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켄도와 금도, 그리고 태권도

켓세라세라 2023. 3. 26.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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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광장에서 만 이천명의 태권도 수련자들이 품세 태극1장을 시연했다고 한다. 취지는 태권도 국기 지정 5주년 기념과 코로나로 어려운 태권도장 격려, 2 국기원 건립 추진 홍보 차원이라고 한다. 이동섭 국기원장은 당시 2020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주최국 일본이 태권도를 올림픽 종목에서 제외시키고 가라테를 올림픽 종목에 채택하려는 의도로 도쿄에서 4000명을 동원해 가라테 시범을 보이자, ‘이를 방관할 수 없다며 여의도 국회 앞 잔디마당에서 8000여 명이 등장하는 태권도 시범을 보였다라고 한다. 이 자리에는 서울시장도 참석하는 등 퍼포먼스 축제로 언론과 국민들의 좋은 평가를 받는 뜻깊은 행사라고 평가한다.

출처 : 뉴시스,https://newsis.com/view/?id=NISX20230325_0002240805&cID=10201&pID=10200

새롭게 알게 된 사실, 태권도가 대한민국 국기라는 법안이 통과되었다는 것. 대한민국이 공인하는 기()로서 자리매김을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國歌, 國華....깊이 있게 생각해 본 국민이 얼마나 있겠는가. 태권도인 입장에서는 뜻 깊고 마음 뿌듯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한편에서 생각해보면, 국기로서 대한민국 정부가 지원해야 할 예산, 온갖 보조금과 지원은 다른 종목, 무도에 비해 태권도로 집중될 것은 분명하지 않겠는가.

좋은 게 좋은 거 아니냐고, 뭘 그리 따지냐고 하면은 할 말은 없다. 대한민국 어린이와 청소년, 군 장병들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데 크게 기여했고, 앞으로도 기여하겠다는데 어찌 딴지를 걸겠냐마는, 마음 한편에서 찝찝한 것은 어쩔 수 없다. 군사정권하에 널리 보급된 태권도, 태권도 란 명칭도 태껸에서 빌려왔지만 그 시초, 원조가 가라테였고, 발차기를 좀더 다양화해서 발전시킨 것을 애써 민족의 무예라고 치장하는 것은 처음부터 무리였다. 일본이 원조인 가라테 종목이 올림픽에 채택되는 것을 애써 방해할 마음이라는 것도 이치에는 맞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가라테에서 새롭게 발전시킨 현대 무술과 스포츠로서 자리매김하면 될 것을, 태권도 앞에 민족이니 국기이니 이런 거창한 것을 처음부터 갖다가 붙이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이다.

또 한가지 태권도가 대한민국의 근대화 산업화 과정에서 국민들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은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해도, 고질적인 한국 체육 스포츠 정책의 문제인 엘리트 체육의 문제에 태권도도 그 중심에 있는 것도 어쩔 수 없다. 올림픽을 비롯한 각종 국제 대회에서 메달을 따는 것은 선수들의 연금과 상금과 직결되어 있고, 인기종목이라는 명목하에 지자체나 기업에서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전문체육인의 등장은 반대로 일반 생활체육내지 초중고 학교 체육의 질 하락과 직결되지 않았는가.

올림픽에서 메달, 특히 금메달을 따면, 온 국민이 환호하며, 애국심이 저절로 고취되고, 온갖 세상사 시름과 스트레스를 날리는 비용으로 생각하라는 주장에 동의 하는가? 그런데 몸과 마음이 망가져 자살율은 세계 1위이고, 아이는 전 세계에서 가장 낳지 않는 나라에서 그깟 메달이 뭐라고?

검도 허리치기

애초에 무도와 스포츠 그 경계와 가름의 기준이 뭔지는 애매하다. 그런 종목이 어찌 태권도와 검도에 그치겠든가. 우리식 검도의 시도였던 금도Kumdo, 요대를 없애고 본국검법 조선세범의 복원, 켄도Kendo와 차별성을 주장하기에 그 시도는 어찌보면 잘 대접받는 태권도를 닮아가려는 줏대 없는, 존심 없는 마음이었다. 일본 무술, 무도인 것이 뭐 어쩌라고? 또는 뭐가 어떻다고? 물론 본국검법, 조선세법의 복원과 시연 연구를 잘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효율적으로 칼 쓰는데 국적 따져봐야 뭐 할 거며, 기타 활이나 권투나 온갖 격투 무술에서 그 원조가 어떻다고 하는 게 뭔 의미가 있겠는가.

어쨌든 태권도의 세계적인 보급은 이뤄졌고, 그 위상도 높아졌다. 그리고 한편에서 동네에서 아이들 수는 반토막 나는 현실에서 태권도 관장님들의 시름은 깊어질 것이다. 친근한 노란색 태권도장 차량, 자라나는 어린이들, 청소년들, 그리고 성인들, 그런데 몸과 마음을 강하게 하는데 어찌 태권도만 역할을 하겠는가. 검도야 말로 몸과 마음, 특히 생각하는 힘이 중요한 시대에, 더구나 강한 마음도 살아가는데 필요한 시대에 가장 적합한 운동 아닌가.

금도와 겐도, 부질없는 분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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