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신주단지, 공교육 정상화

켓세라세라 2023. 6. 28.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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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대한민국 공교육은 한번 호되게 망했다. 변화하는 한국경제 체질에 맞지 않은 주입식 암기식 교육은 외면 받았고, 세계화와 더불어 빠르게 세상살이에 적용된 지식정보화에 뒤떨어진 것으로 평가 받았다. 이미 영화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와 서태지와 아디들의 교실이데아는 그 조짐이었다. 물론 학생을 소시지로 만들고, 학교를 불태우는 핑크플로이드의 쇼킹한 뮤직비디오 The Wall이 그 영감을 이끌었지만 말이다.

The Wall, 핑크플로이드

한때 한국 교육에 도저히 희망을 발견하기 어려웠던 조기유학, 지금이야 기러기 아빠들의 비극으로 마무리 되었지만, 그 당시 상류층 학부모에 의해 유행했던 조기 유학 열풍, 대단했다. 어디 그뿐이랴 이름을 대면 아는 외고들, 무슨 사관고등 특목고 열풍, 외국명문대로의 진학등 그 당시 한국 공교육을 강타했다. 우후죽순 생기는 외고와 과고, 교육특구, 중상류층의 욕망이 반영되었고, 거기에 들어가는 사교육비는 엄청났다. 그로기 상태에 빠진 공교육이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거기다 무지막지한 학력고사 식 주입식 암기 교육을 극복하고자 도입된 수학능력시험’, 일종의 자격고사로서 도입되었고, 스마트하고 나이스한 평가문항으로 호평을 받았다. 문제는 기존의 교과 과정과의 충돌이었는데, 학교는 수능에 도움 안되는 학교수업 때문에 거의 모든 학생들이 잠을 자는 교실이 이슈화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기존 사범대 체제의 공교육 시스템은 국민들의 교육에 대한 희망과 교육적인 원칙은 다 팽개치고 자기들 나와 바리 싸움만 치열하게 벌어졌었다. 지리과목을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하는지는 알겠는데, 일반지리, 세계지리, 경제지리로 나눌 이유는 도대체 뭐란 말인가. 어디 그뿐인가, 역사과목도 근현대사란 과목을 만들지 않나, 동양사를 따로 빼지 않나, 도덕, 윤리, 윤리와 사상, 생활윤리, 정작 철학은 가르치지 않는 희비극들을 연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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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평가해야 하는 지에 대해 정말 정석적인 원칙적인 논의는 사라져 버리고, 그나마 입시와 관련된 정부의 미봉책에 가까운 것으로 이리저리 덧칠되거나, 대학 당국의 입시자율 선발권을 빌미로 해서, 입학 전형이 수천개에 이르게 되었다. 입시가 문제는 문제인바, 도대체 문 이과를 구분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그 어려운 수학을 왜 모든 학생들이 배워야 하는지, 그리고 왜 평가하는지 아무도 답을 하지 않는다. 또 국어란 이름으로 국어국문학과에서 배우는 중세국어와 문법과 같은 것을 왜 가르치고 평가하는지도 의문이다. 현대 한국어를 잘하려면 차라리 한자교육을 더 하는게 바람직하지 않던가.

EBS교재와 연동, 아무도 교과서로 공부하지 않으니, 고등학교 교과서는 폐지 취급을 받아야 했다. 모두 다 국민세금 낭비이다. 그리고 대학입시 당국의 주도권 쟁탈 욕망에서 논술시험이 도입되었고, 온 나라가 논술 열풍이 불었다. 그리고 결국 논술은 심층면접과 더불어 본고사화 되었고, 학교에서 논술과 심층면접 준비 대비를 해주는 척 하다가, 아예 못하겠는지, 또는 그렇게 변별하는게 마음에 들지 않자, 이제 입학사정관이란 이름으로 고교등급제를 노골적으로 시행하면서 종합전형이란 이름으로 내신, 봉사활동, 교내외 대회, 논문, 자소서 까지 평가한다는 해괴한 짓들이 벌어졌던 것이다. 물론 이와중에 교과, 종합전형에서 내신을 과하게 반영해서 학교 수업이 충실?, 학생과 학부모는 학교와 선생들 눈치를 볼 수밖에 없게 되었다.

지난 공교육이 붕괴하는 과정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나름 많은 좋은 변화가 있었던 것 은 사실이다. 어쨌든 많은 예산을 들일 수 있었던, 경제 성장의 결과이기도 하다. 반면 요즘은 억압적인 면은 다 사라지고, 요즘은 극악스러운 학부모와 학생들 때문에 선생님들이 힘들어 하는 것 같기도 하다.

학교, 교도소, 정신병원, 병영의 공통점은 억압과 통제가 있다는 것인데, 억압과 통제는 약화되었지만, 사람 힘들게 하는 거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다. ‘교과서 적이다.’ ‘FM이다라는 말은 칭찬이면서 비판의 뜻을 담고 있다. 규범에 맞다. 옳지만 뭔가 현실에 안 맞다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공교육 정상화, 교과서적이고 FM이지만 세상의 흐름과 변화에 동떨어진 아젠다이다. 철지난 유행가이다.

모든 게 입시와 연동된 서열화된 대학의 자율을 빙자한 학생선발권, 이에 휘둘리는 고등학교 교육, 그리고 엄청나게 사교육을 유발한 고등학교 입시가 주범이다. 이 모든 문제를 나두고 다시 공교육 정상화?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과 저출산, 미래에 대한 불안이 엄습한다. 사회문제, 사회갈등, 사회모순은 계속 축적되기 때문에, 때로는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있다, 내부에서 혁명으로 폭발하던지, 외부의 충격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기 전까지는 그대로 쭉 가는 속성이 있다. 그 많이 난립해서 문제가 되었던 민폐 대학교들, 결국 인구 감소로 해결되지 않던가. 아니면 자원을 모하이 석상 제작에 올인해서 망했던 이스터 섬처럼 되는 거겠지.

뭐든지 망해야 새 살이, 새 순이 돋는다. 특히 한국 고등학교 교육과 입시 시스템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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