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투자이야기

빚쟁이, 빚꾸러기의 영원한 블루스

켓세라세라 2022. 7. 14.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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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 금리상승, 최근 캐나다가 기준금리를 1%, 뉴질랜드도도 기준금리를 0.5% 인상했다. 한국도 기준금리를 1.75%에서 2.25%로 0.5올렸다. 요즘 한국은행에 시중금리상승에 대한 항의가 빗발친다고 한다. 시중 은행에 항의하니, 은행 측에서 한국은행에 책임을 돌린 결과이다. 아우성이다.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은 인사문제나 출근 길 브리핑 막말 때문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손과 보이는 손의 장난인가. 뻔히 보이는 시장 논리의 결과일 뿐이다.

 

코로나 위기에 이 정도 부채라면 가계나 기업, 정부가 감수할 만하다고 본 지난 정권의 한국은행장, 금융감독위원장, 경제부총리의 판단... 지난 정권에서 금리 인하와 대출을 대폭 늘린 정책이 조마조마했던 것은 지금 상황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물론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먹고사는 게 현실인데, 빚마저 내 주지 않으면 어찌 한국경제가 돌아갔겠는가. 경기부양, 소득주도 성장이 아니라 부채주도 성장이었다.

 

아니다. 저금리는 유혹이었다. 생활자금, 자영업자 운영자금, 신용자금대출, 전세자금 대출의 고삐는 풀렸고, 이 돈은 어딘가로 흘러들어가서 돈놀이 머니게임 버블을 만들고, 그 버블이 꺼지면서, 대출이자 비용 부담과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져 그만큼 가난하게 된 국민은 늘어났다.

 

그 부채가 이 부채였다면 좋을련만

 

또 한가지 불안한 전조현상, 지난 5~6년간 부쩍 늘어난 유럽제 자동차들, 정작 독일에서도 웬만한 중산층 이상이 아니면 타기 힘들다는 벤츠와 BMW, 폭스바겐, 아우디 차량이 도로에 넘쳐났다. 우리가 그만큼 잘사는가? 경제 실력과 체력에 적합한 소비인가 의문이었다. 코로나 전 해외여행 열풍도 그러하다. 평균 가계소득 500만원 언저리인 국가인데...

 

경제학자, 경제사학자들은 조심스레 자연금리란걸 제시하기도 한다. 대략 연 금리 7%에서 10% 내외이다. 물론 스파르타처럼, , 채무, 이자 장사를 혐오하는 문화가 있을 수도 있고, 악덕 고리대금업을 죄악시하는 기독교 문화도 있지만, 인류가 경제활동을 하기 시작하면서 어느 시대나 어느 사회에서 이정도 금리에서 왔다 갔다 했다는 말이다. 단기이자는 싸고 장기 이자가 비싼 이유도 자연금리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자본 축적, 저축이란 보상의 지연이다. 축적과 저축은 지금 쓰고 소비할 것을 참으면서 시작한다는 간명한 원리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이자는 지연된 보상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기회비용의 숙제를 남긴다. 지금 저축해 채권자가 될 것인가, 그냥 투자 소비해 버릴까, 또는 소비 내지 투자를 하지 말까, 과감히 채무자의 길로 들어설까?

 

일반적으로 국가, 기업, 가계는 적절한 부채, 레버리지를 통해 생산과 소비창출, 투자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문제는 적절한 부채가 어느 정도이냐이다. 감당 못할 부채 부담의 역사, 한때 저개발 국가, 저소득 주민의 희망으로 여겨졌고, 유누스 총재가 노벨상 까지 받았던 방글라데시 그라민 은행도, 결국 위기에 있지 않은가.

 

돈을 빌려주고 돈을 받는다는 것은 항상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것을 까먹은 국가와 국민에게는 미래가 없다. 정말 없다. 빚의 노예는 그냥 메타포, 레토릭이 아니라 실전 현실이다. 빚 지고 안 갚으면 전쟁이고, 이자는 탕감해 줘도, 원금 갚을 때까지 노예로 살아야 하는 것은 잔혹한 동화이다.

 

 

 

소득 대비 과도한 부채는 항상 경제적 위기로 이어졌다. 채무를 탕감해 달라고 애걸하면서도, 새로운 빚을 지겠다는 그리스 국가와 국민에 대한 독일 국민들의 정서는 이해가 될 법 하다. 자신들은 알토란 같이 애써 절약해 가며 돈을 모았는데, 그 돈을 빌려서 펑펑 써 댄 그리스 국가와 국민들이야 말로 어처구니가 없었을 것이다. 그 돈은 자신들 노후 연금과 저축이 달린 문제였다.

 

그리스 국민들은 누가 이 빚을 지도록 했는지, 자신의 엉성한 국가시스템과 자신들의 흥청망청을 반성하면서, 긴 고통의 긴축의 시기를 감내해야 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 그리스 청년들은 친환경 농업에 뛰어들어, 희망을 찾고 있다고...

 

그리스 금융위기

 

 

그래도 빚꾸러기 보다 채권자인 빚쟁이가 속편한 것도 세상 이치이다.

 

허먼 멜빌은 <모비 딕>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돈을 지불한다는 것과 돈을 받는다는 것은 이 세상에서 얼마나 큰 차이인가? 돈을 받는다는 것, 이를 무엇에 비할 수 있겠는가? 돈은 지상의 온갖 악의 근원이므로 돈을 가진 사람은 절대로 천국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우리의 뿌리 깊은 믿음을 생각하면 사람이 돈을 받기 위해 행하는 갸륵한 수고야말로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니겠는가? 아아, 얼마나 즐겁게 우리는 그 파멸에 몸을 맡기고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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