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세상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

켓세라세라 2024. 1. 29.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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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 거주하거나 체류 중인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해 극찬하는 말들을 할 때 불편하기는 했다. ‘거리가 깨끗하다. 대중교통이 좋다거나, 공공 와이파이가 빠르다고 잘 터진다’, ‘치안 특히 야간에 안전하게 다닐 수 있다, 카페에 물건을 놓아도 아무도 안가져간다.’ 등등. 한류 콘텐츠에 대한 선망도 우쭐하게 한다. 이제 대한민국도 강대국이다, 선진국이다라는 자부심을 고취하기도 한다.

외국인이 바라본 한국, 그 사회 일면을 놓고 이러쿵 저러쿵 하는 가운데, 미국의 유명 작가인 마크 맨슨이 유뷰브에 세상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로 소개했다. 은밀한 내면을 들킨 것 같아 뻘줌하다.

출처 : 유튜브 'Mark Manson' 캡처

맨슨은 자신이 하는 일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그들에게서 가능한 많은 것을 얻어내기 위해 강렬한 사회적 압력과 경쟁을 적용한다이 공식은 효과적이라는 게 입증됐으나 한편으로 심리적 낙심을 만들어냈다고 냉청하게 분석한다. 항상 심리적 전쟁상태에 놓인 한국인들, ‘정의란 무엇인가저자 마이클 샌델 하버드 교수는 능력주의 사회에서 잔인한 경쟁을 경험한 청소년들은 승리자와 패배자 모두 고통을 겪는다고 설명한다. 사회적 위너는 다른 사회 구성원들에 대한 자만심(hubris)과 신경증을 동반한 정신적 장애를 얻는 사례가 증가하고, 루져는 절대로 극복할 수 없는 억울함(resentment)과 지위경쟁에서 승리한 엘리트들에 대한 적개심을 갖는다는 것이다.

센델 교수만 그렇게 지적한 것이 아니다. 강준만 교수도 능력주의 사회인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공동체 연대의식 부재, 신뢰의 부족, 서열화 및 속물주의, 갑질 사회, 학벌의 세습화를  결정적인 심리적 불행의 원인으로 보았다. 다수가 하나의 황금 티켓을 위해 비효율적인 출혈경쟁을 지속하는 피곤함에 한국인들은 절어 있다.

출처 : 유튜브 'Mark Manson' 캡처

결국 물질적 풍요와 행복과는 별개로, 정신적 빈곤과 가난에 놓여 있다는 것인데, 가난은 돈이 부족하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기억만 간직한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시어도어 젤딘선생의 주장이 타당한다. 또는 타인과 사회, 특히 자본이 설정한 정상의 기준과 수준에 다가서지 못하거나, 그 기회가 박탈당했을 때, 굴욕과 괴로움, 우울함이 증가한다.

평균 올려치기의 사회에 사는 개인의 삶, 주변에 사는 친척일 수도 있고, 직장동료, 친구일수 있다. 또는 아이들 친구의 학부모일 수도 있다. 그 사람의 직업, 직장, 직위, 출신 대학, 모는 자동차, 사는 집, 꾸미는 명품, 세계 여행한 경험등을 묻고 따지는 문화에서 행복기준이 획일화되어 있는 것이 문제다.

출처 : 유튜브 'Mark Manson' 캡처

한국만 콕 찝어 세상 가장 우울한 나라라고 소개하는 것도 마땅치는 않다. 동족의 북쪽 나라, 동쪽의 오타쿠 일본, 서쪽의 대국 중국을 보면, 한국인의 삶이 그렇게 비참하지만도 않기 때문이다. 한 해에 700만이나 일본 여행을 간다는데, 많이 가는 동남아나, 기타 세계 여행지에 북적대는 한국인들은 다들 먹고 살만하기 때문 아니겠는가.

마크 멘슨도 그렇게 부정적으로 한국을 인식하지 않는다. “한국인들은 이제 내면의 깊은 곳을 들여다봐야 하는 새로운 과제에 직면했다. 그들이 길을 찾을 거라 믿는다라고 한다. 그렇다. 무지가 계속 불가피한 것만도 아니고, 착각도 잠시 일 수도 있다. 일본 젊은 세대를 사토리 세대, 득도 세대라 한다. 집도 차도, 여행도, 좋은 직장도 귀찮단다. 그런데 행복하다고 한다. 기이한 현상이 아니다. 이제 곧 그 길을 따라서 갈 것이고, 이미 가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86이든 97이든, 이제 올드의 시대는 가고 있다. MZ든 뭐든 미래를 더 살아가야 할 이들의 스마트 함이 우울한 나라에서 벗어나게 해줄 희망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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