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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64

시티 오브 갓 City of God, Cidade de Deus, 2005

어두운 밤길을 걸어가는데, 누군가가 당신의 등에 칼을 꽂고 돈을 털어간다면...또는 당신들의 아이들을 납치해서 돈을 요구한다면... 신의 도시라? 날 것의 폭력이 지배하는 극단의 브라질 빈민촌. 그들에게 교회와 학교, 경찰도 있지만, 국가제도, 시스템은 있으나 마나 하다, 단순히 빈민촌의 치안 부재가 가져오는 삶의 찐한 위기들로 보기에 심상치 않는 문명의 밑바닥. 개인적인 폭력, 사적복수에 의한 살인 납치 강간이 인류의 평화를 더 위협했을까, 집단 적으로 다른 부족, 민족, 인종에 대한 폭력이 더 많은 죽음을 낳았을까. 쉽게 답하기 어렵다. 사적 폭력의 금지, 사적 복수의 금지가 문명이 진화했다는 증거이다. 원래 국가와 문명의 탄생이란, 영화에서 벌어지는 활극들이 차곡차곡 쌓여, 긴 경험으로 만들어진 그..

영화 이야기 2025.02.20

어 페어웰 투 지누, A Farewell to Jinu, 2015

일본영화의 강점... 전 세계에서 우리와 가장 유사한 점이 있는 족속들이니까. 한국인과 비슷하면서도 미묘하게 다른 정서, 기대를 별로 안하는데, 보면 의외로 웃기고 재미있다. 엉뚱함과 엉뚱함으로 연결되는 서사. 모두가 좋아하는 오까네 ‘돈(錢)’과 이별은 영화 도입 의 낚시만은 아니다. 지누는 일본 동북지역 돈 전(錢)자의 사투리 발음이라고 한다. 자본주의의 핵심인 대도시에서 돈을 한 푼도 쓰지 않기 위해 시골마을로 향하는 청년, 그의 영혼은 돈으로부터 공격당해, 돈을 기피하고 무서워한다. 이 영화는 자본주의에 대한 소극적 저항이다. 아니 소심한 저항이다. 자본주의 capitalism를 살고 있는 우리들은 어떤 방식으로 자본, 돈으로부터 상처 입는다. 자본주의에서 가장 성공한 극 소수들이야, 기부를 하..

영화 이야기 2025.02.19

메리, 퀸 오브 스코틀랜드 Mary Queen of Scots 2018

“믿을 수 없다. 권력이 안정이 안 된다. 숨죽여 있는 각종 정파들의 이해관계, 비겁하게 무임승차하는 자들이 꼴 보기 싫다. 불신을 거둬내고 지금의 갈등국면을 잠재워야 하는 것은 다음 문제이다. 자신의 결함, 문제점을 인정할 수는 없다. 그러니 자신의 상대하는 대상에 따라, 현재의 정치적 입지와 선택적 유불리에 따라 다른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한다. 공기는 어수선하고, 잡음이 여기저기 들린다. 정치적 욕심 때문에 난맥이 생긴다는 우려는 기분 나쁘다. 내 말과 행동은 다음 언행으로 바뀔 때까지만 유효하다는 것을 인지시켜야 한다. 강한 권력자로서 자기애가 나쁜 것은 아니지 않는가. 리더쉽에 상처받을 것이라고 경고하는 뒷담화나 하는 자들은 편협하고 대세에 편승하기만 하는 겁쟁이 기회주의자들이다. 파벌의 정치..

영화 이야기 2025.02.18

콘크리트 유토피아 Concrete Utopia, 2021

씨름판에서 두 선수가 같이 넘어지면 서로 자기가 이겼다, 우기면서 시간이 지연된다. 그러면서 경기를 새로 하라고 하여 '개(改)판'이라고 한다. 개판(改) 이든 개판(犬)이든, 서로가 서로를 불신하면서 상대방을 ‘괴물’취급하는 상황이 이제는 일상화 되었다. 그 개판을 그만 두고 보지 못하겠다는 의인(義人)이라고 생각하는 의인(擬人)의 등장은 필연이다. 한국사회가 얼마나 무서운 곳인지 최근 드라마나 영화는 제목만 봐도 잘 표현해 내고 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 오징어게임, 지옥, 미끼 등등, 공포 호러 스릴러 다크 판타지이다. 유튜버들은 이것을 미스터리 서스펜스 범죄 느와르 장르 음모론으로 각색하는데 창의적이다. 유머와 위트는 없다. 이질적이고 낯선 존재, 각자의 편안한 삶을 위협하는 존재가 등장하고 사..

영화 이야기 2025.02.16

오펜하이머 Oppenheimer 2023

거장이란 말은 함부로 붙이지 못한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정도는 되어야 한다. 역시나 거장의 ‘영화’이다. 극장과 영화의 위기, 그냥 극장의 위기이지 영화의 위기는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러닝 타임 세 시간이 결코 지루하지 않다. 정교한 영화적인 장치들, 클리셰를 넘어선 우아함이랄까. 한 과학자의 지적인 성취와 고뇌, 인생을 잘 표현해 냈다. 인류 과학사에 한 획을 그은 아인슈타인, 하이젠베르크, 닐스보어, 페르미, 괴델, 파인만, 이들의 노력과 성취는 그 자체로 문명의 진보, 발전의 역사이다.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파시즘과 군국주의에 신음하는 민주주의 국가 구하기라는 메시지를 보이지만, 정작 노르망디 유럽 침공은 동 시간대에 벌어진 독일 국방군과 소련 적군이 벌인 혈투에 비하면 작은 작전에..

영화 이야기 2025.02.15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The Boy and the Heron, 君たちはどう生きるか, 2023

고도 경제 성장기를 보낸 이후, 20~30년 시차를 두고 고령화와 인구 감소, 지역소멸, 저성장기를 경험하기에 갈수록 닮아가는 두 나라. 한국은 재패니피케이션(일본식 장기침체)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는 하지만, 그동안 우리는 무엇을 일본으로부터 배운 것일까. 두 나라 사람들의 기질과 특성의 차이는 중세, 고려-조선시대와 카마쿠라막부-에도 막부 시대에 형성된 듯하다. 지리적으로 반도와 열도는 한반도 북부 만주지역과 중국 대륙 국가의 영향을 다르게 받을 수밖에 없었다. 한반도는 북방 이민족과의 전쟁 내지 중국의 정치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고, 일본은 상대적으로 자기들끼리 내전이 더 치열,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중앙집권과 지방분권, 문관통치와 사무라이 통치에 의한 차이는 지배계층과 피 지배계층과의 관..

영화 이야기 2025.02.13

파묘 Exhuma, 2024

무속이 갖는 사회적 힘의 원천은 객관적 불안의 원인을 알지 못하게 하는 데 있다. 무속은 기본적으로 과거의 불안, 현재의 불안, 미래의 불안, 개인의 불안과 사회의 불안을 뒤죽박죽 섞는다. 그로 인해 지금의 마음의 평안을 구할 수는 있으나, 진짜 원인은 묻혀 지기 마련이다. 세상과 자기 자신에 대한 객관적 지식 보다. 현재 지금의 마음의 위안, 기분의 평안이 우선이다. 주먹구구식, 대충 대충의 얼버무림의 정신세계는 그저 삶을 지탱하는데 도움이 될 뿐이다. 영화 ‘곡성’THE WAILING, 2016은 한국인의 심리원형, 무속 무교를 소재로 해서 사회학적인 접근을 한다. 비슷하게 영화 파묘 Exhuma, 2024는 한국인의 무의식에 내재된 반일 의식을 풍수지리와 무당 굿을 통해 투영해 낸다. 여우가 호랑..

영화 이야기 2025.02.12

위아영 While We're Young, 2014

생물학적 기준에 의하면 젊음과 늙음은 구분이 가능하다. 그러나 마음과 정신으로 따지면 위아 영 We're Young, 이면서 위아 올드 We're Old 이다. 심리적으로 잠깐 경험하는 생활의 작은  불쾌감을 담은 영화이다. 거창하게 MZ세대니, 586세대이니 이런 선입견은 내려놓고 보시기를. 영화는 소소하고 잔잔하며 위트 있다. 화끈 한 걸 기대하지는 마시기를. 젊음과 늙음의 의미는 영화에 담긴 위트와 유머만큼이나 딱 부러지게 정의 내리기는 어렵다. 그러니 세대 간 갈등 문제를 해결하고 통합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중장년이 살아가면서, 또는 청년이 살아가면서 맞이하게 될 타 연령의 이질감, 살아온 경험과 지식의 축적의 차이가 때로는 꼰대 짓으로, 또는 진취적인 청년에 대한 모방으로, ..

영화 이야기 2025.02.10

바튼 아카데미 The Holdovers, 2024

홀도버스 The Holdovers, 남겨진 사람들, 잔류자란 뜻이다. 영화 스토리에 따르면 명문 기숙학교 ‘바튼 아카데미’에 2주간의 겨울방학 동안, 학교에 남겨진 3인, 폴과 털리, 메리가 잔류자이다. 3명 각각 나이와 인종, 살아온 경험 등은 모두 다르지만,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감독 의도를 추측하자면, “나에게 세상은 가혹하고 알 수 없는 곳이야. 세상도 날 그렇게 느끼겠지.” 라고 느끼는 잔류자들, 홀도버스끼리 어떤 식으로든 보살피고, 걱정해주며 우정의 마음을 나누는 것이 인생이다. 주인공 ‘폴 선생’도 나름 나잇살만큼 아픔이 있다. 흑인이자 여성, 중년 이면서 학교식당 매니저인 메리도 그렇다. 고등학생 털리는 그 나이에 그럴 법한 반항기 학생이다. 이들은 크리스마스 시즌의..

영화 이야기 2025.02.09

디태치먼트 Detachment, 2014

"당신이 우리 딸을 퇴학시킨 선생이야? 무슨 이유로? 감당 못 한다고 퇴학시킬 거면 선생은 왜 하는 거야?", 품행 불량으로 퇴학시킨 교사의 얼굴에 침을 뱉으며 협박하는 여학생, 저런 딸을 이제는 내가 집에서 종일 돌봐야 하냐며 교사를 고소한다는 엄마의 난동, 아들이 다른 학생에게 폭력을 일삼는 건 교사가 잘 돌보지 않은 탓이라고 비난하는 학부모, 속살이 훤히 드러난 옷차림을 지적하는 교사에게 내가 뭘 입든 내 자유라고 맞받아치는 여학생, 영화 디태치먼트에 그려진 미국 학교 안의 세상은 요지경이다. 한 달 잔업만 100시간 이상, 한밤중 전화 항의에 시달리다가 "결혼이나 육아 경험이 없어 아이들을 다루지 못한다"는 폭언을 듣고 목숨을 끊은 23세 초등학교 교사. 정신질환으로 한 달 이상 병가를 낸 교사만..

영화 이야기 2025.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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