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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 5

슬픔의 삼각형, Triangle of Sadness, 2022

곧잘 섬 island는 사고실험의 장소로 이용된다. 사회계약이 성립하고, 위계질서가 자리잡는 과정을 관찰하기 좋기 때문이다. 무인도에 펼쳐지는 인간 군상들의 이야기들은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15소년 표류기’는 난파한 청소년들의 섬생활을 낭만적인 모험활극으로 그려내나, ‘파리대왕’은 살인을 자연스럽게 저지르는 소년들로 인간 본성의 어두움을 묘사한다. ‘멋진 신세계’에서 사회공학의 실험으로 최고 엘리트 3만명을 섬으로 보낸 내용이 잠깐 등장한다. 그 3만명, 어떻게 되었냐고? 자기들 끼리 지위경쟁하면서 서로 죽이고 죽이다 독재 체제를 만들어 힘들어하다, 결국 실험자에게 구원을 요청한다. 슬픔의 삼각형은 다양한 생각거리를 제공한다. 자본주의 경제 최고 높은 곳에 위치한 이들이 누리는 부(富 )는 정당..

영화읽기 2023.07.11

전세사기와 프로메테우스 형제

신 기 없는 예지란 것이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예측 가능한 영역 내에서 세상은 움직이니까. 우크라이나 전쟁을 예상치 못했다고 호들갑을 떨지만, 사무엘 헌팅턴이란 학자가 보기에 2개의 상이한 문화를 가진 문명의 단층선에 위치한 우크라이나는 이미 1997년에도 전쟁이 벌어져도 이상한 국가가 아니었다. 그것이 내전이든, 러시아의 개입이든... 프로메테우스 이름의 뜻은 '먼저 아는 사람, 또는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란 뜻이다. 먼저 알고 먼저 아는 사람은 기존의 질서에 만족할 수 없다. 독수리에 간을 쪼아 먹히는 형벌을 받는 프로메테우스, 인간을 위해 불을 훔쳐 신을 배신했기 때문이다. 또한 제우스의 권력을 위협하는 제우스 자식이 누가 될지를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더 많이 안다고 특별한 이익이 ..

인문정신 2023.04.28

윈터 슬립 Winter Sleep, Kis uykusu, 2014

참 말 많은 영화이다. 궁시렁, 궁시렁, 할 말 많은 세상이기는 하다. 그래도 일반인들 보다 조금 더 생각하는 이들이 지식인이다. 깊이 여부는 모르겠다. 여기 저기 끼어들라고 철학과 도덕, 문학, 예술을 논하는 지식인이 존재하나 보다. 간명하고 분명한 세상에 모호와 현학, 장황의 소리. 결국 부끄러움의 문제이다. 가까운시기, 한국사회를 관통했던 지식인, 정치인들의 스캔들, 좌와 우, 진보 보수가 뒤바뀐 논리 전개가 어리둥절했던, 애매하고 뒤죽박죽된 사고체계, 정신세계를 영화는 우리에게 길고 길게, 다소 지루하게 튀르키에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보여준다. 영화는 67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누리 빌제 세일란), 팜스프링스국제영화제 국제비평가협회(FIPRESCI) 남자배우상(할룩 빌기너)을 수상했다. 이쯤 되..

영화읽기 2022.12.18

가스라이팅, 음습하고 폐쇄적인 어두운 내면의 세계

가스라이팅’(Gaslighting)이 미국 메리엄 웹스터 사전에 올해의 단어로 선정되었다. 심리적 지배라, 결국은 힘과 권력의 문제이다. 그리고 지배와 통치, 추종과 복종의 가해와 피해의 양상이다. 그리고 권력 경쟁, 투쟁이다. 가장 넓게 보면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라고 정의내린 마르크스의 견해는 타당하다. 노예와 같은 피지배계급이 비참한 조건에서 생존하도록 그들을 무지와 오류 속에 살도록 정신적인 가스라이팅을 하고, 또한 스스로 체념하고 권력자에게 복종하기 위하여 거짓으로 만들어 낸 것이 바로 종교라는 것이다. 인도의 카스트제도를 비롯한 온갖 문명에서 발전한 지배와 통치를 정당화한 논리들... 그것이 속죄와 원죄이든, 카르마와 환생이든, 집단적인 가스라이팅이다. 지배이데올로기는 지배계급이 피지배계급을 합..

하얀 리본 as weiße Band 2009 읽기3

영화 ‘하얀 리본’에서 제기하는 가장 본질적인 모순은 사실 ‘체제’의 문제이다. 사회 시스템이 억압을 정당화하고, 규제 에너지가 충만할 때 개인의 삶은 숨 막힐 수밖에 없다. 남작인 귀족이 마을 토지 소유의 반을 차지하고, 생산과 소비, 노동을 통제하는 공동체에서 전통이라는 힘의 남용은 결국 개인의 자유에 대한 억압으로 나타난다. 봉건제 사회를 거쳐 자본주의가 도래하면서, 사람들이 봉건제적인 삶에 향수는 느끼되, 대체로 되돌아가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상호 호혜적인 행동을 하는 인간관계? 따라서 근대 초기의 사회주의 운동내지 무정부주의는 복고적인 성격을 띨 수밖에 없다. 또는 마르크스가 살았던 시기는 자본주의가 고도로 발달해서 문제가 되었던 사회가 아니라, 봉건제 사회의 모순이 극에..

영화읽기 2022.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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