런데 과연 그런가? 문화 자체가 갖는 속성, 구별짓기가 사회적 속성인 계급성, 계층성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그러니 한국의 트로트 가수 ..

영화읽기 2022.08.01

이순신 장군 영화 ‘한산, 용의 출현’ 영화 리뷰

깔끔하다. 군더더기 없이 담백하게 한산대첩을 재현해 냈다. 사실 대한민국 국민이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학익진, 거북선, 승리의 한산도 전투는 새롭게 조명하기도, 흥미 있는 주제를 덧붙이기도 어렵다. 김한민 감독은 ‘명량’에서 보여줬던 신파와 같은 것들을 덜어내고, 첩보, 전투 준비, 전투과정, 전술과 전략, 전투 장면에 집중해서 비교적 역사적 사실에 충실한 영화를 만들어 냈다. 또한 이순신 장군에 대한 묘사도 가장 현실적이라고 보여 진다. 지금까지 이순신역으로 나온 많은 배우중 박해일이 가장 이순신 장군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여겨진다. 물론 지나치게 말이 없는 모습으로 그려져서 인간미가 다소 없는 분으로 묘사된 것은 현실성이 좀 떨어진다. 평소에 술도 많이 마시고, 밤새워 얘기도 하고, 게임도 하면서 ..

영화읽기 2022.07.28

시리어스 맨(A Serious Man, 2009)

영화는 유대교, 유대인, 특정 종교와 문화가 주류를 이루는데, 큰 부담은 없다. 혹시나 유대교를 이단으로 생각하는 기독교인이라면 좀 거북하기는 하겠지만.... 삶의 의미, 우리를 이끄는 힘에 의해 또는 가르침을 받기 위해, 우리는 교회로 성당으로 사찰로, 점집으로.... 목사, 신부, 스님, 무속인들을 만나서 삶의 위기에 대해 논하고 지혜를 구한다. 투자,진학, 취업, 결혼, 불륜, 건강 등등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는 잘 될것인지, 잘 안될 것인지 알 수 없는 문제들... 자녀 대학 입학과 관련해서 지하철 2호선을 탈지, 3호선을 탈지, 4호선을 탈지 알 수가 없다. 사는 여유가 있다면 우리는 중복해서 위기관리를 하기도 한다. 교회 다니면서 용한 점쟁이를 찾는 것은 한국인의 일상이니까. 뭐가 문제랴. 어쨌..

영화읽기 2022.07.24

어 페어웰 투 지누(2015), 돈이여 안녕!

만화 ‘카무로바 마을로’가 원작, 마츠오 스즈키 감독 영화이다. 감독이 조연, 단역으로 ‘어 페어웰 투 지누’에 출연해 나름 코믹 연기를 선사한다. 일본영화의 장점... 기대를 별로 안하는데, 보면 의외로 웃기고 재미있다. 우리와 비슷하면서도 미묘하게 다른 정서, 어쨌든 전 세계에서 우리와 가장 유사한 점이 있는 족속들이니까. 어설픔과 엉뚱함으로 연결되는 서사. 모두가 좋아하는 오까네 ‘돈(錢)’과 이별은 영화 도입 낚시만은 아니다. 지누는 일본 동북지역 돈 전(錢)자의 사투리 발음이라고 한다. 자본주의의 핵심인 대도시에서 돈을 한 푼도 쓰지 않기 위해 시골마을로 향하는 청년, 그의 영혼은 돈으로부터 공격당해, 돈을 기피하고 무서워한다. 이 영화는 자본주의에 대한 소극적 저항이다. 아니 소심한 저항이다...

영화읽기 2022.07.17

‘헤어질 결심’ 품위에 대하여

인도의 신 시바는 파괴와 창조의 신이다. 고대 인도인들에게 창조와 파괴는 영원한 순환이며, 불멸의 과정이다. 그러나 현대물리학에서 붕괴는 파멸이고, 그 끝은 소멸이다. 질서에서 무질서로 에너지가 전환되는 열역학 2법칙, 엔트로피 법칙이다. 핵에너지는 붕괴의 에너지다. 자연 상태에서 우라늄이라는 무거운 물질은 아주 서서히 자연 붕괴를 한다. 그런데 인위적으로 우라늄 238에다 중성자를 쏴서 충돌시키면 원자구조의 붕괴로 방사선 붕괴가 일어나면서 에너지가 발생한다. 핵 발전과 원자폭탄의 원리이다. 붕괴 Collapse, 에는 전조가 있는 법, 붕괴될 준비가 되어 있어야 붕괴가 일어난다. 영화에서 붕괴의 전조는 갱년기이다. 박찬욱 감독도 갱년기를 지나왔나보다. 영화 속 '해준' 박해일은 안구 건조증으로 끊임없이..

영화읽기 2022.07.12

영화 '황산벌' 이야기2

퓨전 사극, 팩션영화임에도 영화 ‘황산벌은 고증에 철저하다. 어떤 면에서는 역사적 사실과 살짝 다른 부분도 있고...결국 고투 끝에 신라군은 7월 11일이 돼서야 소정방과 약속한 곳에 도착하는데... 역사적 사실로 소정방은 신라군이 약속시간을 지키지 않았다고 김유신 휘하의 장수라 김문영을 목베겠다고 한다. 이 내용은 영화에서는 빠져있지만, 삼국사기에 김유신은 “큰 도끼를 잡고서서, 노하여 머리털은 곧추 서고, 허리에 찬 칼은 바로 뽑아져 나올 것 같은 태도”로 “황산벌 싸움이 치열했음을 알지도 못하면서 죄를 논하면, 나는 결코 욕을 당하지 않겠다. 내 부하를 처형하면, 나는 당나라와 먼저 맞짱 뜨겠다”라고 소리친다. 그 기세에 놀라 소정방은 처벌을 없었던 것으로 한다. 분노한 김유신에 대한 묘사는 삼국사..

영화읽기 2022.07.11

영화 '황산벌' 이야기1

웃기면서도 처연함을 주는 전쟁영화이다. 코믹하고 재치 있으면서도 릴렉스 하기도 하다가, 강한 긴장을 준다. 어느덧 비장감에 빠져 있다가 전쟁의 슬픔과 허무함으로 마무리한다. 영화 ‘황산벌’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삼국 통일. 그 과정에서 벌어진 660년 전쟁을 다룬다. 김춘추, 김유신, 김법민, 당고종, 연개소문, 의자왕, 계백, 소정방, 김인문, 김흠순, 김품일, 관창, 반굴... 그리고 이름 없이 등장하는 많은 신라, 백제 병사들...거시기 역사의 명분, 삼국통일의 의의, 그런 거 없다. 감독의 전쟁에 대한 시각은 냉정하다. 전쟁은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참전해야 하고 싸워야 한다. 수단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 한다. 병사들 독기를 올리기 위해 자기 가족을 모두 죽이..

영화읽기 2022.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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