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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 16

진정한 철학자의 까다로운 행복, 아리스토텔레스의 에우다이모니아

이름의 뜻이 ‘최고로 빛난다’인 아리스토텔레스(기원전 384~322)는 출생부터가 금수저이다. 아버지는 마케도니아 왕가의 주치의였고, 최고 철학자 플라톤의 아카데미아에서 공부했다. 이후 40대 중반에 그리스를 넘어 오리엔트, 전 세상을 정복하고자 했던 알렉산더 대왕의 스승이 되었다. 알렉산더 대왕의 지지와 후원으로 아테네에서 리케이온 학원을 열고, 학문을 연구하면서 제자들을 교육했다. 그의 철학은 고대에서 중세까지 유럽을 지배했기에, 시인 단테는 "모든 박식한 자들의 스승"이라고 아리스토텔레스를 치켜세웠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좋음’을 원칙적으로 자연적인 욕구의 대상으로 인정한다. 각자가 각각의 행위에서 원하고 바라는 것으로서 좋은 것이자 선한 것이다. 공부를 잘하면 좋다. 돈을 많이 벌면 좋다. 연기를..

한반도 지정학, 사대와 자주

영화 ‘황산벌’은 1300년 전 이 땅에 있었던 커다란 역사 변동을 압축적으로 표현한다. 거의 엔딩 즈음에서 당나라 장군 소정방은 신라인들에게 ‘조끔한 나라 새끼들이... 감히’라고 소리친다. 영화를 앞당겨서 첫 시작 장면, 당 고종은 “ 현재 동북아시아의 긴장은 우리 당나라가 정한 국제 질서를 변방의 약소국인 고구려와 백제가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라면서, “강대국이 까라면 까!”, 조공은 강대국이 저한 국제질서에 순응하겠다는 약소국의 의사표시라면서, 말을 듣지 않는 고구려와 백제를 천하의 질서를 위협하는 악의 축으로 선포한다. 중국 대륙과 한반도는 이미 선사시대부터 황해를 통해 정치 외교 군사 문화 경제적으로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지역이었다. 대륙 제국의 팽창과 수축 과정에서 이리 저리 치이는 운명,..

역사이야기 2025.04.19

황금 티켓 신드롬(golden ticket syndrome)

OECD 「2022 한국경제보고서」 핵심 정책 권고사항에서 지적한 한국의 구조적 문제는 다음과 같다. 「한국의 노동시장에서 상위구조는 정규직으로 고용보호, 높은 임금 등으로 이루어져 있고, 하위구조는 비정규직으로 보호받지 못한 이들로 이루어져 있다. 대략적인 비율은 2:8, 1:9일 수 있다. 그 격차가 사회 경쟁 격화로 이어져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 학위에 대한 집착, 불필요한 학위의 남발 등으로 이어진다. 결국 결혼 출산의 지연, 포기 현상이 나타난다. 여전한 양성불평등 문화로 젊은 여성들의 정규직 재취업은 어려워, 여성의 경제활동 비율이 낮다. 남녀 젊은이 공히 서울경기 중심의 대학과 직장에 다니느라 발생하는 높은 거주비, 학위와 미스매치한 질 낮은 직업으로 인해 미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청년 ..

Deep Focus 2025.04.17

이데올로기 갈등과 세대갈등

문체부가 갤럽에 의뢰한 ‘2022년 한국인의 의식 가치관 조사’에서 좌파와 우파로 나뉘는 이데올로기의 영역에서 생각의 차이를 물었다. 항목별로 소득 분배에 대한 인식> 생계 복지 책임주체에 대한 인식> 경쟁에 대한 인식> 정부의 기업규제에 대한 인식> 개인의 자유와 질서에 대한 인식> 교육의 차등과 형평에 대한 인식> 환경 보호에 대한 인식> 경제적 양극화 인식> 공정과 소수자, 약자 보호에 대한 인식>북한 통일에 대한 인식>을 물었는데, 결과는 놀랍게도 모든 항목에서 거의 정규 분포가 확인되었다. 예를 들어 교육의 차등과 형평에 대한 인식에서 ‘모든 학생에게 동일한 교육환경이 주어져야 한다’가 1점, ‘뛰어난 학생들을 위한 특별한 교육환경이 있어야 한다’가 10점인데, 평균은 5.4점이다. 물론 연령별..

Deep Focus 2025.04.15

아리스토텔레스의 행복, 에우다이모니아

아리스토텔레스(기원전 384~322)는 인생의 궁극적 목적을 ‘행복(에우다이모니아)’이라고 하였다. 에우는 좋은 상태, 잘하는 상태를 의미하고, 모니아는 신적인 존재나 힘을 뜻 하니까, ‘최고선, 번영, 좋은 삶, 안녕한 삶, 평안, 웰빙’등을 포괄하는 단어이다. 따라서 에우다이모니아(eudaimonia)는 그 의미를 단순히 행복이라고 번역해서는 곤란하기는 하다. 편의상 에우다이모니아를 ‘행복’으로 통칭해서 부를 뿐이다. 에우다이모니아 행복은 ‘헤도니아(hedonia), 쾌락에서 오는 행복이 아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생각하는 최고선(善), 최상의 좋음으로서의 행복, 에우다이모니아는 인간이 인간으로서 자신의 고유한 기능을 최적으로 발휘한 상태, 훌륭함(아레테arete)을 의미한다. 지금 주관적으로 즐거움..

가스라이팅’(Gaslighting), 음습하고 폐쇄적인 어두운 내면의 세계

가스라이팅’(Gaslighting)이 미국 메리엄 웹스터 사전에 정식 단어로 선정되었다. 심리적 지배라? 결국은 힘과 권력의 문제이자, 이익, 돈의 문제이다. 지배와 통치, 추종과 복종의 가해와 피해의 양상이면서,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하는 마법 주문이다. 개인이든 집단이든, 인간이 사는 세상에 가스라이팅이 난무한다. 대개 가정, 학교, 직장, 연인 등 주로 밀접하거나 친밀한 관계에서 이뤄진다. 모두 다 아는 사람들과의 관계이다. 결국 여유롭지 못한 환경이 원인이다. 넓은 인간관계를 맺지 못하고 사는 부족주의, 동굴 속으로 퇴화된 현대인의 마음의 병이다. 해결방법은 객관적으로 상황을 보는 힘을 키우면 된다. 온갖 증명되지 않은 비밀, 신성, 신비로 치장해 봐야 거짓 주술일 뿐인 것을 알면 된다. 또한 ..

Deep Focus 2025.04.13

역사의 의미, 역사를 학습하는 목적

전쟁사, 철학사, 경제사, 과학사, 종교사, 혁명사, 예술사, 미시사, 생활사, 문화사, 문명사, 자연사... 모든 학문에는 학문의 역사라는 말이 붙는 법, 역사라는 이름이 붙은 모든 것에서 골고루 교훈을 얻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한 학문을 깊이 있게 공부하고 연구해도, 그 역사의 교훈을 얻고 실천하기는 매우 어려워 보인다. 전근대 사회에서 역사는 제왕학으로 기능해왔다. 중국이나 조선, 유교 국가에서 역사는 중요하다. 왕이나 신하, 신하가 될 준비를 하는 자들은 필수로 역사를 공부했다. 그 당시의 현안에 대한 선택과 판단, 의사결정에 역사의 도움을 받고자 했다. 이들에게 역사는 엘리트들의 몫이었다. 역사랑 아무 상관없는 사람들에게 자꾸 역사가 중요하다고 해봐야 소용없다. 역사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

역사이야기 2025.04.13

역사는 왜 배워야 하는 것인가

시간의 변화에 따른 사회변화가 거의 없는 것처럼 진행된 고대나 중세 사람들은 미래에 대한 고민을 그다지 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농촌이나 자연 속에 한번 스마트폰이나 TV, 라디오 없이 살아보라. 세상은 고요하고, 변화하지 않는다. 오늘의 태양은 내일도 뜰 것이고, 달은 원래 계속해서 차고 기운다. 가끔 있는 천문의 변화는 이례적일 뿐이다. 누군가가 계속 태어나고 죽는다. 변화는 드물게 오는 것이고 세상은 고정된 것, 확정된 것, 정체된 것으로 보인다. 죽음이 두려운가? 죽으면 더 좋은 데로 간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왕과 귀족이 괴롭히고, 이민족이 괴롭혀도 죽을 정도는 아니라면 그냥 참고 살면 된다. 또 지배 권력자들이 착취만 하는 게 아니라 봐주기도 한다. 정 안되면 도망가면 되고, 운 좋으면..

역사이야기 2025.04.12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국사를 생각하다

천안 독립기념관에 젊은 군인들이 많이 보인다. 휴가 중 독립기념관 방문 관람이 의무인가 보다. 확인해 보니 개인 휴가 중에 독립기념관을 방문 관람하면, 1일의 휴가가 보상으로 제공된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어떤 나라든 국사란 국가가 강요하는 통일된 생각이다. 왜 통일된 생각을 강요하는가? 중세, 근세국가에서 근대국가로 발전하는 단계에서 국가 주도 교육이 시작되었고, 가장 중요하게 생각된 첫 번째 과목은 국어였다. 지방 방언도 방언 나름이지, 거의 외국어에 가까운 언어를 쓰는 사람들을 군대라는 곳에 모아 놓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두 번째가 국사, 공통의 역사를 가르쳐서, 우리의 적은 누군지, 우리는 전쟁에서 왜 이겨야 하는지를 철저하게 교육시키고자 했다. 국가에 대한 충성심이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충..

역사이야기 2025.04.11

브로커 Broker, 2022

고레다 감독의 ‘어느 가족 Shoplifters, 2018’과 다소 비슷한 메시지, 감동 휴먼 스토리, 최고의 배우들... 그런데 이런 영화가 나오다니... 호평과 악평이 공존하는 영화다. 한국 정서에 맞지 않는 지나치게 절제된 감정선이 문제일까? 연기가 밍밍하다. 한국인의 정서와 일본인의 정서가 결정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감독은 잘 모르는 것 같다. 일본인들은 그런가 보다. 일본 영화를 보면 연기가 ‘밍밍하다’ 그리고 조연들에 대해 자상하게 골고루 내용과 이야기를 분배한다. 한국은 그런 거 없다. 주인공으로 응축해서 확 터뜨려야 한다. 한국인은 굵고 직선이다. 화가 날 때, 펑 터뜨려 줘야 한다. 슬플 때 짜 내야 한다. 일본식 절제된 감정 연기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물론 있을 것이다. 이 연기로 송강호..

영화 이야기 2025.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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