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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정신 73

인빅투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중꺾마, 원래는 리그오브레전드 게임 대회에서 쓰인 말이라고 한다. 능동형이 아니라 수동형으로 느껴져서 그런지 국립국어원에 일본어식 표현 아니냐는 질문도 올라왔다. 답변은 일본어식 표현이라고 볼 근거가 없다 이다. 역시 한국인은 수동, 피동보다, 적극적인 능동적인 기운을 선호하는가 보다. 라틴어 인빅투스 'Invictus'는 ‘꺽이지 않는, 굴복하지 않는’이란 뜻이다. 윌리엄 어니스트 헨리의 시이다. 나는 내 운명의 주인, 나는 내 영혼의 선장이란 싯구로 유명하다. 그냥 인빅투스라는 시, 그 원문을 소리 내서 읽어 보면, 어느덧 비장한 운명에 맞서다가, 그 마지막 시구 ‘I am the master of my fate, I am the captain of my soul’이 마치 주문처럼, 입에 착착 붙고,..

인문정신 2022.12.09

존심과 잔심, 살뜰한 마음 챙김

이사를 하면서 검도장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를 이별의 시간, 물론 다시 돌아올 수도 있다. 그간 짧은 1~2년의 인연이었더라도, 대충 내가 정리해도 될 것을 지도하신 전 관장님이 각종 내 개인 호구를 알뜰하게 싸 주신다. 그 마음을 그 당시는 좀 부담스러워 했던 것 같다. 이제 어느 정도 수련을 하다 보니, 아 그 마음이 잔심이구나 하는 생각이 이제서야 든다. 회자정리, 어찌 살벌하고 잔인한 전쟁터에서 생존하기 위한 방심하지 않는 마음이 존심이나 잔심이겠는가 이른바 검도 대련에서 존심은 타격 후의 자세와 마음을 뜻한다. 의외로 검도는 쉽다. 존심을 취하지 않은, 중단 자세가 흐트러져 있는 상대는 그냥 들어가 치면 된다. 과감히 몸을 던지지 못하는 상대는 미리 준비할 필요가 없다. 의..

인문정신 2022.12.02

좀 봐죠. 봐죠

예전에 도올 김용옥 선생이 TV특강에서 공자의 인 仁을 간단명료하게 설명하였다. 한마디로 인 仁은 ‘좀 봐죠’라는 것이다. 무엇을 너그럽게 봐준다는 것인가. 무엇을 너그럽게 봐주지 않는 다는 것인가. 또 한편에서는 나만 봐죠, 우리만 봐죠라며 집단으로 떼를 지어 청원하기도 하고, 그리고 또 권력과 행정 기관은 대체로 잘 안 봐준다. 또는 집단끼리 편 먹고 서로 귀머거리가 된 듯이 상대방 약점과 허점을 공격하는 갈등 유발자들이 판을 친다. 안봐주는 전문 직업인의 등장, 정치인과 언론인들이다. 누가 누가 서로를 더 잘 안 봐주나, 실시간으로 TV와 인터넷 유튜브 매체는 생중계 해댄다. 왜 공자를 따르는 유가에서는 법치보다 잘못하면 인치가 될 수 있는 덕치를 일관되게 주장하는 것일까. 팍팍하고 엄격한 법 집행..

인문정신 2022.11.24

돈키호테를 위한 변명, 낙관과 긍정을 넘어

자기 긍정의 대명사, 근거 없는 낙관주의자, 비현실주의자. 기행, 광인, 미치광이 돈키호테는 적들을 물리쳐 자신의 영웅적 면모를 뽐내고, 승리의 대가로서 적들의 전리품을 취해 부자가 되고자 한다. 돈키호테는 자신의 운명이 자신을 성공으로 이끌어 줄 것이라는 믿음 하에 주변의 상황을 확인하지 않고 맹목적으로 자신의 신념을 현실화시키려 한다. 이러한 운명에 대한 무비판적인 신뢰는 근거 없는 낙관을 불러일으키고 돈키호테는 상대, 즉 그가 적이라고 인식하는 것, 풍차이지만 거인으로 착각해 않고 무작정 달려든다. 사랑하는 여인은 시골부인이 아니라 둘시네아 공주이어야 한다. 따라다니는 시종 산초, 자신의 상황과 결정에 대한 사회적 피드백을 해주지만 간단히 객관적 사실에 대한 설명과 만류를 무시한다. 그 결과, 모두..

인문정신 2022.11.21

효와 효자에서 우정과 친구의 관계로

‘효자 상품’, ‘효자 종목’, 효자라는 단어는 크게 도움이 된다는 의미로 쓰인다. 반면에 세상에 큰 도움과 기여를 하지 못하고 사는 불효자는 울 뿐이다. 그런데 효란 가치를 어찌 쏠쏠히 유용하게 도움이 되니 마니로 판단할 문제인가. 어쨌든 효에 대한 생각은 과거와 많이 다르다. 과거에는 효도 실천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부모를 공경하고 섬기는 것이 필수였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것이다. 새로운 시대에 맞추어 효도 사상의 근본적인 의미 수정이 필요하다는 데 다수가 동의한다. 사회적 변동 요인 중 하나는 평균 수명의 증가로 인한 부모 공양의 부담 증가이다. 현대 의학의 발전으로 인한 수명 증가는 자식들의 부모 공양에 대한 경제적 부담과 심리적 부담을 강화하였다. 재산이 많거나 소득이 많은 가정의 구성원들은 대..

인문정신 2022.11.18

세월의 미덕, 늙음의 지혜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로 대중의 뭇매를 맞은 교수가 있었다. ‘아프면 환자지, 왜 청춘이야’, ‘아프리카 청춘’이냐고 비아냥을 들었다. 어디 청춘 뿐이랴, 인생에 고생과 고통을 이고 지고 가는 이들에게, “ 나 때는 더 힘들었지, 네가 힘든 건 약과야, 그 정도로 나약해서는 안되‘ 라떼 타령은 늙은 꼰대들의 철지난 합창일 뿐이다. 인간은 누구나 늙는다. 태어나서 세월이 흘러가는 것, 시간이 지나 늙음이 다가 오고 죽음을 맞이하는 것은 자연의 이치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청소년기나 청년기에는 시간이 흘러감을 아쉬워하지 않고 반긴다. 시간이 지날수록 새로움이 계속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서 그럴 것이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감 즉 시간이 가는 것을 아쉬워 하는 것은 중년기 이후에는 자연스러운 반응이기도..

인문정신 2022.11.17

저수지의 개들과 저수지와 개들

저수지의 개들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데뷔 영화이다. 홍콩 르누아르의 헐리우드 식 저예산 영화. 저수지는 담을 수 있는 그릇을 뜻하고, 개는 범죄자를 뜻한다. 대장동 근처에 낙생 저수지가 있는데, 공교롭게도 ‘대장동 수익금을 저수지에 담가 놓고, 이재명 선거 때 꺼내 쓰자’는 범죄 진술이 보도 되었다. 또, 천하동인 화천대유, 알쏭달쏭한 주역의 용어를 좋아하는 대순진리회가 다시 등장한다. 지난 대선 때, 후보자 토론에서 대장동 논란에 대해 자신감 차 있던 윤석열 현 대통령에 비해, 왠지 쭈빗 쭈빗하며 당당하지 못한 태도와 표정을 보인 이재명 후보를 보면서, 아 승패는 이 것으로 결정 나겠구나라고 생각 했었다. 뭐가 있나보다. 이건 음모론인가. 천하동인 1호 실소유주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사건의 실체가 ..

인문정신 2022.11.12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는 아니다

자신의 어깨에 놓인 운명적인 고난과 고통, 이미 짜여 진 자신의 운명을 안 다음, 맞서 싸워서 극복할 것인가, 모든 걸 내려놓고 운명에 백기 투항할 것인가. 우리 앞에 놓여 진 현실은 금수저, 흙수저의 출생계급, 기후변화 태풍과 지진, 코로나19와 전염병, 유전병, 자유를 제한하는 독재체제, 갚아야할 이자 부채, 남북 분단과 대결, 세계 강대국에 둘러쌓인 한반도, 모두 우리를 자유롭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강한 구조와 힘으로 짜여 진 이 세상에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그러나 자유의지, 자신의 운명을 뛰어넘으려는 노력도 강한 힘으로 작동하는 것도 현실이다. 자유롭지 못한 현실에서 만족하고 사는 삶, 경제적 자유가 없는 삶이 대부분이더라도, 독재와 폭정에 저항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인문정신 2022.11.07

나와 우리의 운명을 안다는 것은

우연히 맞닥뜨리게 되는 것을 운명이라고 한다. 운은 우연이고, 명은 알 수 없는 이치와 원리에 의해 결정되는 피할 수 없는 결과를 의미한다. 한 개인의 탄생은 우연이고, 죽는 것은 명이다. 살고 죽는 것이 운이고 명이기 때문에 운명은 숙명이 된다. 동양의 프로메테우스라 불리우는 순자는 다음과 같이 논한다. 화난이 닥친 뒤에야 근신하려 하는 것은 소용없는 일이다. 스스로를 잘 아는 사람은 남을 원망하지 않고, 운명을 아는 사람은 하늘을 원망하지 않는다. 남을 원망하는 사람은 궁지에 몰리는 자이고, 하늘을 원망하는 사람은 무지한 자이다. 자기가 실패했으면서도 남을 탓하는 것이 어찌 바보 같은 일이 아니겠는가? 자기 자신과 사회, 국가의 경로 패턴을 인식하고 조심하는 것이 현명하다. 지금까지 온 길이 있으면,..

인문정신 2022.11.06

검도 목찌름의 교훈

며칠 전에 검도를 상당히 잘하는 고등학생과 대련을 했다. 전광석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빨라서 당혹스러웠다. 그래서 유명 검도 유튜버에 댓글로 칼이 빠른 젊은이들을 상대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물어 보았다. 그러자 나온 충고 해법 중 하나가 칼을 중단세로 아고(목보호대)를 겨누면서 기회를 보라는 것이었다. 호기심 발동, 한번 시험 해봤다. 중단세를 취하고 가만히 있어 보았다. 상대방 젊은 청년이 뛰어들어 머리치기를 시도하다가 목 보호대와 호면(투구)사이에 내 죽도가 끼였다. 그러자 당황해 하면서, 목 찔림은 해서는 안 되는 거 아니냐고 어필하길 래, 아닌데? 검도에서 다들 이렇게 하던데 하면서, 관장님께 이 상황에 대해 물어보았다. 관장님 왈, 검도의 격자, 득점 부위는 머리, 손목, 허리, 목 이므로..

인문정신 2022.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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