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가진 생각의 한계를 타인의 시각에서 바라볼 수만 있다면, 의사결정이 합리적이고 효율적일 수 있다. 훌륭한 지도자는 특정 정책을 깊이 이해하는 전문가를 주위에 두어서 활용한다. 이순신 장군은 참모들의 말을 잘 듣고, 민주적인 토의토론을 또한 잘 이용했다고 한다.
실제로 이순신 장군이 토론과 협의를 통한 전략 전술을 구사했는지는 모르겠다. 김훈 작가쓴 ‘칼의 노래’에는 그렇게 묘사되어 있다. 없는 내용을 지어내지는 않았을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치열한 찬반 격론은 의사결정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대응방안을 미리 검토하는 장점이 있다. 또한 다양한 정보를 취합,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토론자들의 의지를 모아, 조직의 단결과 통합이 가능하게 한다.
망조가 보이는 조직의 리더는 어떠한가. 내 견해와 반대된다고 그 사람을 적대시 하는 지도자는 반대 의견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여유가 없는 사람이다. 또한 약한 강박증 환자와 같은 리더는 자신의 성급함에 눈을 가려, 타인의 조언을 무시한다. 그러니 위험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반대의견은 고사하고 정책에 대한 다양한 측면의 고려가 이루어지기가 어렵다. 또한 자신의 생각과 반대 방향으로 결정이 이루어졌다하더라도 승복하는 자세가 전제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일방적인 지시와 명령, 그리고 복종을 강조하는 리더쉽을 쉽게 택하는 것이다.
이순신 장군과 항상 대비되는 그 분, 인간사 실패의 역사 사례가 어디 한둘인가.
그러면 온갖 조직, 기업 등에서 열리는 회의는 왜 대체로 형식적이고, 따분하기만 할까.
이것도 결국 신뢰의 문제이다. 리더나 팀장이 동료들과 참모들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답이 정해진 상태에서 회의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리더가 자신의 밑천이 드러나는 지식과 자신의 무능을 포장하기 때문에 제대로 토론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조직이 있다면 개선의 여지가 있다면 몰라도, 빨리 손절하고 떠나는 것이 상책이다. 박수 칠때도 떠나야 하지만, 조직 리더의 무능과 오만, 위선, 무자비함의 모습을 보일 때, 떠나라. 월왕 구천에 죽임을 당한 문종에 토사구팽을 경고하며 쿨하게 월왕 구천을 떠난 범려, 매몰비용은 생각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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