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이야기

논쟁 ‘고려거란전쟁’

켓세라세라 2024. 1. 28.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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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건물 앞에서 고려거란전쟁시청자들이 트럭 시위를 진행했다고 한다. 트럭에는 원작핑계로 여론을 호도하지 마라” “함량미달 각본이 망친 대하사극, 논점은 원작이 아닌 역사왜곡이다라는 플랭카드가 걸렸다. , 고마운 분들이다.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논란이 커지면 커질수록 이러한 논쟁은 반가운 일이다.

18회에서 낙마한 현종(김동준),KBS 방송캡쳐

역사의식은 사회의식이고 현재의식이다. 역사에 대해 더 많이 아는 것 보다 제대로 된 역사의식을 갖는 것이 필요한 시대이긴 한데, 학교에서 배운 역사가 시험용이듯이, 역사극은 시청률의 영역이다. 이럴 때, 안방에서 벌어지는 역사 드라마가 제대로 된 역사이기를 바라는 것, 또는 역사와 판타지를 구분 못하는 것도 반가운 일이다.

어차피 정답은 없다. 먼저 의도하지 않은 역사왜곡의 불가피성과 긍정적 효과에 주목하는 관점에서 사극 제작이라는 특수성은 역사적 상상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성을 강조한다. 또한 역사학자의 책임과 드라마 제작자의 책임은 다르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주요 이슈가 되는 역사 문제에 대중의 관심을 고취하는 긍정적인 효과도 인정한다.

그 반대로 의도적인 역사왜곡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트럭 시위자의 관점에서는 고려사의 기록과 달리, 신하 강감찬 목을 조르는 현종, 개경 시내에서 말을 타다 낙마하는 금쪽이 현종, 가상의 궁중 암투, 호족비밀결사체 등의 선 넘는 각색과 픽션으로 대하드라마의 가치를 훼손한다고 본다. 즉 사실관계를 정확히 알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역사적 상상으로 공백을 메우는 정도로만 드라마를 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출처 : KBS

미국 인디언들은 헐리우드 서부영화를 볼 때 자신들의 자랑스러운 조상들의 활약과 백인들의 비열한 장면만을 골라 본다고 한다. 이는 미디어가 제시하는 메시지를 수용하는 주체가 주체적, 능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미디어를 통해 다양한 문화와 가치가 교류되기 마련이다. 그런면에서 능동적으로 사극에 반응하는 시청자들도 크게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다큐멘터리가 아닌 다양한 배우와 스토리를 더해야만 하는 사극 제작자들의 고충도 이해가 된다.

어디 고려거란전쟁뿐이랴, 불멸의 이순신도 그랬고, ‘선덕여왕’, ‘명량때도 그랬다. 문제는 쓸데없는 논쟁이 반복될수록, 그 수준은 높아져야 하는데, 항상 도돌이표를 만나 그 거기서 머물러 있는 것 같다. 어쨌든 정통사극, 대하사극, 판타지 사극, 통속 사극, 이 분류 체계가 정식으로 있는 것도 아니고 보통은 소설 삼국지, 정사 삼국지를 헷갈려 하기도 한다. 약속 대련, 프로레슬링이 쇼라는 것도 곧잘 잊혀지기도 한다. 그러니까, 역사는 역사고 드라마는 드라마다. 프로레슬링을 보면서 왜 종합격투기처럼 하지 않느냐고 따지면 좀 머슥하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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