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정신

검도 목찌름의 교훈

켓세라세라 2022. 10. 2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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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검도를 상당히 잘하는 고등학생과 대련을 했다. 전광석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빨라서 당혹스러웠다. 그래서 유명 검도 유튜버에 댓글로 칼이 빠른 젊은이들을 상대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물어 보았다. 그러자 나온 충고 해법 중 하나가 칼을 중단세로 아고(목보호대)를 겨누면서 기회를 보라는 것이었다. 호기심 발동, 한번 시험 해봤다.

 

 

중단세를 취하고 가만히 있어 보았다. 상대방 젊은 청년이 뛰어들어 머리치기를 시도하다가 목 보호대와 호면(투구)사이에 내 죽도가 끼였다. 그러자 당황해 하면서, 목 찔림은 해서는 안 되는 거 아니냐고 어필하길 래, 아닌데? 검도에서 다들 이렇게 하던데 하면서, 관장님께 이 상황에 대해 물어보았다.

관장님 왈, 검도의 격자, 득점 부위는 머리, 손목, 허리, 목 이므로 상관없다. 강한 중단세로 상대방이 움직임을 보일 때 가만히 있으면서 상대방 움직임에 의해 목찌름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대련시 몸과 칼이 서로 격렬하게 부딪칠 때 우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목의 경우 위험하기 때문에 수련이 오래된 사람들이 신중하게 행해야 할뿐더러, 훈련이 덜 된 사람들은 상대방의 움직임에 같이 호응하는 동작을 보여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요지는 이렇다.

 

헛칼이 난무하는 정도의 실력에서 왠 중단세 목찌름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런 자세를 연습하기까지에는 사연이 있다. 지금까지 검도를 하면서 목찌름을 세 네 번 당해 본 것 같다. 최근 만 해도 머리가 핑 돌 정도였는 데, 사람과 사람, 그리고 죽도가 교차하는 순간 대련시,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일로 생각 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중단세를 쥐고 가만히 뛰어드는 상대방의 목을 겨누고 있었던 분들은 모두다 나이가 많은 이들이었다. 평소에 나이 많은 노련한, 검력이 오래된 분들과 시합할 때, 가만히 목을 겨누는 자세에 불만을 표하는 젊은 관원의 목소리도 들은 터이다.

아하 그렇구나. 목찌름 위협 자세는 어찌 보면 꼼수이다. 자신의 약점을 중단세라는 성을 쌓고 가만히 상대방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며 기세를 죽이는, 나이 많은 이들의 현명한 검도 방법일 수 있다. 여기에 호응하지 않는 검도라고 생각하는 젊은이들은 불만을 갖기 마련이고, 이를 어찌해야 하나.

 

 

꼼수인가 지혜인가.

늙어가는 처지에 일단 나이든 지혜로 보고는 싶다. 젊은이들은 꼼수에 대항해 검도실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 계기로 삼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강한 중단세에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하는 것이 올바른 검도인지, 이것 저 것 시도를 해보면서 연구, 궁리 해법을 찾는 것이 나름대로 교학상장의 길이다.

사회생활에서도 비슷한 일들이 이 같은 일들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의 똑똑함 스피드와 열정에 나름 방어책을 치고, 이것이 심하면 교활함과 노회함으로 젊은이들의 실수를 유발하게 해서 자신의 지위를 방어해 나가려고 한다. 팀의 성과를 자기가 혼자 해냈다고 우기는 직장상사, 가르쳐주지 않고 잘못하면 혼내는 선배, 교수와 대학원생, 선배라고하는 이들, 직장과 작업장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시기와 질투, 사다리 걷어 차기, 끄집어 내리기, 흔히들 벌어지는 일들이다. 거인의 어깨는 무슨 개뿔. 어깨는 커녕 손도 안잡아 주고, 나가떨어지기를 바라는 쫌생이 인생들이 널려 있다. 이 늙은이들의 질투는 사회생활을 막 시작하거나 한창 할 나이 때의 청년들에게는 허들이다. 마음의 중심을 바로잡고, 고쳐가거나, 비켜가거나, 뛰어 넘어야 할 방법을 찾아야지 별 수 있는가. 그렇게 또 세월은 흘러가기 마련이고, 세대는 교체된다. 아무쪼록 젊은이들이여! 머리와 열정과 체력이 안 되는 나이 많은 이들의 야료행위 꼼수를 만나면,

 

 

쫄아서 헛칼 쓰지 말고, 담대히 극복할 수 있는 실력과 기량을 충분히 더 쌓던가, 더 간교한 지혜를 발휘하던가, 피하던가 하기를...

국민연금 의료보험 재정 고갈은 후대에게 정말 미안한 허들이다. 이 미안함만큼 야료 부리지 않는 어른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앞으로도 목찌름 자세를 안 취할 꺼냐고?

상대에 따라...상황봐서... 지나치게 기세가 지나쳐 오만과 자만의 태도를 보이는, 자신의 힘과 스피드에 교만한 상대를 만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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