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통합사회

통합사회 : 행복의 의미와 기준4

켓세라세라 2024. 4. 25.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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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구성원들이 충분히 누릴 정신적, 물질적 재화와 서비스가 충분하지 않았을 때, 결국 행복을 결정짓는 여러 요소에 대한 분배와 재분배의 문제가 발생한다. 안빈낙도, 권력과 명예, 경제적 부유함에서 박탈당했을 때, 그래도 위안을 주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 ‘단사표음簞食瓢飮 , 반찬 없는 밥을 먹고 가난하게 지내도 즐겁다라는 공자의 말은 실전 정치에서 실패해 낙심하던 자신에게 주는 위로의 메시지다. 또는 자신을 상갓집 개와 같다는 말에 껄껄 웃을 수 있다는 도덕적 우위에서 오는 넉넉한 여유의 메시지다.

동양철학에세이(김교빈, 동녘 출판사, 2006)에서 보상 없는 실천이란 말로 공자 철학. 유교의 핵심을 표현한다. 옳음 의()야 말로 인간다움을 보여주는, 살아있다는 강력한 증거이다. 가소롭게 이익과 권세를 추구하면서 의로 포장하는 것이 일반화된 시대와 사회에서 수 많은 의인과 지사들, 의병과 독립군들, 자기 한 몸 안위와 안락을 버리고 대의에 헌신하고자 한 투사와 전사들에게 한 줄기 등불, 삶의 지침이다.

출처 :http://www.startour.pe.kr/

어찌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라는 명제가 성립될까. 공자를 죽여서 얻고자 한 것이 한낱 이익에 불과하다면, 명품과 겉치레 치장에 전력을 다하는 현대인의 정신은 한 없이 비루하고 속물적이다. 이미 공리주의가 대세가 된 시대에 좋은 것만을 위한 지향과 노력이 값어치를 쳐주는 세상에 대한 소심한 저항일까.

사마천이 사기 열전 첫머리에 백이 숙제편을 넣은 것은 좌절과 실패의 삶에서 의연하게 살아가야할 비극 속에 놓인 이들에게 희망, 격려과 칭찬, 갈채, 존경과 존중의 의미를 담고 있다. 비록 하늘의 도란 것도 있는 것인지 의심할 만큼, 세속적 욕망, 4P 추구로 세상 모두가 미쳐갈 때, 불우한 처지에 대한 위로를 넘어서 강한 울림을 준다. 공자의 가르침은 숙연하고 비극적이다.

상식적으로 보상이 없는데, 왜 옳은 일을 해야 하는가? 김교빈은 마땅히 그러해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을 하지만, 상호호혜적 이타주의든, 순수 이타주의든, 정의 실현에 대한 쾌감이든, 약자에 대한 공감과 연민, 거짓과 위선에 대한 반감은 기본적으로 인간에게 장착된 알고리즘이다. 인간이 지켜야 할 황금률이다. 아아 칸트의 위대함이여.

출처 : 경기일보

모든 한국인이 존경해 마지않는 이순신 장군, 그리고 의병장들, 모두 공자의 후예들이다. 어찌 사회지배계층에 가까운 이들만 그렇겠는가. “우리는 어차피 죽게 되겠지요. 그러나 좋습니다. 일본의 노예가 되어 사느니 자유민으로 죽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프레데릭 아서 맥켄지(Frederick A. Mackenzie)-대한제국의 비극, 1908)

어차피 인생은 죽음이란 실패로 가기 마련이다. 대의(大義), 큰 꿈을 가지고 짧은 인생을 불태우며 살아가는 것도 행복한 삶이라고 할 수 있다. 열정과 신념을 갖고 살아가는 것이 꼭 실력 있거나 지혜롭거나, 학식이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차피 4P에서 멀어진 이들에게 정신적 위로가 될 것이다. 따 먹기 어려운 눈 앞의 포도가 맛이 없을 거라는 생각도 일방적으로 어리석다라고 보지는 말자.

무엇이 옳은지 사리분간이 되지 않은 이들, 자신의 광기와 포악함과 이기심, 질투심을 열정과 신념으로 포장하며 사기친 이들을 구별할 수 있다면, 어찌 아큐의 정신승리라고 비웃을 것인가. 점점 희소해지는 행복의 의미와 기준이기에 소중하다. 바로 유교의 행복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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