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화이야기

남북 문화의 동질성, 정 많고 오지랖 넓은 우리 민족

켓세라세라 2022. 5. 29.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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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본 드라마로 사랑의 불시착이 있다. 북한 주민들의 삶, 동네 아주머니들의 오지랖을 맛갈진 연기로 따뜻하게 잘 그려내었다. 극중 주인공 북한군 고위 사모님은 주인공 손예진에게 현빈 약혼녀를 만나면 머리채를 잡고 쥐 뜯으라라고 한다. 손예진은 여기도 머리채를 잡고 싸우나요? 역시 우리는 한민족이예요라고 웃는다.

 

영애동지 김정난, 사랑의 불시착 중

 

드라마에서 가상으로 남북한인이 만난 이야기가 사랑의 불시착이라면, 실제로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 예기치 않게 북한인을 만나 같이 여행하게 된 한국 젊은 여성이 있다. 유명 유튜브이니까. 찾아보면 좋을 것이다.

 

러시아에는 벌목공을 비롯한 공사 노동자로 북한에서 파견된 근로자들이 꽤 많다. 러시아 추운 그 지역에서 험한 환경에서 인내심을 가지고 일처리가 빠르고 성실하며, 꼼꼼하게 일할 노동자는 전 세계에 북한 노동자 밖에 없다고 한다. 역시 한민족이다.

 

열차 안에서 만난 북한 노동자는 안면을 어느 정도 익힌 다음. 대뜸 호구조사를 시작한다. 아버지는 뭐하시는 분이냐, 어머니는 집안일만 하시냐, 형제는 있는냐, 사는 집은 몇평이냐, 집값은 얼마고 비싸냐 등등

 

그리고 대학생이냐, 어떻게 혼자 여행하냐, 결혼은 언제 할 계획이냐, 직업은 뭐냐, 지금의 한국에서 처음 만난 학생이나 사람에게 이렇게 호구조사를 하면 실례일터. 지금 한국도 꼭 그렇지는 않다. 베이비부머들을 만나보면 초면에 어색함이 지나면 바로 호구조사가 들어간다. 우리는 한민족이다.

 

대화 내용에 아르바이트를 해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 한국 젊은 여성이 방학 때 해봤다고 하니까. “나도 대학 다닐 때이것 저것 해봤다라고 응답한다. 포인트는 이래뵈도 나, 대학 나온 사람이야라는 말이다. 외국에 파견된 노동자이지만, 나 그래도 대학 나온 사람이야 라는 자부심으로 읽힌다. 우리는 한민족이다.

 

여행 내내 먹을 것과 마음을 챙겨준다. 츤데레 삼촌이다.

 

원래 남과 북은 같은 민족이니까, 정서가, 마음씀씀이가, 싸우는 방식이 같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분단 이후 우리의 마음은 각기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 일본에서 사랑의 불시착이 큰 인기를 끌었던 이유로, 일본인들은 과거 지나간 자신들의 따뜻한 마음, 정서를 북한 주민들에게서 보았기 때문이란다.

 

우리도 '응답하라 1988에'서 보여줬던 한 동네 사람들의 정으로 넘쳐났던, 근대화 과정에서 잊혀진  30~40년 전의 세상이 그립다. 서로가 개개인을 알 만큼 작은 농촌사회의 전통문화, 프라이버시는 존중하지 존중받지 못하는 문화이기는하나 참 인간적이다.  

 

 

그러나 그 시절로 결코 돌아갈 수 없다.  그렇지만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할 세상과 사회 아닌가 생각해 본다.

 

 

(그렇다고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마구 침범하는 그런 생활문화로 가자는 것은 결코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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