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적치고는 크게 일어났다. 단순한 초적이나 반란군을 뛰어 넘는다. 이름 없는 변방의 장수에서 한반도 정치를 좌지우지하는데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잔챙이 도적떼들과 이리저리 어울리다, 그들을 압도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이왕 큰 도적이 되어서, 나라를 통째로 훔쳐서는 안 될 것이 어디 있겠는가. 장점 많은 정치인이었다. 출신은 비천했으나, 자신의 실력으로 각종 승리를 쟁취했고, 시대정신에 맞는 정책에 명쾌한 입장을 내보였다. 특히 신속한 판단과 세상을 구원할 아젠다가 별 것인가. 내가 하겠다고 하면 믿고 따르면 될 일이다. 훌륭한 지도자로 비춰지자, 자신에게 귀부하는 다양한 여러 정치 세력들이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무슨 이유 때문일까? 치고 나가야 하는데 전선이 정체되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