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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 113

어느 젊은 정치인의 살찐 고양이 사냥

시장은 그 자체로 공정하다는 생각은 폭력이었다. 시장주의, 시장 만능주의도 근거는 있는 법. 더 값싸고 질 좋은 상품,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가 살아남고 돈을 많이 번다는 것은 상식 중의 상식인 법, 누가 이의를 제기하랴. 그러나 결국 시장의 힘은 독점을 향하게 되고, 카르텔이 판치는 부정과 불법의 세계를 낳기 마련이다. 영국의 부패한 부르죠아들에 환멸을 느낀 아덤스미스가 내린 처방이 수요 공급의 법칙이 결정하는 가격과 경쟁과 분업, 자유무역에 대한 신봉이었다. 이후 시장이 야기하는 독과점 기업의 횡포, 각종 외부효과, 그리고 공공재의 부족, 심각한 빈부격차, 환경파괴와 같은 문제에 정부의 적극적 시장개입의 논리가 설득력을 갖게 되었다. 그렇다면 시장, 경쟁을 통한 결과가 정의롭지도 공정하지도 않..

한국사회 2023.11.24

실언과 망언, 해학과 모욕 사이의 정치언어

“동물농장에도 보면 암컷들이 나와서 설치는 건 잘 없다”며 “암컷을 비하하는 말씀은 아니고, 설치는 암컷을 암컷이라고 부르는 것일 뿐” 이라는 어떤 정치인의 발언, “참담하다. 오만 정이 떨어진다. 인간이 되기 힘들다.” 젊은 여야 정치인들의 평가이다. 원래 정치란 것은 말과 글로 하는 것이기는 하다. 비판과 비난의 의도로 했다고 하더라도 듣는 이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 정치가 아니더라도 어떤 사람의 마음과 생각, 정신, 그 사람의 언어가 그 사람의 품격이다.. 그런데 일면의 진실을 담고 있는 언어는 실언이다. 프로이트에 의하면 실언(失言)이란 알건 모르건 간에 이전에 억압했던 어떤 생각을 말하거나 행동하는 것이다. 프로이드의 실수, (Freudian Slip 은연중에 속마음을 드러내는 실수..

한국사회 2023.11.22

우리는 ‘우리’가 아니다.

한국과 중남미 볼리비아 어디와, 한국에만 있다는 전세제도, 이 제도에 대해 외국인들은 놀랍다고 생각한다. 전세금에 대한 이자가 임대료로 갈음하기는 하지만, 계약기간 끝에 원금을 돌려 주고 계약 기간내에 거의 공짜로 집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다는 반응이다. 동시에 무엇을 믿고 거액의 원금을 돌려받을지 불확실한 것에 대해 무감각한 한국인들이 이상하다는 평가도 내린다. 전세제도는 철저하게 임대인과 임차인의 신뢰가 있지 않으면 성립하지 않는, 반대로 언제든지 임대인의 고의에 의해 자신의 재산을 날릴 수 있는 위험한 제도이다. 이른바 HUG가 갚아준 전세사기 보증금, 9263억중 82% 회수 못했다고 한다. 임대인인이 세입자에게 못 돌려준 보증금 9263억 중 미회수액이 7579억이다. 국민의 공동의 돈이..

한국사회 2023.11.04

남 탓 공화국

남 탓은 일상화이다.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방사능 폐물질 위협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과 오염수 방류 때문인지 또는 원자력 발전을 하고 서해에 무단 투기한 중국 때문인지, 핵실험을 한 북한 때문인지, 오펜하이머 이후 핵 실험을 한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때문인지, 어차피 객관적 수치는 중요하지 않다. 인간의 삶은 스트레스의 연속이다. 부처님의 삼단 논법, 모든 삶은 스트레스이다. 스트레스의 원인은 욕망이다. 그러므로 욕망을 제거하면 스트레스가 사라진다. 우리는 어느 정도는 부처님의 말씀을 실천하며 산다. 그런데 욕망 실현에 의한 행복이 더 크다는 생각이 항상 우리를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으로 몰아 넣는다. 한국인들은 거의 같은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아파트 집에 대한 집착, 서..

한국사회 2023.09.01

증오의 시간, 망조의 시간

조지 오웰의 소설『1984 』의 오세아니아 사회는 오전 11시에 시작되는 2분간의 ‘증오 시간’이 있다. 반란군 대표자가 증오의 대상이기도 하고, 경쟁국 유라시아 군대가 주로 증오대상이다. 실컷 욕하고, 분노를 표출하면 스트레스가 해소되면서 당원들의 진짜 불만을 잠재운다. 그런데 증오대상은 중요하지 않다. 분노를 표출할 수 있는 감정의 배출구의 기능, 그 자체가 목적이기 때문이다. 공포와 불안, 위기를 한 점으로 응축시켜 감정을 폭발하게 한다. 독일국민의 불안 심리를 유태인에게 집중 몰아세운 것 과 비슷하다. 그래서 악의 평범성 기제는 원래 잘 작동한다. 미움과 증오의 뿌리에는 구체적인 어떤 사람, 집단이 있고, 그들의 생각과 말, 행동이 자리 잡고 있어야 한다. 이른 바 적이나 적국, 자신과 이웃, 우..

한국사회 2023.08.13

왕후장상의 씨, 왕의 DNA

우월한 유전자 타령만큼 웃긴 것은 없다. 고려시대 최충헌의 노비 만적이 반란을 일으키면서 일갈한 “왕후장상의 씨는 따로 없다”라는 선언은 스파르타쿠스 만큼이나 강렬하다. 자연이 부과한 우월한 능력이나 자질, 재능이란 것도 어찌 보면 그 사회에서 인정해 주는 정도에 비례해서 인정해 온 것이 인류의 역사이다. 모든 국민이 좋아한다는 성공한 엔터테이너 유재석도 조선시대에 태어났으면 기껏해야 광대나 재인에 불과하다. 정복자들은 대체로 하늘의 아들, 신의 아들을 자처하거나 알렉산더처럼 자신을 신이라고 우기기도 한다. 주몽의 어머니는 강의 신 하백의 딸이고, 아버지는 황천이라고 선언한다. 징키스칸 가문은 황금뼈다구 씨족이다. 신라 왕족은 뼈다구가 성스럽거나 진짜 뼈다구임을 주장했다. 하여간 ‘나’는 혹은 ‘우리 친..

한국사회 2023.08.11

디스토피아 헬조선 체험, 잼버리 잼병

잼버리는 잔치, 축제라는 뜻이다. 그런데 400명 이상의 온열환자 속출, 국제망신에다 혐한축제, 극한의 생존서바이벌, 오징어 게임의 한판이 벌어졌다. 이탈자 속출과 함께 참가국이 공식적인 외교채널을 통한 우려와 항의에 현지 주둔군 (주한미군)까지 동원해 대응을 할 정도란다. 애시 당초 민간행사에 왜 그리 국가 세금을 쓰느냐는 볼멘 목소리를 낼 법도 하다만, 예산도 농지 조성- 땅 간척- 도로 공사 등에 주로 쓰였다는 변명도 들려온다. 민간행사지만 세계화 시대 국제적 협력과 교류가 활성화된 NGO 활동을 고려하면 국가 차원에서 준비하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리라. 각국의 대사관, 영사관에서 자국 국민, 청소년 어린이들의 안전을 우선하는 활동과 묘하게 대조된다. 또는 전라북도라는 소외된 지역의 지역 균형 발..

한국사회 2023.08.05

교권, 금쪽이, 돈키호테

억울함은 한(恨)으로 연결된다. 억울할 일이 많은 역사였고, 세상이었다. 신병 훈련소 동기가 부모 빽으로 그 편한 꿀 보직 테니스병으로 빠질 때, 억울했다. 학교 선생님이 촌지를 받고서야 원하는 대학 원서에 싸인 해줄 때도 그랬다. 유난히도 지배계층들의 갑질에 시달려여서인가, 또는 갑질한 조상들의 후예라서 그런가, 자존감, 어떤 특별한 대우를 바라는 것, 우월감 행사, 열등감 회피 전쟁이다. 누가 갑질인지, 을질인지, 그 경계도 명확하지 않다. 학생과 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는 모욕과 명예훼손이 주를 이른다. 그 외에도 상해 폭행, 부당간섭, 협박, 성희롱 까지 다양한 권리 침해가 교실에서 발생하고 있다. 극단적 선택을 해 숨진 채 발견된 신규 초등교사, 하여간 학급 학생들의 다툼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학..

한국사회 2023.07.21

할 말을 잃게 하는 후쿠시마 오염수

후쿠시마 오염처리수에 대해 어떤 과학자들은 장기 안전에 대한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우려를 표명한다. 특히 오염수 방출로 인해 방사성 수소 동위원소인 삼중수소가 해양 생태계와 먹이 사슬에 점진적으로 축적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에 라파엘 그로시 IAEA 총장은 "우리는 과학의 이점을 가지고 있다.", “물 샘플에 특정 방사성 핵종이 있든 없든… 측정 가능한 것이다. 우리에게는 프로세스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한 과학과 실험실이 있다.”라고 한다. 10년 전에도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를 놓고 방사능과 식품안전에 대한 불안과 위험이 논의 되었었다. 물론 당연히 천일염 소금 사재기도 그 당시 있었다. 김명자라는 한국의 여성과학자이며 환경부 장관이었던 분은 ‘과학적 해석’과 ‘일반적 인지(認知)’ 간의 차..

한국사회 2023.07.10

세 가지 터널 효과

터널 안 차선은 두 개이지만 일방통행이다. 한꺼번에 차가 몰려 정체가 심한 상황에서 한 차선의 차들이 움직이면 그 옆 차선의 운전자는 이제 자신의 차선도 곧 풀릴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서 자기 차선은 거의 그대로 거북이 움직임을 보이고, 옆 차선은 쑥쑥 앞으로 나아간다. 그러면 짜증과 불만은 교통경찰로 향하기 마련이다. 교통경찰의 통제를 우습게 생각해 많은 운전자들이 법규 위반을 하게 되면 터널 안은 더욱 혼잡해지고, 정체는 더욱 심해진다. 분배를 무시한 채 성장만 계속 추구하면 결국 효율성이 떨어져 성장에 저해가 됨을 비유 한 이른바 ‘허쉬만의 터널효과’이다. 경제성장 초기에 국민들은 성장에 필이 꽂힌다. 어느 정도 불평등도 감수한다. 그러나 기대했던 분배는 없다. 시간이 지나 성장에 따..

한국사회 2023.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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