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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정신 73

사노라면과 단신정가 单身情歌

저출생, 고령화의 사회적 비용은 늘어나는 의료보험, 연금부담만이 아니다. 고령 운전자의 운전 부주의 사고와 같은 것 만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다. 한 사람의 인생도 성쇠를 겪듯이 사회도 같이 경험하게 된다. 활기, 활력은 젊음의 상징이다. 사회도 그런 것 같다. 전체 인구가 늙을수록 활기가 사라진다. 인구가 늘어나는 시기에 내부에서 부글부글 끓어올라도, 사람들은 여유가 있고 다른 사람들에 대해 그러려니들 한다. 그렇다. 인구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1980년대 90년대는 낭만 경제였다. IMF경제 위기를 겪고서도 금방 경제가 회복하는 것을 보면 탄력회복성의 바탕은 인구였다. 청년은 장 노년을 존중하고, 장 노년은 청년의 꿈을 고취시키고 장려한다. 꿈을 좀 다른 방향으로 꾸어도 괜 찮았다. 민주주의, 노동해방..

인문정신 2023.07.15

이 어둠의 슬픔

사회와 국가가 정립한 제도가 합리적일 것이라는 생각, 우리의 사회계약은 공정할 것이고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보장할 것이라는 착각은 순진한 마음에서 비롯한다. 또는 그 제도를 바꿈으로서 인간성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 사회정의 추구, 진보의 꿈이다. 계몽주의, enlightment는 빛을 비추다라는 뜻이다. 이성의 빛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근대란 시대는 이성을 바탕으로 진보하는 것을 의미하는 시대이고, 비판적인 사고로 이성과 사실을 신뢰하고 과학기술을 통해서 인간 삶의 조건을 개선할 수 있다는 믿음의 시대다. 결국 계몽은 착각이었던가. 적어도 대한민국에서는 불가능하다. 합리성이란 결국 더 빠르게, 더 편리하게, 더 많이, 더 멀리를 추구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 원래부터 정의란 것은 상대적인 것이니까. 우..

인문정신 2023.06.16

망친 후크선장과 망한 피터팬

망치다, 망하다. 어감상으로 차이가 있는 듯하면서도 단어 쓰임은 그렇게 다르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시험은 망치는 것이지, 잘 못 보았다고 망한 것은 아니다. 여러 번의 평가 과정이 남아있는 경우에 그렇다. 망친 것은 과거형 내지 현재형이나 망한 것은 현재완료형이자 미래완료형이다. 특정 작물 농사가 망칠 수는 있지만, 올한해 농사가 모두 망한 것은 아니다. 또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 것이고, 망친다음 다음 기회는 또 얼마든지 열려 있기 때문이다. 이금희 아나운서는 유퀴즈 온 더 블록 TV프로그램에서 자신의 강연 상담활동을 이야기로 들려주면서 ‘요즘 학생들은 시험을 잘 못 본 후, 시험을 망쳤다라고 하지 않고, 난 망했다라고 표현한다’라고 하면서 비관론이 우세한 세태의 변화를 우려한다. 한국경제는 망친..

인문정신 2023.05.25

전세사기와 프로메테우스 형제

신 기 없는 예지란 것이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예측 가능한 영역 내에서 세상은 움직이니까. 우크라이나 전쟁을 예상치 못했다고 호들갑을 떨지만, 사무엘 헌팅턴이란 학자가 보기에 2개의 상이한 문화를 가진 문명의 단층선에 위치한 우크라이나는 이미 1997년에도 전쟁이 벌어져도 이상한 국가가 아니었다. 그것이 내전이든, 러시아의 개입이든... 프로메테우스 이름의 뜻은 '먼저 아는 사람, 또는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란 뜻이다. 먼저 알고 먼저 아는 사람은 기존의 질서에 만족할 수 없다. 독수리에 간을 쪼아 먹히는 형벌을 받는 프로메테우스, 인간을 위해 불을 훔쳐 신을 배신했기 때문이다. 또한 제우스의 권력을 위협하는 제우스 자식이 누가 될지를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더 많이 안다고 특별한 이익이 ..

인문정신 2023.04.28

원혼을 신원伸寃으로

우울한 뉴스들의 연속이다. 원통한 넋들이 한국 사회를 맴돈다. 전세 사기를 당한 이들, 그 경제적 고통과 더불어 수치심과 부끄러움, 그 망설였던 그 순간에서 실행했던 그 마음들, 어찌 원통한 영혼 冤魂이 되지 않을 것인가. 그리고 청소년들의 극단적인 선택들, 어떤 구체적인 이유가 있어서 그리 독한 마음을 먹게 하였는가, 또는 어떤 요인에 의해 고통과 분노로 자신에 대한 공격성을 키우게 된 것일까. 심리학자나 사회학자의 설명을 곁들이지 않더라도 자신, 자기의 신체 생명을 배반 배신하는 것은 쉽지 않고 자연스럽지도 않다. 처음에는 내면의 고통 원인 제공자 내지 방조자, 사회에 대한 비난과 규탄으로 그리고 파멸에 대한 복수를 떠올렸을 것이다. 그 다음 모든 시도가 여의치 않을 때, 자기비난 자기 비하로 연결되..

인문정신 2023.04.18

홍길동의 꿈, 호민(豪民)의 세상

아재 개그 하나. ‘아버지를 아버지로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으로 부르지 못해서 원통합니다.’ 그러자 홍판서 왈 그래 지금부터 呼父呼兄을 許하노라. 그러자 길동은 다시 ‘아버지를 아버지로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으로 부르지 못함이 원통합니다. 라고 한다. 그래 호부호형을 허한다. 길동이 또 ’아버지를 아버지로.... 홍판서 왈 ‘호부호형을 허한다고. 이눔아!’조선의 천재 허균이 살아서 지금 시대를 산다면 뭐 이렇게 세상이 안 바꼈어라고 느낄만하다. 이른바 사헌부 사간원 홍문관의 세상이다. 사헌부 수장인 대사헌이 왕이 되었으니. 달라진 것이 있다면 형식적인 적서차별이나, 신분차별이 없어졌을 뿐, 실질적인 사람들 백성 民에 대한 차별과 民간의 차별은 여전하다고 느낄 것이다. 민주주의? 항민 원민 호민이 주인이..

인문정신 2023.03.29

검도, 못하면 맞는다는 교훈

주변에 자신의 힘을 과시하는 이들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독일제 자동차, 사는 집으로 명품가방과 명품 시계로, 학벌로 재산으로 권력으로 이른바 4P 권력 power, 재산 property, 위신 prestige, 쾌락 pleasure을 갖는 것이 삶의 목표였고 이를 성취했다고 자랑하고 싶다. 그들은 다른 모자란 이들이 그들의 단계에 이르지 못하는 것을 경멸한다. 그 잘난 분위기를 풍기는 것으로 뻣뻣하다. 쭈볏쭈볏하며 자신감 없는 이들과 대조되는 자신만만한 태도는 오만함과 그렇게 구별되지 않는다. 타인을 괴롭히는 이들의 마음 상태는 어떠한가. 학교폭력이든 직장폭력이든 가정폭력이든, 그들은 생각보다 강하지 않다. 타인에게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는 존중을 강요하거나 우월적 지위를 확인하고자 하는 것은 자신이..

인문정신 2023.03.19

인공지능, 시간차와 불일치

인공지능과 로봇, 인간의 차이는 무엇일까. 도대체 생각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생각이 논리적인 연산이라면 인공지능도 생각하는 것이고, 사람은 연산능력 면에서 인공지능과 컴퓨터를 따라갈 수 없다. 정확한 인과관계의 파악보다 상관관계가 중요한 영역에서 AI는 일단 뛰어나다. 즉, 전통적인 과학의 연구모델이 찾고자 하는 것은 인과관계인데,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연구에 대한 배경지식이 필요하고 이런 저런 가설을 세워서 검증해봐야 한다. 이와 다르게 배경지식이나 가설 없이도 통계 알고리즘으로 분석된 데이터의 상관관계는 기존 과학이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패턴들을 우리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다. 반면 의미와 목적, 가치와 관련된 특히나 사회적인 관계에 있어서 컴퓨터 기반 데이터분석은 취약하다. 상관관계..

인문정신 2023.02.17

R2-D2와 C-3PO의 세계

제레드 다이아몬드가 만난 원주민은 왜 우리는 이렇게 원시적으로 살 수밖에 없고, 당신들은 최첨단 기술을 누리고 살고 있는가라고 질문한다. 지능 그 자체로 보면 문명인 보다 수렵채집인이 우수하단다. 제레드 다이아몬드에 의하면 서구 문명과 비서구문명을 나누는 기준은 총 균 쇠이고, 수렵채집 원주민들에게는 이것이 없었다고 설명한다.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균이야 어쩔 수 없다고 처도, 총과 쇠가 서구문명 근대 문명의 기초라고 보기는 어렵다. 총과 쇠가 지배하는 세상, 이미 구대륙, 특히 유라시아 대륙, 인도 대륙에서는 총과 쇠를 사용한 광범위한 영토국가들이 존재했었다. 서구사회와 비서구사회의 결정적인 갈림길은 근세, 그 이후의 시간에서 벌어졌다. 정치적인 프랑스혁명과 경제적인 산업혁명, 그리고 과학혁명이야 ..

인문정신 2023.02.13

차치리와 플라톤 그리고 알고리즘

신영복 선생의 에 나오는 차치리의 우화, 한비자(韓非子) 에 나오는 차치리(且置履)라는 사람의 이야기다. 정나라 차치리라는 사람이 어느날 신발을 사러 장에 가기 위해 자신의 발 크기를 본으로 떴다. 종이 위에 발을 올려놓고 발의 모양을 그린 것이 탁度)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가 정작 장에 갈 때 그만 탁度)을 집에 놓고 갔다. 먼 길을 돌아 집에 가서 탁을 가지고 장에 다시 왔을 때, 장은 파하고 말았다. 그 이야기를 듣고 어느 사람이 말하기를 “탁을 가지러 집에 갈 필요가 어디 있소? 당신의 발로 직접 신어보면 될 것인데.” 그러자 차치리가 말하기를 “아무려면 발이 탁度)만큼 정확할까요?” - 韓非子, 外儲說左上 신영복 선생은 관념(탁)보다 더 소중한 실재(발)이 더 소중하다는 교훈을 주기 위해서 한비..

인문정신 2023.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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