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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이야기 6

챗GPT와 예술의 창의성

마그리트의 그림 속에는 파이프가 그려있고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고 적혀 있다. 분명 그림은 꽃이나 쥐가 아니라 파이프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분명 파이프가 아니다. 그것은 종이 위에 묻어 있는 물감이지 파이프가 아니다. 또는 컴퓨터 이미지 파일일 뿐이다. 즉, 그림은 사물이 아니다. 누구도 그것을 문제 삼지 않으므로 이 단순하면서도 어려운 사실을 마그리트는 아이러니하게 표현하고 있다. 마그리트의 작품은 자동화된 일상적 인식의 틀을 깨는 것이고, 낯설게 하여 우리에게 잊혀진 진리를 깨닫게 해주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일 더하기 일은? 답은 2가 아니라 과로이다. 일은 숫자 1을 의미하기도 하고, 노동을 의미하는 일을 뜻하기도 하기 때문에 애매한 단어를 이용해서 아재개그를 시전할 수 있다. 또..

재벌 추앙 시대를 지나면서

16부작 ‘재벌집 막내아들’ 시청률이 8부에 이르면서 19.5% 고공행진 중이다. 세상에 제일 쓸데없는 걱정이 재벌가 걱정이라고, 드라마에서 스쳐지나가는 이 입을 빌려 말한다. 복수극은 차지하고서 사람들은 재벌가 이야기를 왜 좋아할까. 일상에 떠도는 술자리 안주 같은 이야기들, 대한민국 국민들은 그들에 대한 정보를 단편적으로 알고 있는 것들이 있다. 삼성가에 내려오는 유전병, 이병철과 장남 이맹희와의 갈등, 현대가에서 왕자의 난, 어떤 연애인이 재벌가에 시집갔는데, 영어를 못해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이야기. ‘재벌집 막내아들’ 순양 그룹은 삼성가과 현대가의 이야기를 뒤섞어 놓은 느낌이다. 재벌(財閥, chaebol)은 이른바 대규모 기업집단이다. 그 운영을 가족이 통제하는 재벌 조직은 흔히 족벌 경영을 ..

‘가자 장미여관으로, 즐거운 사라’를 만나기 위해

한국에서 ‘표현의 자유’를 상징하는 인물은 단연코 故 마광수 교수이다. 자유가 일천한 한국사회에서 기꺼이 순교자의 길을 걸었고, 그 결과도 드라마틱한 죽음이었다. ‘즐거운 사라’가 결코 즐겁지 않았고, ‘가자 장미여관으로’는 폭력이 난무하는 대학 캠퍼스에서 최루탄을 피해 가는 곳으로 비아냥들어야 했다. 연세대 국문학과 수업을 들었던 지인에게 들은 이야기. 마광수 교수는 중간고사 과제로 짧은 소설을 제출하라고 했다고... 어떤 학생이 변태성욕 주인공을 내세워 마광수 교수의 와이프를 상대로 온갖 변태 성애를 하고, 마광수 교수는 그것을 보고 즐기는 소설 내용을 썼다고.... 마광수 교수는 그 학생에게 당당히 A+를 주고 칭찬을 마다하지 않았다는... 그렇다. 그 시대에 마광수 교수는 너무 앞서 나갔다. 민주..

핑크플로이드, 로저워터스의 일갈(一喝)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였던가, 카세트테이프, LP판으로 듣던 'The Wall'을 보러가지 않겠느냐는 친구 제안에 기꺼이 대학로 음악 카페로 향했다. 87년 6월 항쟁의 여파가 거리에 곳곳에 남아있었고, 대학로에서 펼쳐지는 민중문화, 시위문화는 고등학생으로서 쭈빗쭈빗 어색하기만 할 때였다. 과감하게 대학생인 척 500cc맥주를 시키고, 핑크 플로이드의 The Wall을 감상했다. 문화적 충격, 쇼크는 지금도 잊혀 지지 않는다. Another Brick In The Wall, Pt. 2 영어 가사, 소시지가 되어 만들어져 나오는 학생들. 제도교육에 대한 전면적인 부정, 선생을 학교에서 몰아내고 학교를 불태우는 장면... 그 파격적인 음악을 시각으로 확인하는 순간. 내가 앞으로 보낼 20대가 어떠할지 ..

가면무도회,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관람 후기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가면무도회’ 작품 전시를 한다. 2022.07.31.(일)까지 한다고 해서 얼른 다녀왔다. 무료이다. 주차비만 2000원 내면된다. 그리고 2층 까페 음식이 맛있다. 다음은 주최측의 행사 소개 글이다. «가면무도회»는 COVID-19 대유행으로 마스크 착용이 별안간 일상이 되어버린 시대에 얼굴을 가리는 행위의 상징적 의미에 대한 현대미술작가들의 오랜 탐구 사례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생략.... 그리고 현대인의 일상에 깊숙이 들어온 가상세계 속 아바타나 롤플레잉 게임 등은 현대미술 동시대 작가들에게 가면의 의미와 해석에 대한 다양한 접근을 이끌어내고 있다. 전문 예술인 미술인이 아니더라도, 미술관에 가서 꼭 팜플렛 책자에 소개된 글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팜플렛에 적힌 설명글..

이탈리아 칸쪼네 Che Sarà

여러 가지 버전이 있는데, 혼성화음이 들어간 4인조 Ricchi e Poveri 로 부른 노래가 가장 좋다. 1971년 21회 산레모 가요제 준우승 곡이다. Ricchi e Poveri 리키 에 포베리, 그룹 이름이 부자와 빈자? 어쨌든 노래가 좋으니 케사라는 그렇게 될 것이야라는 뜻이다. 케사라 사라 하면 한국에서는 ‘될 대로 되라’라는 비관적 자포자기 뜻으로 이해하는데, ‘일어날 것은 일어날 것이야’, ‘괜찮아, 잘 될거야’ ‘어떻게 될까“ ”무엇이 될까“라는 의미에 더 가깝다한다. 원래는 영국 귀족 가문의 상징으로 주로 전쟁터에서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고 용기 있게 싸우고 명예를 지키라는 그런 의미였다도 한다. 그 이후 이미 '정해진 운명에 따라야지 뭐' 라는 의미로도 쓰였다고 . 가사 내용이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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