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마틴 스콜세지 감독 영화 '사일런스'

켓세라세라 2022. 6. 12.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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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아카데미상을 받을 때, 언급한 거장 마틴 스콜세지 감독 영화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리암 니슨이 출연한다. 비슷한 영화 제목으로 ‘더 사일런스’, 사일런트‘, ’사일런싱‘등이 있으니 주의!

 

출처 : 다음영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원작, 책이 있고 다시 이를 영화로 옮겼다. 17세기, 임진왜란 전후 쯤일까, 포르투칼 출신 2명의 선교사는 일본에서 실종된 선배 신부(리암 니슨)를 찾으러 떠난다. (사실 영화 앞부분 1시간은 좀 지루하다 싶은데, 성격 급하신 분들은 앞부분을 패스하고 보셔도 될 것 같다)

 

종교의 권력화로 인한 역사의 진행, 우리는 유럽의 종교전쟁과 서구문명의 전 지구적 팽창을 경험하면서 현재의 세계 질서를 만들었음을 안다. 일본 사회에서 탄압받는 천주교, 키리스탄과 그들의 위험, 위기 그리고 정치적 사회적 박해를 피해 다니는 고난...순교

 

주제는 상당히 무겁다, 묵직하다. 정신에 울리는 어지러움을 간결하게 시각화해서 표현해 냈다. 이야기의 힘과 영화라는 매체의 힘이다.

 

“이 세상의 소음은 침묵으로 이루어져 있다.”  - 시어도어 젤딘 인간의 은밀한 역사24P ,

 

어느 면에서도 인간은 무력한 존재이다. 세계를 정복하고자 한 알렉산더나 칭기스칸, 나폴레옹, 시이저, 진시황도 결국 죽음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이다. 바라는 모든 것들을 현실에서 결코 이루어 낼 수 없다는 것은 고통이다. 즉, 인간은 자신의 욕구와 주어진 숙명 사이의 갈등과 모순 속에서 살아간다.

 

이 주어진 숙명의 갈등과 모순에 대한 조정, 타협의 결과가 바로 ‘종교’이다.

 

하여간 영화는 사람을 다양하게 고통을 주고 죽이는 일본 중세의 잔혹한 사무라이 통치와  일본 민중의 처참한 삶을 영화는 리얼하게 잘 묘사한다

 

“그럼 죽는게 낫잖아요? 여기보다 훨씬 나은데... 배고픔도, 고통도, 세금도, 노동도 없는...”

순교를 두려워하지 않는 일본 백성의 영화 속 대사이다.

 

죽음, 질병, 가난, 재해, 강압, 전쟁, 착취, 굴욕, 생이별 등은 우리의 실존을 특징짓는다. 우리는 원래 병들어 죽는 데, 거기다 더해 권력은 강제로 병들게 하거나 죽게 하는 일들은 우리에게서 생명, 즐거움, 평화와 안식, 행복, 어린아이의 웃음을 빼앗아 간다.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인가. 삶의 실존을 고통으로 만든 것은 신인가? 아니면 인간 자신인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따라서 모든 고통은 사회적이다. 동어반복이다. 사회적 고통은 어쩌면 우리가 알 수 없거나, 불가피한 자연재해가 아니라 외면하거나 침묵하는 사회현상인지도 모른다.

 

개인 신념과 사회적-집단신념의 관계. 오묘하고 복잡하다. 한 개인의 자아는 자신의 신념이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외부 사회의 신념을 수용, 프로토콜화 한다. 이른바 사회화과정이다. 그렇다면 종교도 다양한 문화나 전통 중 일부분이고, 일종의 외부 프로토콜 네트워크에 불과하다. TCP/IP를 확장하려는 세력도 있고, 필사적으로 접속을 막으려는 자들도 있다. 이른바  문화충돌과 갈등이다.

 

그 외부 프로토콜 네트워크는 개인의 실존 질문에 답을 원래 하지 않겠끔 되어있다. 침묵이다. 그리고 질문하면 니가 선택한 거니까, 알아서 해이다. 자신의 행복이 권리임을 주장한 성경 속 ‘욥’에 대한 신의 대답은 냉정하다.

 

그러나 침묵 속에 예수님은 영화에서 말한다.

 

“어서 하거라. 괜찮다. 나를 밟거라. 너의 고통을 잘 안다. 너희의 고통을 나누기 위해 이곳에 왔노라.”

 

눈물이 난다.

 

인간이란 존재는 원래부터 죽음을 나름 해석해, 피안의 세계를 창조해 대응하기도 한다. 순교가 두렵지 않다.

 

또는 죽음을 회피, 거부해 살아있는 자의 행복을 현실에서 구현해 내려고 하기도 한다. 배교도 괜찮다.

 

이 두 가지 모두 신의 질서의 한 부분이라면 죽는 것도, 사는 것도 의미가 있다.

 

그러면 신을 믿지 않은 무신론자들은?

 

아니다 그들도 각종 자유주의, 민주주의, 사회주의, 애국주의, 민족주의, 자본주의, 국뽕 같은 사상과 이념등을 믿는다. 또는 국가가 운영하는 복지시스템을 믿는다. 현대인, 특히 한국인들은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神. 자본주의 오까네 신. 이른바 物神을 숭배한다. 우리는 교회나 사찰에서 성경책이나 불경책을 보는 대신에 우리는 유튜브 방송을 보면서 각종 코인과 주식 차트를 펼쳐서 자신의 복을 빌고, 자신의 행운을 시험하고 있다.

 

오까네 神도 물론 ‘사일런스’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 모두는 다 같은 신도들이다.

 

 

다음은 오까네 신에 대한 배교와 관련된 영화를 한번 다뤄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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