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투자이야기

리튬가격과 김성일

켓세라세라 2023. 4. 26.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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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한 이론을 내세우지 않아도 인간은 본능적으로 지식 정보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다. 해와 달과 별에 대한 관측을 통한 정보는 농사짓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지식이었다. 고대 동양에서 황제가 주변 제후국에게 달력을 주는 관습은 괜히 그런 것이 아니다. 지금의 현실에서 대놓고 다른 국가의 정치인들 관료들의 대화를 도청하는 것은 초강대국이니까 가능하다.

도청, 해커

 

정보가 많을수록 더 올바른 판단내지 예측을 할 수 있고 행동을 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조선 중기에 겪었던 임진왜란 발생 전에 조선 정부의 정보 수집과 그에 기반한 의사결정과정을 보면 정확한 정보, 풍부한 정보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잘 알 수 있다. 정보의 혼란이 미래에 대한 올바른 예측을 보장하며 올바른 실천 행동을 이끌어 내지 못하는 사례이다.

1950년 선조는 일본의 동태가 수상하다는 보고에 따라 통신사 황균길과 부사 김성일을 일본에 보낸다. 다음해에 돌아온 두 사신은 서로 상반된 정보를 선조에게 보고한다. 통신정사 황윤길은 왜국이 전쟁준비에 한창임을 보고 듣고 하면서 그들의 침략가능성을 보고한다. 정파로 따지면 황윤길은 서인이다. 이와 다르게 통신부사 김성일은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인물 상이 쥐새끼 같이 별볼일 없고, 전쟁준비를 하는 것도 통상적인 활동으로 보았다고 보고했다. 당시는 동인이 정권을 주도했기 때문에 김성일의 보고에 기반한 정책이 결정되었다. 그에 따라 참혹한 임진왜란에 대한 전쟁 대비가 허술하게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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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세간의 김성일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부정적이다. 그러나 이순신 장군의 친구이자 정치적 후원자였던 유성룡이 전한 이야기는 조금 다르다. 유성룡의 징비록에는 어전회의가 끝나고 물러나오는 김성일에게 그대의 보고와 황윤길의 보고가 다른데, 만약에 정말로 왜가 쳐들어온다면 어떻게 한단 말이오?” 라고 유성룡이 물었다. 그러자 김성일이 나도 어찌 일본이 쳐들어오지 않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겠소? 다만 황윤길이 상황을 너무 심각하게 말하여, 조정과 백성이 모두 놀라고 어지러워질까 봐 그리 했던 것뿐이오.”

하나의 사실과 현상에 대한 두 판단, 두 사람이 사신으로 일본에 건너가 같은 경험을 했음에도 서로 다른 판단을 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일본이 침략할 것이라고 조정에 알렸을 경우, 조정과 백성이 혼란스러워 할 것을 김성일이 염려하였던 것이며 이는 혼란스러운 상황을 야기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가치 판단을 근거로 하고 있다. 반면에 황윤길은 사실을 있는 그대로 알려야 한다는 전제로부터 일본의 침략 가능성을 보고한 것이므로 사실판단에 근거한 것이다. 정보의 사실 유무보다 정보 해석자의 의도와 목적, 의지에 대한 해석이 더 중요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최근 한국의 유망한 2차전지 소재 기업에 대한 증권가 리포트가 화제이다. 그 기업의 가치 산정에 필수적인 리튬가격을 의도적으로 낮게 책정해서 주가를 떨어뜨리게 했다는 것이다. 설왕설래, 음모론이 판을 친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정말로 객관적으로 기업의 가치를 산정하는 사람들인가? 또 다른 의도와 목적을 가지고 리포트를 쓰는 것일까. 증권사에 소속된 애널리스트가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이익관계 집단은 과연 없을까. 이에 대한 분석도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한국의 애널리스트들은 매도 리포트를 잘 쓰지 않는다. 그 이유는 홀세일이라고 하는 자산운용사, 투자자문사의 이익과 같이 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주식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그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리포트를 쓸 리 만무 한 것이다. 그런데 자산운용사나 투자자문사가 탐내는 주식이 너무 올라 버리면....합리적인 의심이다. 또는 공매도 세력과 결탁한다면... 잘 쓰지 않는 매도리포트를 큰 용기를 가장하면서 기꺼이 발간한다.리튬가격을 후려쳐서 그 기업의 매출액을 거의 깍아내려버린다.

리튬가격의 미래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알 수 없지만 합리적 추세와 근거를 가지고 판단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사실과 진실, 그 은폐에 대한 싸움, 하여간 모르면 이 전쟁과 전투에서 뒤 지는게 세상사 이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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