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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 113

선량하고 성실한 채무자의 멘탈

빚 탕감, 부채조정의 조건이 무르익어 간다. 사회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경제가 붕괴되기 직전이거나, 전쟁이 나면 빚은 깎아줄 수밖에 없다. 370년 전 하멜이 기록한 조선 사회, 빚에 대해 굉장히 엄격했다. 빚지면, 관에 가서 곤장을 쳐 맞거나, 그 친인척이 결국 빚을 갚거나 노비가 될 수밖에 없었다. 이와 반대로 신라 국가소멸의 위기에서 당나라 군대와 맞서 싸운 문무왕은 죄수를 사면하고, 백성들의 빚을 대거 탕감해 준다. 이를 바탕으로 지금 연천지역에서 이근행의 당나라 기병을 물리치면서 전쟁에 승기를 잡는다. 눈 먼 돈을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군림한 자의 표본들이 부쩍 늘어났다고 느낀 것은 4~5년 전이었다. 그리고 이에 대해 여기 저기 카르텔 딱지를 붙이고 다니는 게 최근의 유행이기는 하다. 보조..

한국사회 2023.07.05

카르텔에 대한 단상

단합, 단결, 협동을 통해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본능에 가깝다.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일부일처제 가족제도는 카르텔의 결과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 일탈, 실질적인 일부다처제가 목격된다. 일부다처제가 여성에게 꼭 불리한 것 만이 아니다. 더 능력있고 수입이 높을 뿐 만 아니라, 자식들에게 더 자상한 남성을 고를 자유만 있다면 안 그럴 리가 있겠는가. 실제로 불법화 되었더라도 음밀하게 첩으로서 생계를 이어가는 여성이 있다. 중국에서 번성한 얼나이가 그렇다. 그러면 일부일처제가 문명화된 사회에서 일반화된 것은 왜 일까. 이른바 카르텔, 공모 이론이다. XY들은 여성을 두고 벌이는 치열한 경쟁에서 여성의 이익을 제한하고자 서로 협력한 결과라는 것이다. 힘세고 강한 이들이 여성을 독차지 하게 되면 발생하는 집단..

한국사회 2023.07.03

신주단지, 공교육 정상화

사실, 대한민국 공교육은 한번 호되게 망했다. 변화하는 한국경제 체질에 맞지 않은 주입식 암기식 교육은 외면 받았고, 세계화와 더불어 빠르게 세상살이에 적용된 지식정보화에 뒤떨어진 것으로 평가 받았다. 이미 영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와 서태지와 아디들의 ‘교실이데아’는 그 조짐이었다. 물론 학생을 소시지로 만들고, 학교를 불태우는 핑크플로이드의 쇼킹한 뮤직비디오 The Wall이 그 영감을 이끌었지만 말이다. 한때 한국 교육에 도저히 희망을 발견하기 어려웠던 조기유학, 지금이야 기러기 아빠들의 비극으로 마무리 되었지만, 그 당시 상류층 학부모에 의해 유행했던 조기 유학 열풍, 대단했다. 어디 그뿐이랴 이름을 대면 아는 외고들, 무슨 사관고등 특목고 열풍, 외국명문대로의 진학등 그 당시 한국 공교..

한국사회 2023.06.28

쏠림과 취함, 절제와 중용

킬러 문항으로 촉발된 공교육과 사교육의 문제, 쉽게 풀지 못하는 문제라는 거 대충 다 안다. 뻥카, 구라들 치지들 마시라. 킬러문항 어쩌고 해 봐야, 지금의 입시경쟁 구조가 바뀌는 것도 아니고, 악화가 양화를 대체하지 않을까봐 걱정일 뿐이다. 어차피 해결 안 될 문제이다. 사교육비 문제도 엄밀히 생각해 보면, 잘 키우고자 하는 학부모의 열망이나,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앞서는 학생들이 유발한 것은 아니다. 그냥 남들이 하니까. 권하니까. 주변 사람들과 얘기 하다보니까. 발생하는 문제이다. 남 눈치보다가 돈이 많이 들어갈 뿐인 문제일 수도 있다. 결국 취향의 문제이다. 타인의 시선, 옆에 사람들과 맞춰 살고자 하는 마음이 강하기 때문에, 남들 만큼 뭘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인간적이라면 인간적인 그런 마음이 ..

한국사회 2023.06.27

사교육비 114만원, 48만원의 차이

한편에서는 인간의 본성에는 정의와 같은 공정성은 없다 라고 본다. 옳음에 대한 가치란 것은 경쟁과 생존 앞에 무력화 되지 않는냐는 것이다. ‘내게 이익이 되는 것이 정의다’라는 무가치함이 존중을 받는다. 옳은 가치를 지향하는 것은 애초에 우스운 짓거리로 보일 것이다. 이와 반대로 무질서 보다는 질서, 관리된 경쟁, 공정한 규칙과 나름 불평등한 결과에 대한 보정을 강조하는 견해들도 있다. 실질적인 기회균등을 옹호하면서 경쟁 결과 사회 내 무자비한 배제와 탈락 보다 협력과 존중을 강조한다. 이른바 선진국이라고 하는 국가들, 서구의 민주주의 국가들, 북유럽 국가에서 학교 교육외에 또 다른 학습을 시켜 입학시험을 준비하는 것은 대체로 반칙으로 본다. 원칙적으로 생각해 보면 ‘반칙’이 아닌가. 그런데 왜 우리는 ..

한국사회 2023.06.26

킬러 문항, 킬러 시스템

모든 게 이런 식이다. 이번에도 당했다. 역시 성동격서의 달인들이다. 어찌 보면 사소한, 중요하지 않는 이슈를 뻥 터뜨리고, 진짜로 중요한 문제를 감춘다. 그리고 자신의 입맛대로 정책을 이끌어 간다. 대통령이 나서니, 교육부 대입국장이 경질되고, 수능평가원장이 사임한다.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큰 명분을 앞세우고, 더 큰 킬러 제도인 자율형사립고, 외국어고, 국제고를 존치하기로 했다. 아 결국 이거였구나, 온갖 스피커들이 떠들어 대어 소용돌이나 회오리 바람을 일으켜 선수 감독 심판 응원단, 관객들의 눈을 돌린 다음, 게임 규칙을 자기 입맛대로 싹 바꿔 버리는 기법, 대단한 정치 스킬이다. 5~6년 전, 유명 유튜버 ‘영국남자’에서 영국인을 대상으로 한국 학생들이 보는 영어 수능 문제를 풀게 해서 답을 맞춘..

한국사회 2023.06.20

물수능과 불수능의 블루스

정권초는 물수능, 정권말기에는 불수능이라는 공식은 이미 성립해 있다. 이 공식을 다시 한번 확인 시켜 준다. 공정한 입시, 100년지 대계 운운하는 것 만큼 좀 지겹다. 어디서 꼬인 매듭을 풀어야 할지 난감하다는 말도 지겹고, 무엇이 공정한지에 대한 기준이 각각 다른 것은 각자가 처한 경쟁의 유불리, 이익이 걸린 문제라는 말도 구태의연하다. 안다고! 하여간 정교하게 표계산 해서 저렇게 하는 것 같지 않아서 더 한심해 보이기도 한다. 지금이야 영어 수능은 절대평가 되어서 그나마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과 테스트 하는 것이 비슷해졌고, 영어 사교육도 그저 그렇게 되어 버렸다. 역시 제도의 힘이다. 그리고 가르친 다음 평가하는 것은 교육에서 반드시 지켜야할 기본이다. 그러나 경쟁이 격화되어 있는 상태에서 가르치지..

한국사회 2023.06.19

의대 정원을 10만명으로 늘리자.

직업의 유행은 사실 그 어느 것으로도 메울 수 없는 사회적 수준의 차이, 해자를 반영하는 것이다. 이 해자는 사회의 변화가 있을 때 마다 얕아지기도 하고 더욱 깊어 지기도한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인구감소에 따른 사범대 교대 인기는 바닥을 치고 있다. 모든 사회적 유행은 지나가게 되어 고루한 것으로 남게 된다는 것은 놀라울 것도 없는 교훈이다. 그러나 모든 인기와 유행의 바탕이 되는 연료가 끊임없이 제공되는 한, 그 놈의 사회적 인기는 항상 불사조처럼 되살아난다. 영원한 ‘계급투쟁’이기도 하다. 그러니 직업의 유행의 문제에서는 어떤 비용이 들더라도 그들의 추종자들과 구분되기를 원해서 일종의 장애물 설치하려는 욕구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대한민국의 먹고사니즘의 끝판왕에 의대진학과 의사라는 직업이 자리 잡고 ..

한국사회 2023.05.30

현수야 미안해

반성문이다. 현수는 EBS 다큐멘터리 K–교육격차 시리즈에 나오는 가상의 초등학생이다. 이 아이는 무기력하다. 하루의 시작을 학교에 와서야 세수하고 옷 갈아 입고 그리고 수업시간에 그냥 멍하게 있거나 졸거나, 학습에 의욕이 거의 없는 아이를 현수라고 통칭한다. 현수는 신도시가 아닌 원도심 슬럼가, 분양아파트 보다 임대아파트에서 더 많이 존재한다. 서울 경기가 그렇다면, 지방중소도시와 농어촌 지역의 현수는? 대한민국 중산층, 천당 위에 분당이라는 도시에 나누어 진 두 초등학교. 126명이 다니는 임대아파트 지역에 위치한 오리 초등학교, 이 학교를 기피해서 거리가 먼 곳에 자발적으로 다니는 800명의 중산층 초등학교. 게토도 아니고, 향소부곡도 아닌데, 임대아파트 주민과 아이들은 실질적으로는 그렇게 취급받는..

한국사회 2023.05.11

캡틴 아메리카 방패는 이제 내려 놓아야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매표 부정행위와 관련한 송영길 전대표가 “탈당 후 검찰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친분 있던 같은 유명 586 정치인은 SNS에 글을 올린 글이 어리둥절하게 한다. "송영길 전 대표의 회견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중략,,, "동세대 정치인 중 가장 열심히 공부하는 송영길 전 대표의 학구열을 늘 주변에 칭찬하곤 했다"며 "저와 마찬가지로 아직 집이 없는 드문 동세대 정치인이다. 청빈까지 말하기는 거창하지만 물욕이 적은 사람임은 보증한다" 30대에 금뱃지를 달은 스타 운동권 출신이어서 동병상련을 느껴서 그런가, 자신의 오랜 정치 암흑기에 대한 소회가 반영된 것인가, 맥락을 한참 넘은 해석으로 받아들여진다. 또는 다른 민주당 정치인은 “송영길 전 대표의 기자회견을 보..

한국사회 2023.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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