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이디오크러시, 황당하고 저속한 영화

켓세라세라 2022. 7. 2. 20:45
반응형

기발한 병 맛, B급 코미디 영화이다. 아무리 봐도 SF 영화는 아니고. 그런데 풍자는 신랄하다. 미국사회의 어두운 면을 가볍게 다룬 것 같지만, 영화는 우리에게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미국사회 지식인들은 자신의 사회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알 수 있는 영화이다.

 

출처 : 다음영화, 이디오크러시 2006

 

영화제목 이디오크러시(Idiocracy), Idio는 바보, cracy는 지배라는 말이니까. 데모크러시의 조합처럼, 바보들이 지배하는 사회체제를 말다. 지능이 평균인 한 미국인이 타임슬립해서 간 미래 2500년의 세상은 엉망진창이다. 주인공은 현실에서는 좀 모자란 듯도 한데, 미래사회에서 조금 가장 똑똑한 사람으로 활약한다.

 

Idiot는 원래 지금의 바보 천치, 멍청이 이런 의미로 쓰여 지지는 않았다. fool 도 바보라는 의미이기도 한데, 어원이 Idiot는 그리스어, fool은 앵글로색슨 언어인 것 같다. 영화 이디오 크러시에 나오는 이디오는 Fool을 의미한다.

 

소크라테스나 플라톤을 끄집어 내지 않아도 그리스인들은 사회 갈등을 개인의 욕망을 극대화하거나 공동선에 관심이 전혀 없는 개인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리스에서 Idiot란 자신의 문제에만 관심을 갖고 공동체 문제를 등한시 여기는 시민을 뜻한다. 이 생각을 발전시켜 플라톤은 어리석은 아테네 민주주의에 대항해 스파르타형 철인 독재 정치를 고안해 냈고, 그 제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시민적 우의와 시민적 덕성을 강조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사업하거나 장사하는 사람들은 아예 민주주의에 참여조차 할 수 없었다. 그러면 소크라테스는? 민주주의의 주체인 Idiot가 아닌 시민들도 중우, 어리석은 대중이라고 싫어했는데, Idiot들은 애초에 논외 대상일 뿐이었다.

 

 

소크라테스, 너 자신을 알라

 

닐포스트만은 죽도록 즐기기에서 조지오웰의 ‘1984’와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를 대비하며, “오웰은 우리가 증오하는 것이 우리를 파멸시킬까봐 두려워했고, 헉슬리는 우리가 좋아서 집착하는 것이 우리를 파멸시킬까 봐 두려워했다라는 명 문장으로 우리가 사는 세계를 냉철하게 표현해 냈다.

 

이디오크러시는 멋진 신세계 부류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좋아하는 것, TV보기, 달달한 것, 성행위, 게으름, 아무 생각 없기, 폭력, 무지.... 집착하는 것, 게임, 마약, , 성행위...

 

 

2006년 영화이긴 한데, 미국사회의 균열과 트럼프의 등장을 알리는 예언적인 영화인가?

 

 

 

단편적인 쾌락을 주는 재미에 중독된 개인들이 모인 사회는 미래는 멋진 신세계이다. 물질적으로 풍요사회이다. 이것이 지속가능하지 않아서 그렇지. 미국 문화가 흘러가는 방향이다. 아니 원래 인간은 중독을 좋아하게끔 설계되어 있다. 골치 아픈 플라톤의 국가를 읽기보다, 팝콘과 콜라를 먹으며 이디오크러시를 보면서 킬킬 대는 쪽으로 진화했으니 말이다.

 

한때 오바마가 한국 교육을 칭찬한 적이 있었다. 의아하지만, 미국 대중교육 수준을 보면 수긍할 만도 하다. 미국 슬럼가 고등학교 중에 흑인 학생이 등교를 하면 1달러를 주는 학교가 있다고 한다.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한편에서 백인위주의 철저한 엘리트교육, 그리고 대부분 방임되는 슬럼가 유색인종 학생들. 공장 산업현장에서 작업 메뉴얼을 이해하지 못해 직업을 찾지 못하는 미국인들...마약인지 우울증 치료제인지 모를 약의 남용. 멋진 신세계의 소마가 오피오이드, 프로작?

 

 

 

TV, 광고, 자극적인 대중문화, 문자에 대한 독해력을 떨어뜨리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뉴미디어들에 대항해 인간 지성의 중요성, 문해력, 고등 사고능력을 강조하는 영화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이 꿈꿨던 '국가'는 너무 멀리 있다. Idiot에 장악된 설국열차,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대한민국을 이디오크러시 영화에 대입하면,

 

Idiot들이 다수인 사회로 봐도 되는가? 이디오로 키워지고, 길러지는 사회인가?

 

다른 건 몰라도 Idiot는 학력, 학벌과 무관한가? YES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