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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이야기 50

어떤 정치인의 불안

도적치고는 크게 일어났다. 단순한 초적이나 반란군을 뛰어 넘는다. 이름 없는 변방의 장수에서 한반도 정치를 좌지우지하는데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잔챙이 도적떼들과 이리저리 어울리다, 그들을 압도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이왕 큰 도적이 되어서, 나라를 통째로 훔쳐서는 안 될 것이 어디 있겠는가. 장점 많은 정치인이었다. 출신은 비천했으나, 자신의 실력으로 각종 승리를 쟁취했고, 시대정신에 맞는 정책에 명쾌한 입장을 내보였다. 특히 신속한 판단과 세상을 구원할 아젠다가 별 것인가. 내가 하겠다고 하면 믿고 따르면 될 일이다. 훌륭한 지도자로 비춰지자, 자신에게 귀부하는 다양한 여러 정치 세력들이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무슨 이유 때문일까? 치고 나가야 하는데 전선이 정체되어 있다. ..

역사이야기 2024.02.28

신남북국 시대

759년에 발해 문왕이 일본에 사신을 보낸다. 속일본기에 문왕은 ‘고려국왕 대흠무’로 자신을 표현한다. 빼도 박도 못하는 발해의 고구려(고려) 역사 계승의 진실이다. 그래서 고려는 주몽이 건국하고 668년에 망한 첫 번째 고려, 두번째 발해의 고려, 왕건이 개국해 1392년 조선 건국하기 전에 존속한 세 번째 고려까지, 1500년 동안 국호가 이어진다. 대한민국도 국호가 ‘REPUBLIC OF KOREA’이고, 북한도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이다. 프랑스어 Corée, 스페인어로 Corea, 이니 고려가 한반도 지역, 그리고 이 땅에 사는 이들에 대한 가장 법용 통칭이다. 부여, 동예, 옥저, 신라, 백제, 마한 진한 변한, 가야라는 이름은 한반도 만주 요동에 ..

역사이야기 2024.02.05

논쟁 ‘고려거란전쟁’

KBS 건물 앞에서 ‘고려거란전쟁’ 시청자들이 트럭 시위를 진행했다고 한다. 트럭에는 “원작핑계로 여론을 호도하지 마라” “함량미달 각본이 망친 대하사극, 논점은 원작이 아닌 역사왜곡” 이다라는 플랭카드가 걸렸다. 참, 고마운 분들이다.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논란이 커지면 커질수록 이러한 논쟁은 반가운 일이다. 역사의식은 사회의식이고 현재의식이다. 역사에 대해 더 많이 아는 것 보다 제대로 된 역사의식을 갖는 것이 필요한 시대이긴 한데, 학교에서 배운 역사가 시험용이듯이, 역사극은 시청률의 영역이다. 이럴 때, 안방에서 벌어지는 역사 드라마가 제대로 된 역사이기를 바라는 것, 또는 역사와 판타지를 구분 못하는 것도 반가운 일이다. 어차피 정답은 없다. 먼저 의도하지 않은 역사왜곡의 불가피성과 긍정적..

역사이야기 2024.01.28

고려 거란 전쟁 관람기5

거란이 2차 침략을 할 시기, 고려 현종은 경기도 안성, 충청도 천안, 전라도 익산을 거쳐 나주로 피난을 떠난다. 어린 왕이 도망가는데, 기가 막힌 일들이 벌어진다. 파주 쯤에 이르렀을 때, 도적들의 습격을 당한다. 장군 지체문이 활을 쏘아 쫒아내기를 반복했다. 더 기가 막힌 것은 지금 도봉구에 해당하는 창화현에 이르러서 지방 아전이 무리를 끌고 와서, 도움이 필요한 현종 일행들에 대해 약탈을 시행하려고 하였다. 또한 신하들도 왕 몰래 안장을 팔아넘기거나, 도망치는 일들도 벌어졌으니, 고려 황제, 왕의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이른바 고려 초기만 해도 지역 토호세력, 호족의 힘은 여전히 강했고, 이들이 왕의 도망 무리에 대해 협박을 해대며 약탈을 시행하기 까지 하니, 지금 관점이나, 유교에 충실한 관점에서..

역사이야기 2023.12.24

고려 거란 전쟁 관람기4

강감찬은 못생겼다. 귀가 작고 곰보에 키도 작으며 왜소한 체구였다. 그렇지만 조정 회의에서 피력할 때는 그 논리의 정연함과 호연지기에서 오는 의리지용에 모두가 그 비범함을 일찍부터 알아봤다고 한다. 어쨌든 귀주대첩 당시에 70세가 넘은 나이였으니, 후세에 대기만성의 귀감으로도 남게 되시는 분이다. 더구나 성종 때 장원급제 했지만 30대 중반으로 일반적인 문관으로 등용되기에 나이도 많았다. 고려사와 고려사 절요에 등장하는 것은 60세가 넘은 나이, 이부상서 지금의 행정자치부 장관으로서 거란의 2차 침략 때, 항복하자는 대신들의 의견에 결연히 왕의 피난을 주장하면서 부터이다. 국방과 치안 보다 내정과 행정, 외교 등의 정치행정가로서 살아오신 문관이다. 역사 사서보다 길거리 민담과 설화에 그 기억이 남아 있는..

역사이야기 2023.11.26

고려 거란 전쟁 관람기3

영화 ‘황산벌’에서 반굴은 아버지 김흠순의 강요내지 설득으로 단기필마 적진 앞으로 돌격한다. 그러면서 반굴은 백제진영 앞에서 “나는 신라의 상대등이고 대장군이신 김유신의 조카이자 사위이며, 김유신의 아우이신 김흠순 장군의 아들이신 반굴이다.” 라고 소리친다. 이에 대해 주인공 이문식(거시기)는 “아가 울지말고 살살 얘기혀봐, 근데 의심나는 점?, 조카면 조카고, 사위면 사위지, 조카면서 사위인 것은 어느나라 개족보 얘기여~~”라고 비꼰다. 개족보 이야기다. 참 족보가 복잡하다. 초기 고려왕조 계보는 태조-혜종-정종-광종-경종-성종-목종- 현종 순이다. 경종은 광종의 큰 아들이니까, 그렇다 쳐도, 왕위를 넘겨받는 성종은 경종의 사촌동생이면서, 경종의 누나 남편이기도 하다. 또 아내의 오빠이기도 하다. 경종..

역사이야기 2023.11.21

고려 거란 전쟁 관람기2

고려 현종의 즉위 과정은 드라마틱하다. 출생부터 고아였기 때문에 그러하기도 하고, 어설픈 역사의 조연 배우들의 헛발질들이 그를 왕위에 오르게 하였다. 그리고 왕위를 놓고 치밀하게 준비한 듯한 여러 정황들이 보았을 때, 기다리며 준비한 이들에게 복이 오는 듯한 교훈을 역사가 보여주는 듯하기도 하다. 현종의 어머니 헌정왕후, 경종의 네 번째 부인은 천추태후의 동생이다. 경종이 일찍 죽어 젊은 나이에 과부가 되었다. 하필 간통한 대상은 숙부, 왕욱이었는데, 지금 기준으로 보면 큰일 날이다. 신라왕족들 수준의 근친혼에 버금가는 사건인데, 조금씩 유교가 국가원리로 자리잡던 시기라, 헌정왕후의 오빠인 성종은 결국 삼촌 왕욱을 유배시킨다. 하여간 현종, 대량원군은 준비된 왕통임에는 틀림없다. 차기 고려 왕조 공인 권..

역사이야기 2023.11.19

고려 거란 전쟁 관람기1

한반도 북부와 만주와 요동, 그리고 흥안령 산맥 근처에는 오래 전부터 숙신이, 그리고 한민족의 원류인 부여․고구려․옥저․읍루가, 그리고 오환․선비족의 동이족, 고구려 신라 백제 시기에 물길․선비․해․거란이, 통일신라시기에 돌궐․말갈족이, 그리고 고려 시대는 거란족․여진족․몽골족이 생활했다. 역사학자들은 특히나 고구려를 평가할 때, 중국의 진 한제국 설립을 지연시키고, 결국 한반도에서 한반도의 독자 생활영역을 정착하는데 기여했다고 평가한다. 결과를 놓고 보면 그러한데, 민족의 방파제라는 평가가 무색하지 않다. 마찬 가지로 고려 초기 강력한 북방 거란족과의 혈투에서 승리한 고려도 마찬가지 평가를 받는다. 현재 거란족은 거의 사라졌다. 만주지역에 소수민족으로 다우르족이 남아있거나 머나먼 운남성에 소수 거란족의..

역사이야기 2023.11.13

역사전쟁, 광개토대왕과 팔로군

400년 광개토대왕은 남정을 결행한다. 고구려에 원군을 요청한 신라 나물왕에 대해 삼국사기는 “왕이 타던 말이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렸다”고 신라의 위기를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광개토대왕은 기병과 보병 5만을 동원해서 신라를 침공한 왜, 혹은 가야세력을 토벌한다. 무시무시한 고구려 군대는 쉽게 왜병을 추격하며 지금 부산지역인 종발성에 이른다. 가야 연맹은 이 때 실질적으로 망했다. 만약 - 역사에서 만약 IF란 없다. 그럼에도 - 고구려가 신라를 구원하지 않았으면 한반도 역사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신라가 한반도 패권을 잡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가야의 최첨단 하이테크 강철과 맞교환한 왜의 용병들, 백제로 이어지는 해상 연맹의 힘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후 장보고의 청해진 세력의 숙청, 한반도 폐쇄된 영..

역사이야기 2023.09.04

큰나라 백제와 일 후왕, 그리고 한일관계

사마는 우리말로 섬이다. 현대일본어에서는 시마(島)이다. 이 사마왕이 무령왕, 그리고 왜왕 무일까. 역사학계 소진철 교수는 그렇다고 본다. 478년 왜왕 무(武)는 송나라 순제에게 상표문을 보낸다. 상표문 요지는 다음과 같다. 백제는 지금 고구려 때문에 괴롭다. 백제와 송나라를 왔다 갔다 하는데 방해가 되는 세력이 고구려다. 그 고구려 침략에 결연히 싸우고자 했더니, 갑자기 아버지와 형이 죽게 되어 상 중에 있게 되었다. 이제 때가 되어 적을 무찌르고자 하니 도와 달라. 뭐 이런 내용이다. 무령왕이 461년 생이니까. 18세 청년의 나이이다. 왜왕 무가 무녕왕이 맞다면 그렇다. 475년 위례성의 함락, 아버지와 형의 충격적인 죽음, 혈기가 넘치는 나이에 그 어쩌지 못함을 분하게 생각하면서 상복을 입고 복..

역사이야기 2023.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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