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정신

아프지 말자

켓세라세라 2024. 2. 1.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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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들어 아프지 않는 것은 좋은 것이다. 몸과 정신, 육체, 결국 신경계통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이다. 노화 또한 늦출 수 만 있으면 좋다. 모든 것이 영생으로 무병장수로 연결된다. 삶의 목표가 그렇다면 이 또한 멋진 신세계가 아니겠는가.
마음이 아픈 것은 심장에서 느낀다고 생각한 것은 전 근대인들이었다. 또는 애(腸), 창자가 극한 슬픔의 통증을 느끼는 곳으로 인식했다. 이제는 모두 뇌에서 고통과 통증을 관할 한다고 의학이 밝힌다. 그럼에도 심장에도 뇌 기능이 있을 수 있고, 장에도 뇌기능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최근 과학의 결론이다. 결국 통증이 뇌와 연결된 장기등에 전달된 신경 자극의 결과라는 것이 신경계에 대한 최신 지식이다. 

이처럼 고통, 육체적 감각에 대한 해석은 시대를 다르게 해왔지만, 여전히 현대의학은 뇌따로 장따로 심장 따로, 진단하고 처방 내리고, 수술한다. 정신, 마음의 병 또한 육체 활동과 관련이 있다는 것은 무시되기 마련이다. 건강 염려는 일상적이다. 유기농 식품을 찾고 더 나은 영양제를 먹어야만 한다. 염려, 건강염려는 자기 몸과 건강에 대한 비관이다. 이러한 강요된 건강염려증, 강박적인 건강 소비는 마르크스주의 보다 더 위험하다.
‘KOREAN’을 거꾸로 하면 ‘NAEROK’ 나에로크이다. 나에로크인들은 나이들고 병들고 아픈 것을 자연스런 현상으로 잘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다. 나에로크 인들이 비교적 장수한 것도 의료보다 보건이 더 큰 영향이 있다는 것도 인지하지 못한다. 좋은 영양 상태, 충분한 운동, 정서적 안정이 건강에 필수라는 것도 때로는 잊어먹는다. 의료의 기본 기능은 치료보다 예방에 있다는 것도 중요하지 않다.

전 국민이 돈을 내고 운영하는 사회보험, 의료보험의 운영시스템은 사회주의적이다. 불가사의다. 그렇게도,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찬양하며, 사회주의를 악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대한민국 의료시스템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다. 지금의 의료시스템에서 가장 약한 주치의 제도만 보강이 되면 완벽한 사회주의 의료시스템이다.
거의 완벽하게 의사들만 고액연봉, 고소득을 보장하는 현 시스템에서, 아픈 사람들은 사실 아프지 않아도 아파야만 한다. 온갖 제약회사들, 대체로 대기업이다. 각종 의료와 관련있는 건강기능 식품들. 유사 의료행위들. 그들의 적정한 이윤 보장을 위해서는, 개인 건강을 위협하는 온갖 위험한 사회환경에 대해 눈 감아야 한다. 그래야지 모두가 각출해서 돈을 내는 공동의 돈으로 운영되는 이 체계가 돌아간다. 또는 기꺼이 환자와 예비환자, 건강염려증에 걸린 사람들, 그 가족들이 지갑을 연다.
고인물은 썩는다. 4대강 보에 갇힌 물만 그런 것은 아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한다. 상식이다. 그러나 구관이 명관이라는, 조선시대 백성들이 느끼는 소중한 교훈도 있다. 악화가 양화를 대체해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것도 경제학의 법칙이다. 모럴 헤져드는 발생하기 마련이다. 환자는 의료쇼핑으로, 의사들은 돈 안 되고 고되기 때문에 아동의학과를 기피한다. 서울경기가 아닌 지방, 중소 시와 군에서는 의사 구하기가 어렵다. 지방의 환자들은 명의를 찾아 빅 쓰리 병원을 찾아 서울로 상경한다.

 
의대생을 증원한다고 한다. 과잉진료만큼이나 병원쇼핑도 도덕적 해이이기는 마찬가지다. 지금의 건강보험제도에 만족하는가. 그러면 이 같은 제도가 잘 운영되는 것에 비해, 국민연금은 왜 그렇게 형편없는지 생각해 볼만하다. 덜 내고 혜택을 더 받는 세대는 지금 시스템에 만족할 것도 같다. 더내고 덜 혜택 받을 미래세대는 불만이 있을 수가 있다.
그래도 더 내더라도, 가급적 병원을 이용하지 않으려고 결심해 본다. 노화를 늦추고 무병장수라는 말도 안 되는 꿈을 꾸고 살기는 싫다. 그러려면 아프지 말아야 하지만, 아프더라도 견딜 수 있으면 견디겠다는 것이 현대의학을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가장 많은 심혈관 질환, 당뇨와 고혈압은 병원의 힘 말고 자신이 컨트롤 하겠다는 결심이다. 그리고 부상, 부각되는 정신질환, 이 또한 개인 스스로 컨트롤 할 수 있지 않을까. 아프지 말자. 특히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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