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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Monster, 2023 고레다 히로카즈 감독

켓세라세라 2023. 12. 28.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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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 영화 생활의 발견, Turning Gate 2002’에서 우리 사람 되기는 힘들어도, 괴물은 되지 말자라는 대사가 나온다. 그 시절 그래도 사람 되기를 희망하는 마음이 있었들 때라니, 그 시절이 그립다. 인지상정인가.

 괴물은 추상적인 개념이다. 인간을 괴롭히는 정령들, 귀신들, 악귀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반인반수, 드래곤, 도깨비, 구미호, 설인, 늑대인간등이 과거 고대 중세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최근에는 공포의 대상으로 외계인, 에얼리언, 프랑켄슈타인, 흡혈귀가 유행하다가 그 중에 좀비가 괴물의 강자로 떠올랐다. 영화나 드라마 상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출처 : 다음영화

서양에서 여전히 우주악당, 우주괴물과 대결해 지구를 지키느라 바쁜 어벤져스류나 원더우먼 스파이더맨 아쿠아맨 슈퍼맨은 어린이들의 영웅이다. 원래는 어떤 사연으로 그 지역에서 추방당한 기사가 자신의 원류를 찾아 부족의 안녕을 헤치는 괴물, 용으로부터 사람들을 구하는 서사가 바탕이다. 그리고 피의 배신. 흥미롭고 잔인한, 게르만 혹은 노르만의 춥고 어두운 영웅서사였다. 또는 미국드라마에서 흔히 나오는, 부쳐butcher, 도살업자들의 후예일 수 있는 연쇄 살인마, 사이코패스도 괴물의 한 뿌리를 이룬다.

조선의 대표적 괴물, 불가사리는 그래도 순하고 착하다. 쌀로 만들어졌으니까. 전쟁의 주 무기 재료인 쇠에 대한 집착, 난동을 피우다가 스님들의 주문으로 그냥 원래 크기대로 돌아온다. 조선민족에게는 이보다 악귀, 악령들이 더 큰 공포의 대상이었던 것 같다. 일본인들에게는 무쿠리 고쿠리 온다라는 이야기로 어린 아이들을 겁주는 문화가 있다. 고쿠리 무쿠리는 13세기 일본을 침략한 원과 고려 연합군의 잔인한 병사들을 괴물화시킨 명칭이다.

결국 괴물이란, 비존재인데, 그 존재가 비인간이어야 하는 당위의 결과의 결과이다. 최근에 사람의 마음을 괴롭히는 괴물의 마음을 가진 이들로 진화 발전하고 있다. 현상이 있으면, 원인을 탐구하고 솔루션을 내려는 것 또한 자연스런 과정이니까. 영화 괴물에서는 오해, 편견, 선입견, 고정관념을 괴물의 탄생 원인으로 보는 듯하다. 타당하다. 또한 영화에서 구체적인 괴물, 괴물화된 반사회적 성격장애 소시오패스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경계성이든, 반사회적이든, 자기애성이든 성격장애는 최근 자본주의가 낳은 대표적 괴물이다.

사람으로서 할 수 없는 것, 해서는 안 되는 것을 저지르는 존재는 사실, 현실에서 찾기 어렵다. 그러나 또한 찾으려면 쉽게 찾을 수 있기도 하다. 고레다 감독은 누구든지 괴물이 될 수 있으며, 특정 사회구조에 의해 상처받은 이들이 괴물이 되기 쉬운 존재일 수 있다고 이야기 하고 싶어 한다.

출처 : 다음영화

후안무치철면피임을 연기해야 하는 상황, 그것이 생활고를 피하려는 회피기동인지, 또는 내가 설정하지 않은 정상성, 정상가족을 지향해야 하는 고통의 표현인지, 한 사회가 얼마나 무시무시한 곳인지, 그 무서움과 공포는 이미 일상에 스며든 괴물은 있다.

이 무시무시한 지옥도의 사회에서 어린이들도 살려고 발버둥 친다. 학교폭력의 구조, 한국사회를 그대로 닮았다. 그리고 교권침해 구조도 그 반향의 일종이다. 어린이의 마음은 성장통의 불안, 그리고 복잡한 세상에 대한 온갖 오해와 편견, 고정관념으로 점철된 혼란의 세상을 그대로 닮았다. 어린이의 세계는 오해의 세계이다. 그래서 온갖 괴물과 그 괴물에 대항한 영웅을 마음껏 꿈꿀 수 있는 안정적인 환경이 필수적이다. 그러다 현실에 적응하면서 환상과 공상의 세상에서 현실의 세계로 내려온다. 환상과 현실의 세상 구분이 되지 않는 환경, 그러다 보니 많은 어른들, 성인은 어린이에서 좀처럼 성장하지 못한다.

출처 : 다음 영화

그마저도 마음껏 괴물과 놀지 못하게 한 그 전 어른들의 후과이다라고 생각해보면, 이편 저편을 나누고, 사회불행의 원인, 우리편과 적을 제대로 구분못하는, 또는 자기이익에 따라 자의적으로 이리저리 편가름을 시행하는 어린어른들. 결국 사리분별의 문제로 다시 돌아간다. 세상을 구원할 영웅은 못되어도, 세상에 어떤 악이나 위해를 가하지 않는 바보로 사는 것이 더 현명함을 깨달을 수 있다면, 이 영화 몇 번 다시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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