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통합사회

통합사회, 행복한 삶을 실현하기 위한 조건. 경제적 안정14

켓세라세라 2024. 6. 2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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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통사1-02-02] 행복한 삶을 실현하기 위한 조건으로 질 높은 정주 환경의 조성, 경제적 안정, 민주주의 발전 및 도덕적 실천의 필요성에 관해 탐구한다.

현세적 물질주의, 현세를 중시하는 한국인의 마음에는 유교가 한 뿌리, 무속이 한 뿌리를 이루고 있다. 사실 유교, 유학이라기보다는 엄밀히 말해 중앙집권적 유교적 신분질서, 사회질서가 낳은 현세주의라 할만하다. 그런 면에서 학벌주의에 의한 대학서열 줄세우기, 차별이 일반화된 사회에서 공부 못하는 이들의 행복에 대해서 함구해 온 역사를 빼고 어찌 한국인의 행복을 논할 수 있겠는가.

소설 구운몽이나 흥부전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바람과 염원, 삶의 자세와 가치관은 현재의 한국인과 시간이 지난 오늘날 많은 사람들의 무의식을 지배하고 있다. 소설 구운몽의 주인공 양소유는 장원급제하고 고관대작으로 성공해 26첩을 거느리고 사는 인물이다. 조선 사회는 문관 무관으로 입직, 관직에 오르는 것이 출세와 성공의 길이었다. 실제로 지방수령이든 만호든, 양반 관료가 된 후 누리는 사회경제적 혜택은 일반 백성들, 또 많은 노비들의 선망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품계석, 왕의 기준으로 문관이 왼쪽, 무관이 오른쪽에 섰다.

 

고려 광종 958년 과거제 시행 이후, 고려사회를 흔든 무인들의 정변과 반란의 배경에는 5~6천개 정도 되는 관리의 수를 놓고 다투는 문인과 무인들의 치열한 경쟁이 있었다. 무관들, 특히 중하위급 무관장교들의 지속적이고 집요한 요구는 문관만이 갈 수 있는 관직의 범위를 넓혀 무관들도 임용해 달라는 것이었다.

조선시대에 와서 문관 우위가 확립이 된 후, 여러 차례 발생한 사화도 결국 정해져 있는 관직에 비해, 지망하는 선비, 사대부의 수가 너무 많아서 일어난 일이다. 좋게 헤겔식으로 말하면 인정투쟁이고, 속된 말로 일자리 전쟁이다. 입신양명(立身揚名)해서 치군택민(致君澤民)하는 것이 삶의 목표인 사회에서 공부 잘하는 것은 부귀영화까지는 아니더라도, 사회적 성공에 이르는 길이라는 것은 명백했다.

낮은 신분의 이들에게 양반의 삶은 일종의 모범, 감히 노력해서 성취하지 못할 것이 아닌 것으로 이해된다. 조선 후기에 족보위조와 양반사칭과 같은 전 사회적 신분세탁이 용인되고 허락된 이후 노비해방이 된 갑오경장, 일제통치, 한국전쟁 후 거의 모두가 빈민인 상태에서 새로운 지위경쟁, 새 출발해도 목표는 마찬가지였다.

사회학자 김동춘은 자신의 저서 <근대의 그늘> (2000) 에서, 자신의 경험담을 기술한다. 그래도 자신은 한국에서 가장 좋은 대학교 사범대에 입학했는데, 가까운 외삼촌이 대뜸, 그런 대학에 가서 무엇을 하려고 하느냐고 질문했다고 한다. 이리저리 학문의 길도 있고, 선생님도 될 수 있다고 하니, 그 어른 왈 갈거면 법과에 가서, 판검사가 되거나, 고시를 봐서 도지사정도가 될 생각을 해야지, 뭐 하러 그런 공부를 할거냐고 힐난했다고 한다.

소설 구운몽에서 양소유가 누린 부귀영화의 삶, 현실에서 주어진 게임의 규칙과 룰에 의한 성취와 성과, 부귀영화 까지는 아니더라도, 과거제 시행 이후 신분상승의 꿈과 열기에 왜 사람들이 기꺼이 뛰어들지 않겠는가. 그런데 열기의 소용돌이의 핵심은 소수에게만 열려있다는 데서 온갖 사회적 문제와 불행은 존재한다.

 비교와 평가의 무한 레이스. 성공한 이들의 자랑 문화, 그렇지 못한 이들에 대한 무례로 확장되고, 무시, 괄시, 멸시에 대한 반작용에 의해 시기와 질투의 부정적 감정은 극대화 된다. 스스로의 자존감은 다운, 타인에게 자존심 세우기는 업이 일상화된 이 사회의 불행의 원인은 언제 까지 계속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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