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청, 일본 동양삼국은 지금의 차이만큼이나 중세시대에도 상이한 정치구조를 보여준다. 정치 체제 면에서 중국은 천자의 나라라는 중화사상과 청나라의 철권통치가 결합해 근대에 가까이 올수록 안정된 체제를 유지한다. 일본은 오다 노부나가에 의한 정치적 통일과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의한 막부정치가 천황중심의 권력강화로 변화하면서 근대화에 성공한 케이스다. 중국과 일본 모두 왕권이 더 중요하냐, 신권이 더 중요하냐 라는 논쟁은 처음부터 존재할 수 없었다. 중국은 중국대로 일본은 일본대로 중앙집권화된 정치적 안정이 통치의 목적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반면 조선은 왕조 설립 시기부터 왕권과 신권의 미묘한 대립을 경험 할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조선왕조의 수립의 실질적인 세력은 지방에서 성장한 신진 사대부 세력이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