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과 촉법소년 연령 하향 문제2

켓세라세라 2022. 5. 18.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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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기간 여론을 반영해 소년법 개정을 공약했다. 적용 연령을 만 14세 미만에서 12세 미만으로 낮추고, 학교폭력·성폭력 등 중범죄에 대한 촉법소년 적용 예외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한다. 대중의 여론대로 일정 따르는게 정치이지만, 대한민국 최초 형법전문가 대통령으로서 촉법소년연령 하향은 쉽지 않을 것이다.

 

이미 201812월 인권위는 "국회에 발의된 형법과 소년법 일부개정안은 유엔 아동권리협약 등이 강조하는 '소년의 사회 복귀와 회복' 관점에 반하고, 소년범죄 예방을 위한 실효적 대안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국회의장과 법무부 장관에게 표명한 바 있다. 즉 미성숙한 소년범 처벌을 강화하기보다 보호와 교육방안, 예방이 우선이라는 취지다.

 

정책을 결정할 때 여론을 고려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여론 그 자체로는 불완전하기 때문에 전문가 집단지성의 의견을 고려해야 한다. 시민의 의견을 바탕으로 하기 위해서는 여론형성의 주체인 시민이 객관적이고 정의로운 의식을 갖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또한 단지 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하여, 여론을 일반의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이 루소의 일반의지가 법의지이고, 인류가 숱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만들어온 일반 형법의 죄형법정주의 원칙이기도 하다.

 

일반 대중의 법감정과 현실법(법정안정성)의 충돌과 괴리는 현실에서 계속 반복될 것이다. 속시원히 엄벌을 때리고 피해자 복수도 혹형으로 해결했으면 하는게 일반인의 마음이라면, 지난 근대형법이 만들어지고 다듬어져 온 과정을 이해하면 쉽게 엄벌주의만을 주장 관철하는것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다음은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촉법소년연령 하향논쟁을 쉽게 이해 하기 위해 대화로 각색해 보았다.

 

 중앙일보 2021.02.06.기사 내용이다. 대구 달성군 어느 아파트에서 초등학생 3명(1명은 10세 미만)이  택배를 뜯어 아파트 여기저기에 던져,  선물세트로 온 식용유나 밀가루, 로션 크림, 건강보조제, 과일 등을 어질렀다. 또 세대 도어락에도 로션을 칠해놔서 아파트 도어락이 고장난 집두 대여섯가구라서 결국 경찰이 출동해 범인을 잡았다. 

 

☆엄벌혹형: 훈계 차원에서 법원 동의 받고 경찰서 유치 장 체험 시키는 것도 나쁘지 않을듯. 그래야 본인들이 한 일이 얼마나 잘못된 범죄인지 느끼지.

- 얘들이 커서 뭐가되겠어요 무조건 소년법 폐지해서 나중에 더큰 일 벌이지 못하게 혼을 내야합니다 바늘도둑이 소도둑 되는 겁니다.

♥ 개과천선 : 참된 공동체 구성원이라면 잘못을 저지른 어린이를 더 따뜻이 보듬어서 선한 마음, 양심을 키워주고 삐뚤어진 마음을 풀어 주는 게 도리일 겁니다. 타고난 사이코패스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인 자신의 악에 의해 죄를 짓는 다기보다, 사회적인 환경에 의해 죄를 짓습니다.

 

☆엄벌혹형 : 저런 행동 뒤에는 본인이 감수해야 될 처벌을 꼭 해야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저3명의 어린새싹들은 범죄자로 다시 재탄생되는 겁니다 꼭 적합한 처벌을 내려야 해요. ...앞으로의 밝은 모습을 위해서라도

 

 

♥개과천선 : 바늘도둑이 소도둑이 되기도 하지만, 긴긴 인생에서 이제 싹을 틔우는 새싹 같은이들에게 싹수가 노랗다는 저주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싹수가 노란 사람들 중, 개과천선해서 사회에 기여를 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레미제라블에 장발장을 보세요.

 

 

☆ 엄벌혹형 : 물론 아이들이 장난을 칠 수 있다 하지만, 저 어린나이에 남의 물건에 손대면서까지 저 정도의 장난을 칠 수 있을 정도로 짖 궂다면 그냥 봐줘라 라는 건 어른으로서 너무 무책임한 말입니다 5년 후 10년 후에는 더욱 대범하고 죄책감 없이 행동할 수 도 있게 만드는 것 밖에 될 수 없습니다.

 

♥ 개과천선 : 사과상자가 썩었기 때문에 사과가 썩는 다면 사과 상자를 이루는 한국사회 공동체 구성원들은 책임감을 가지고 잘못을 저지른 어린이들을 비난하기보다, 썩은 사과상자를 만드는데 일조한 우리 자신을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도덕적으로 완벽한가요? 선과 악, 시시비비로 부터 자유로울 수 있나요. 저 아이들이 살인을 저질렀어요. 강도 강간을 했어요? 잘 타이르고 반성하고 사죄하면 될 일을... 성인의 경우 잔혹한 반사회적 범죄자라 하더라도, 사이코패스가 아니면 조금은 정상 참작할 여지가 있으며, 사회의 악에 의해 물들어진 불행한 개인일 수 있어요. 범죄와 사회악으로 부터 우리는 책임이 없어요?

 

☆ 엄벌혹형 : 우리의 책임이 왜 나옵니까. 잘못한 것에는 그에 따른 책임이 필요하다는 걸 인식시키는 게 맞는거지 그걸 우리는 어쩌네가 나오면 안 되죠 전에는 모르고 그랬고 그러한 점도 몰랐다 칩시다. 그런데 지금은 그러한 점을 알고 악용을 하니깐 문젭니다 우리가 촉법소년을 보호하는 이유가 뭡니까? 모르기 때문에 아직 사회의 규범에 미숙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걸 알고있는 아이들을 그걸 알고 악용하고 있는 아이들이 과연 봐줘야하는 대상입니까? 참고 봐주고 넘어가주면 다신 반성하고 다신 안 하는게 아닌 다음번은 더한 악의로 하게 됩니다 그건 어른 아이 가리지 않고 같습니다

 

♥개과천선 : 촉법소년을 보호하는 이유는 규범에 미숙하기 때문이 아니라 법적 권리능력, 책임능력의 한계 때문이기도 하지만,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법정신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법은 정말 필요할 경우에만, 그 외 사회일탈행위는 관용의 정신으로 윤리와 도덕 내에서 해결할 것을 요구합니다. 또 사회적으로도 관용과 너그러움 인의 마음이 없으면, 다양한 사고를 규제 억압, 개성과 창의성이 발휘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역사에 남을 위인 중에서 어린 시절 악동인 경우도 많습니다. 어쨌든 법은 장난을 처벌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민사상 손해배상을 못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제대로 된 교화 교정이라면서 초등학생을 범죄자로 만드는 건, 죄형법정주의 원칙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는 과잉 처벌입니다. 형법에 규정된 범죄에 해당하는 범죄자들을 정말 모두 처벌하려면 대한민국은 교도소가 학교보다 더 많아야 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 개과천선 : 촉법소년제도 개선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있는 줄 알고 있습니다. 다만 시대적 변화에 맞추어 제도의 개선은 있어야 하지만, 그것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계속해서 한국사회 범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교도소와 구치소가 수감된 사람들로 넘쳐납니다. 저 어린이들의 장난, 일탈행위에 대해 날선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범죄, 사회악에 의해 지속된 노출의 결과라고 이해는 합니다. 일벌백계, 법가의 생각이 주류를 이루는 사회가 행복할 까요. 서로서로 관용과 너그러움으로 인한 유가의 생각이 다수를 이루는 사회가 바람직할까요. 정답이 없는 듯 하지만, 역사가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교훈은 인간성, 양심을 믿지 않고 법에 의한 통치만을 강요한 전체주의 독재 체제가 훨씬 민중에게 가혹했다는 사실입니다.

 

어쨌든 근대 형법의 가장 중요한 원리 중 하나인 죄형법정주의 원칙, 그 중에서 '최소한의 요청'(범죄에 대한 규정은 가능하면 최소화 시켜야 한다) 원칙이 촉법 소년 제도 개선에 적용될 거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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