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영화 '황산벌' 이야기2

켓세라세라 2022. 7. 1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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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전 사극, 팩션영화임에도 영화 ‘황산벌은 고증에 철저하다. 어떤 면에서는 역사적 사실과 살짝 다른 부분도 있고...결국 고투 끝에 신라군은 7월 11일이 돼서야 소정방과 약속한 곳에 도착하는데...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Statue_of_Kim_Yushin.jpg




역사적 사실로 소정방은 신라군이 약속시간을 지키지 않았다고 김유신 휘하의 장수라 김문영을 목베겠다고 한다. 이 내용은 영화에서는 빠져있지만, 삼국사기에 김유신은 “큰 도끼를 잡고서서, 노하여 머리털은 곧추 서고, 허리에 찬 칼은 바로 뽑아져 나올 것 같은 태도”로 “황산벌 싸움이 치열했음을 알지도 못하면서 죄를 논하면, 나는 결코 욕을 당하지 않겠다. 내 부하를 처형하면, 나는 당나라와 먼저 맞짱 뜨겠다”라고 소리친다. 그 기세에 놀라 소정방은 처벌을 없었던 것으로 한다. 분노한 김유신에 대한 묘사는 삼국사기에 기록된 내용과 표현한 영화는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역사적 사실과 영화적 표현은 이후 전개될 나당 전쟁의 서곡이기도 하다.

영화에서는 황산벌이니까, 평지에 목책 진지를 치고 싸운 것처럼 나오지만, 삼국사기에는 계백이 험한 곳에 의지하여 군영을 설치하고 기다리고 있었다라고 나온다. 물론 영화에서 보이는 그런 진흙탕에서의 난투 만큼이나 처절하고 어려운 싸움이었을 것이다. 전투장면은 글레디에이터 전투신 규모만큼은 아니더라도 실전에 가까운 모습으로 아주 리얼하게 묘사되었다. 훌륭하다.

영화 글레디에이터,  출처 : 유용원의 군사세계


삼국사기에 관창은 용모가 우아한 꽃미남 이었다고, 말타기와 활쏘기에 능하며 성격도 활발해 친구도 많았다고 한다. 16세... 현재 중3이나 고1 나이이다. 병사들 사기를 올리는 반굴과 관창의 자살공격과 비정한 아비들에 대해 어떻게 보아야 할까? 역사학자들은 신라사회의 후진성과 진골귀족 끼리의 지위보전 경쟁에 의한 것이라고 본다. 자식 목숨 장사이니만큼, 비정하다. 가문의 영광을 위해 죽어줘야 하는 운명이란...

화랑 관창, 영화 황산벌 중에서



영화는 지배계층이 전쟁에 참여하는 이유를 간명하게 설명한다. 김유신은 조카 김법민, 김흠순은 자신의 아우, 김품일은 깁범민의 사돈임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친척이기 때문에 우리는 당나라를 위해 쌀배달 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 쌀배달 하는 것임을 강조한다. 그리고 차기 문무대왕 김법민을 영원히 도울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전투 중에 병사들 적개심을 불러일으키는 장면에서는 지역감정을 건드릴 정도로 위험한 발언들이 나오기도 한다. 결국 병사들에게 빼앗는 땅에 대한 분배 약속을 하면서 진군 명령을 내린다.

민중의 전쟁에 대한 마음은 주인공 아닌 주인공인 ‘거시기’ 와 일반 백제 신라 병사들의 태도로 표현된다. 영화 곳곳에서 ‘나락이 익어간다... 보리밭 메다 끌려왔다, 울 엄니 혼자 나락 베겄네’, 그리고 밥해먹고, 밥 먹는 장면이 중요하게 처리된다. 이 밥에 대한 중요도는 속편인 영화 ‘평양성’에서 아주 강조되기도 하는데, 평양성은 차라리 안 만드는게 나았을 것이다. 한 끼를 먹어도 우리는 반찬이 스무가지가 넘는다는 백제병사 ‘거시기’의 조롱은 위트이다.

백제 첩자로 신라 진영에 잠입한 신현준은 이천 까지 올라온 신라군을 언급하면서, 간만에 고구려를 칠라나부지예 라고 떠 보는데. 신라 병사 역 이상훈은 “ 얌마, 우리가 고구려하고 백제하고 뭔 상관이고, 언제 금마들이 요짝으로 허락받고 가더나? 상당히 쿨하다.

그렇다 민중, 민초들에게 고구려 백제하고 전쟁하는 게 도대체 뭔 상관이랴. 곡식을 심고, 나락을 베고, 식구들 배불리 먹고사는 게 중요하지.

이준익 감독, 출처 : 나무위키



2010년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제작보고회에서 이준익 감독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 역사적 위인을 개인으로 우상화하기보다는 그 시대를 살아간 많은 사람들의 가치를 존중하는 것이 역사관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어쩌면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미래에 위인으로 남지 못할 현재의 모든 이일 수 있다" 민중사관이다.

역사는 지배계층만의 것이 아니다. 이 땅에 장삼이사들에게 삼국통일 전쟁이란 무엇이었을까. “우리 땅에 왜 처들어 왔냐”는 백제장수와 “이번 전쟁을 이기면 백제 땅은 모두 너희들의 것이다”라는 신라장수의 고함이 교차되어 귀를 울린다.

영화 황산벌에서는 신정근씨와 같은 찰진 연기를 보인 주옥같은 조역 단역들이 많이 출연하고 이후 모두 큰 연기자로 인정받게 되었다.

문무대왕이 되는 태자 김법민역의 안내상, 백제 간신, 역사에서는 김유신이 심은 첩자인 좌평 ‘임자’역의 우현

우현과 인내상은 친구이다 .



그리고 신라첩자로 나온 이 연기자는?

영화 황산벌 중, 계백의 말을 엿듣는 신라 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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