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영화 '황산벌' 이야기1

켓세라세라 2022. 7. 10.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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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면서도 처연함을 주는 전쟁영화이다. 코믹하고 재치 있으면서도 릴렉스 하기도 하다가, 강한 긴장을 준다. 어느덧 비장감에 빠져 있다가 전쟁의 슬픔과 허무함으로 마무리한다.

 

출처 : 다음영화

 

 

영화 황산벌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삼국 통일. 그 과정에서 벌어진 660년 전쟁을 다룬다. 김춘추, 김유신, 김법민, 당고종, 연개소문, 의자왕, 계백, 소정방, 김인문, 김흠순, 김품일, 관창, 반굴...

 

그리고 이름 없이 등장하는 많은 신라, 백제 병사들...거시기

 

역사의 명분, 삼국통일의 의의, 그런 거 없다. 감독의 전쟁에 대한 시각은 냉정하다. 전쟁은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참전해야 하고 싸워야 한다. 수단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 한다. 병사들 독기를 올리기 위해 자기 가족을 모두 죽이고 전장에 나서는 계백과 자살특공대로 화랑을 내보내는 김유신...

 

그 이면에는 전쟁을 하든가 말든가, 나라가 망하든가 말든가, 자식을 죽인다 살린다 그러냐고 계백 부인(김선아)은 계백(박중훈)에게 따진다.

 

백제군 앞에서 어린 소년들의 나는 화랑 반굴이다’ ‘나는 화랑 관창이다라고 외치는 목소리에는 처절함과 처연함이 묻어난다. 자살 공격을 강요하면서 김흠순이 봐라 가늘고 오래 살면서 역사에 이름 남는 사람 있냐라고 하자 아들 반굴은 아부지, 내는 길게 살고 싶다. ”라고 한다. 그런 아들에게 다시 니 오늘 폼나게 죽으면 천년을 산다라고 구라를 친다.

 

 

 

김품일도 아들 관창에게 오늘부로 붕우유신,  임전무퇴, 마 화랑도 세속오계 그거 다 개소리다, 화랑하면 관창, 관창하면 화랑, 이거면 끝!”, 개죽음 아니냐는 관창에게 니는 뜬데이, 뜬데이, 반드시 뜬데이, 화랑 관창 역사에 길이 남으리, 관창아 꿈은 이루어진다. 그럴라면 그냥 죽으면 안 된다. 정신 바짝 차리고 죽어야 한다. 폼나게~ 비장하게~ 장열하게, 니 뜬다.”

 

한국사에 대한 애정이 넘쳐 화랑 이란 이름을 여기 저기 붙인 분들은 뜨아 할 법도 하다. 속 살을, 속 내를 그냥 파헤치니 말이다. 아나키이다. 그래서 개봉당시 보수 일간지에서는 혹평을 하기도 했다.

 

한번 이 영화를 보고 국사책에서 다루는 어찌 보면 뻔한 역사 레파토리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는 게 이준익 감독의 생각인 듯하다.

 

영화가 한국사회에 던져준 아이러니. 이준익 감독의 또 다른 사극 영화 사도’(2016)가 개봉했을 때, 강남 학부모들 사이에서 아이들과 같이 영화를 보는 게 유행했었다. 영화가 주는 단순한 메시지 공부 못하면, 저렇게 된다라는 교훈을 주기 위해서라나.

 

출처 : 다음영화

 

유사하게 영화 황산벌을 보고나서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기야라는 김유신의 말만 콕 찝어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입시전쟁, 취업전쟁, 승진전쟁, 출근 전쟁, 세대간 전쟁, 젠더전쟁, 민원전쟁...영원한 인정투쟁이다.

결국 전쟁은 생존싸움이고, 삶은 생존을 위한 것이다. 그러니 삶 자체가 전쟁이 되어버린 한국사회의 씁쓸한 자화상이다

 

전쟁을 하는데, 뭔 사회가 필요하랴, 숙영지와 병영만 있으면 되지. 그리고 승자와 패자, 승자는 소수가,  대다수가 패자만 남는 사회의 쓸쓸함. 씁쓸함.

 

화랑들을 계속 자살 특공으로 내 보내라는 김유신에게 김흠순은 형님 니 미칬나라고 한다. 여기에 대해 김유신은

 

그래 미칬다. 자슥 죽으라고 내 보내는 니는 안미칬나, 제 식구들 처 죽이고 나온 계백이는 제정신이가? 다 미친기야, 미쳐야 하는기야 전쟁은 미친놈들 짓인기야”   화랑들을 계속 보내, 꽃은 화려할 때 지는기야라고

 

 

한국인은 미쳤기 때문에 인생의 기회비용과 매몰비용에 대한 균형 감각이 없다. 그냥 이기면 된다. 

 

영화에 출연한 정진영, 박중훈 연기야 정말 말 할 필요가 없는 훌륭한 연기였고, 가장 인상 깊었던 배우는 김흠순 역, 신정근씨이다. 그 당시 무명배우에 가까웠을 것 같은데, 저렿게 연기하는게 보통 내공이 아닐 거라 생각이 들었다. 역시나

 

 

출처 :  https://www.artistcompany.co.kr/artist/

 

710일, 신라군이 당나라군과 사비성 앞에서 합류하기로 한 날이다. 과연 신라군은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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