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국제관계

울퉁불퉁한 세상, 현실자각 타임

켓세라세라 2023. 4. 14.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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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와 올리브 나무’, 토머스 프리드먼은 냉전이후 세계가 미국 중심으로 운영될 것으로 단언했고, 어느 정도 그 예언은 맞았다. 도광양회를 저버리고, 대국굴기를 시전하는 중국의 부상 전까지는 그렇다. 미국은 항상 압도적인 군사력으로 영국을 비롯한 서방 세력을 이끌면서 한국 일본을 압박하고, NAFTA로 울타리를 치고 중남미를 뒷마당 삼아 자신의 이익을 끝없이 관철해 왔다. 물론 오는 것이 있으면 가는 것도 있는 법, 미국 패권을 지키기 위해 자유무역, 세계화라는 명목으로 자국의 소비시장을 활짝 열어 주기도 하였으니, 그 결과 미국 소비시장은 값싼 중국제에 의해 점령당하면서, 아메리칸 팩토리는 잘 돌아갈리 없었다. 한국 팩토리는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느라 그래도 먹고 살만 했다.

전 자동화 공장,  Smart Factory

그 이후 미국은 자신이 이끌어온 자유무역의 세계화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미국은 현실 자각 타임이다. 토마호크 미사일에 들어가는 반도체와 회로기판 조차 중국산이었고, 철판 조립을 위한 용접공은 아주 수준 낮거나 없다시피 했다. 말이 좋아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니 하지, 그냥 우리 편이 아니면 적이라는 미국의 상습적인 논리 앞에 한국은 당황하지도 않는 것 같다. 당연히 동맹국 1순위니까. 물론 우리보다 항상 미국의 말을 잘 듣는 모범 동맹국 일본이 있 하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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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먼은 세계화에 가장 큰 위협을 황금 구속복, ‘렉서스’라고 예견한다. IMF와 OECD 등으로 대표되는 총자본의 요구 이른바 '워싱턴 컨센서스‘ 자유시장에 대한 강한 신념과 믿음은 생산과 소비의 세계화를 이루어냈으나, 그 자체 기술과 시장의 힘에 의해 추동하는 글로벌 분업체계, 설계는 프랑스에서, 엔진은 일본제를 쓰고, 철강은 한국제로, 결국 최종 완성품은 부산에서 만들어지는 자동차, made in korea가 무색하다. 이 과정에서 반발은 적어도 한국은 그렇게 심하지는 않는 것 같은데, 한국은 IT 강국이면서 소규모 개방경제라는 세계경제에서 독특하게 차지하는 위상에서 모든 것을 효율에 맞추어 지방이 죽던지, 인구가 줄던지, 양극화가 심해지던지, 내수 소비가 죽던지 말던지, 수출을 위해 쥐어짠 결과이기도 하다.
어쨌든 상황은 변했다. 근 20년간 중국의 놀라운 경제 성장의 결과, 그 과실을 옆에서 조용히 따먹다가 이제는 그것이 어렵게 된 한국, 프리드만이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에서 더 나아가 후속작으로 ‘세계는 평평하다’를 내고 평평한 운동장과 같은 세계에서 세계인들이 경주하는 세상으로, 역사와 지리의 분리가 무의미한 것처럼 묘사한다. 그러나 세상의 변화는 그 견해가 틀렸음을 증명한다. 세상은 그다지 평평하지 않고 울퉁불퉁하다. 미국은 결국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었고, 그 제국의 힘은 해군력을 바탕으로 한 대 중국 견제에 그치고 있다.

미국 항공모함, USS 해리 S. 트루먼 CVN-75

 
미국 군사력의 한계는 이미 태평양 전쟁과 한국전쟁에서 증명된 바 있다. 일억옥쇄를 공언한 일본에 대해 이오지마, 오키나와 전투이후 전투병 손실비율이 커진 미군 입장에서 일본 본토 공격은 주저할 만한 일이었다. 결국 대안은 원폭이었고. 비슷하게, 한국전쟁에서도 왜 북진을 하지 못하였던가에 대해 강한 해군, 약한 육군이 원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전쟁에서도 미 육군은 고전을 면치 못했는데, 38선 넘어 북진을 통해 통일을 할 수 있다는 바램은 헛된 기대였을 뿐이었다. 그리고 베트남 전쟁에서 완패.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의 전략은 결국 러시아의 동진을 막는 현상유지 정책에 불과하지 않는가. 또는 중국군과 인도군의 히말라야 몽둥이 대전. 그 배후에 인도와 중국 국경선, 히말라야 고원에서 중국군의 움직임을 상세하게 인도군에게 전달한 미국이 있었다. 대륙은 봉쇄하기에 아주 크고 넓고 울퉁불퉁하다. 미국 주도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 한국경제에게는 위기이자 아픔일 것이다.
미국의 의도와 영향대로 따라 맞춰가는 대한민국, 그 손해와 피해에 대해, 또는 우리에게 기회를 달라는 청구서를 과연 미국에 당당히 요구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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