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사교육비 114만원, 48만원의 차이

켓세라세라 2023. 6. 26.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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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에서는 인간의 본성에는 정의와 같은 공정성은 없다 라고 본다. 옳음에 대한 가치란 것은 경쟁과 생존 앞에 무력화 되지 않는냐는 것이다. ‘내게 이익이 되는 것이 정의다’라는 무가치함이 존중을 받는다. 옳은 가치를 지향하는 것은 애초에 우스운 짓거리로 보일 것이다. 이와 반대로 무질서 보다는 질서, 관리된 경쟁, 공정한 규칙과 나름 불평등한 결과에 대한 보정을 강조하는 견해들도 있다. 실질적인 기회균등을 옹호하면서 경쟁 결과 사회 내 무자비한 배제와 탈락 보다 협력과 존중을 강조한다.
이른바 선진국이라고 하는 국가들, 서구의 민주주의 국가들, 북유럽 국가에서 학교 교육외에 또 다른 학습을 시켜 입학시험을 준비하는 것은 대체로 반칙으로 본다. 원칙적으로 생각해 보면 ‘반칙’이 아닌가. 그런데 왜 우리는 다 반칙을 스스럼 없이 죄책감 없이 실천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무엇인가. 대한민국 현실 조건에서 자기 자식들을 공식 학교 외에 과외를 하거나 학원을 보내는 것에 대해 비용의 문제만 있을 뿐 그 자체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반칙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대부분이다. 물론 반칙이다라는 확고한 원칙으로 사교육을 시키지 않는 학부모도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부모마음과는 괴리가 있다. 과거 일본이 그랬고, 중국은 사교육을 금지 시켰지만 그 내부에서 불법 비밀과외비만 치솟는다고 한다. 최근 가장 교육경쟁이 과열로 치솟는 국가는 인도라는 소식도 들려온다.

 
 
일단 서구사회가 일정정도 삶의 경쟁이 약하기도 한데다, 경쟁보다는 협력이 사회적으로 큰 시너지가 된다는 역사적 문화적 경험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프랑스 사회에서 의대와 법대가 인기가 있기는 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스스로 어려운 공부를 사서 하는 고생길을 걸으려는 사람들에게 약간의 존경심과 불쌍하다는 생각도 한다고 한다. 의사나 판사, 일반 노동자들의 삶의 질이 크게 차이가 안 나기 때문일 것이다. 대학도 어느 정도 평준화 되어 있기도 하고.
제도와 시스템을 만든 이들이 원래부터 전지전능하지 않다. 예지와 혜안, 처음부터 그런 거 는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롤즈에 의하면 결과를 잘 봐라. 그리고 시행착오를 겪어서 오류를 줄여나가는 규칙을 고쳐나가는 것이 정의라는 것이다. 우리는 항상 경쟁 규칙의 공정성을 따지지만 결과를 대체로 고려하지 않는다. 결과에 대한 평가 없는 킬러문항 논의, 좀 암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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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주진형 박사란 분이 대한민국 부동산 문제에 대해 “한국인들은 자신이 감옥을 만들어서 그 안에 들어가 놓고, 감옥 열쇠를 밖에 던져놓고 어쩔줄 몰라 한다”한다는 비유를 든 적이 있다. 그렇다. 다들 어쩔 줄 모르니까, 아이들을 코딩학원에도 보내고, 영어는 기본이고, 수학학원에 주구장창 사교육비를 써 땐다. 사교육비 대는 경쟁에서 밀린 부모들은 살 기분이 나지 않는 지경이다.
그렇다. 문제는 결과에 대한 평가이다. 보통 사회현상은 통계적으로 표준분포를 그리기 마련이다. 사람의 지능도 표준분포를 따른다. IQ 100이 가장 많다면, 100을 기준으로 양 극단으로 갈수록 그 수는 줄어든다. 그래프 모양이 벨처럼 생겨서 벨커브라고도 한다. 대체로 시험 성적도 표준분포에 수렴한다. 그런데 그래프 모양이 20: 80으로 양극화된 파레토 법칙을 따르는 경우도 있다. 지금의 대한민국 입시 교육의 결과이다. 사교육 포함해서 유의미한 중 고등 교육을 받는 이는 상위 20~30% 정도에 그치는 것 같다. 그리고 나머지 70~ 80%는 경쟁에서 탈락하거나, 아예 게임에서 배제되어 진짜 교육에서 방치된 학생들이 사회로 나온다. 또 사회가 그렇게 대접하고 평가한다. 

또 다른 결과에 대한 평가, 사교육비와 성적은 비례하는가? 비례하는 경향이 확인되기는 하지만 꼭 그렇지많은 않다. 이 경쟁이 비효율적이라는 이야기이기도하다. 가장 큰 문제는 경쟁의 목표인 각자가 가져갈 몫이 능력에 의한 것인가, 성과에 의한 것인가. 노력에 의한 것인가, 필요에 의한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거의 없고, 대충 감에 의해 결정되어 버리는 데 있다. 한국 입시교육의 결과, 성적 그리고 대학입학, 타고난 머리도 좋아야 하고, 시험도 잘쳐야 하고, 그럴려면 노력 해야 하는데, 개인의 노력과 별개의 부모의 노력, 집안의 노력을 중요시 한다. 여기에 필요에 의한 분배는 낄 틈이 없다. 비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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