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총화단결의 사회에서 스마트폰의 시대로

켓세라세라 2023. 1. 3.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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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에게 산업화와 민주화 담론은 유통기한이 다했다” 패기에 찬 일갈이다. 여기에 소심한 반격, "너희는 늙어봤냐. 우리는 젊어봤다!"


영리하고(85.3%), 개방적이며(83.8%), 진취적이지만(67.1%), 그들은 또한 버릇없고(79.0%), 낭비적이며(82.2%), 이기적이고(70.6%), 난폭하다고(62.6%) 보는 경향이 강하다. 거기에 독립심 책임감은 엿바꿔 먹었고, 참을성 없고 정직성은 안드로메다에 갖다 놨다고 생각한다.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가 부지런하고(71.5%), 검소하며(63.8%), 참을성이 많기는 하지만(61.7%), 그들은 또한 권위적이고(81.3%), 고집스러우며(74.5%), 다소는 고루하고(48.3%), 말과 행동이 틀리다(47.4%)고 생각한다. 라떼 시전은 기본이고, 부담스러운 시선과 선을 넘는 막말, 충고를 가장한 간섭과 지적질은 덤이다.

최근 세대갈등을 다룬 여론조사가... 아니다!. 한국사회학회 편, 무려 30년전 『한국사회의 세대문제』(나남, 1990)에서 다룬 세대 간 가치관 차이 조사의 결과이다. 어떤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 바 없다는.... 묘한 기시감이 들지 않는가.
최근 KBS의 정치학회ㆍ사회학회 공동조사에서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를 물었을 때, '좋은 인간 관계'라는 답이 54%로 현금과 재산' 37%, '신념' 9%으로 나왔다. 좋은 인간관계 중에서도 '가족 우선'이라는 답이 41%로, 13%는 국가나 사회가 우선이라고 답했다. '현금과 재산'을 택한 응답자 가운데 25~39세 비율이 35%, 이들을 포함해 18~49세 응답자 비율이 66%였다. 의외로 '현금과 재산'은 비교적 젊은 층에서 많이 선택했는데, 부족한 경제력에 대한 갈망으로 최근에 실패한 코인 아파트 주식 투자의 실패가 뼈아픈 것일 까.

어찌보면 질문 구성 내용이 영 애매하다. 기분에 따라, 하루 중 시간대에 따라 다른 답이 나올 수 있고, 내 주식과 부동산 가치가 올라가면, 다른 답이 나올 터이다. 어찌 '내 뜻대로 사는 삶'(30%)과 '타인과 협력하는 삶'(70%)을 무 자르듯이 둘로 더 낫다고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하여간 '신념'을 택한 비율은 낮았는데, 우파(5%)와 좌파(4%) 신념 모두 비슷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 까.
좌우파를 막론하고 한국인은 충분히 현금과 재산을 갖고 좋은 인간관계를 주로 가족과 맺으며, 국가 사회는 별 안중에 없다. 신념은 개나 줘 버리고. 과연 한국인들은 좌 우파, 세대간 갈등, 생각이 달라서 차이가 있어서 문제일까, 묘하게 닮아서 비슷해서 문제일까.

우리는 생각 보다 비슷하다. 그 아버지와 어머니의 생각이, 자식들과 그렇게 다를 게 사실 무엇이겠는가. 물론 자라온 사회 환경의 차이에 따른 행동패턴은 다르겠지만... 그렇다면 편 가르기가 유별나게 심하다는, 갈등에 대한 우려는 착시 현상에 불과한 것 아닌가. 극단의 정치갈등, 세대갈등을 상정하고 부추기는 자들이 항상 문제다. 중요한 것은 정치적이든, 사회문화적이든, 좀 더 세분화된 입장과 견해를 용인해 줄 수는 없는가이다. 꼭 한편 진영에 서야 하는가. 여당 내에 야당, 야당 내에 여당의 내부 비판자들, 악마의 변호인을 용납 못한다. 일부러 반대 의견이나 질문과 의문을 내는 이를 팽시키려 작정들 한다. 한쪽으로만 쏠릴 수 있는 걸 막고, 다양한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고, 그래서 결정이나 방어를 위한 논리를 더욱 충실하게 해주는 현명함을 잃어버린 정당과 기업조직은 경쟁력이 없다. 다른 목소리는 모두 양시양비 진영으로 퉁치지 말기를.

총화단결을 강조하는 유신 사회에서 스마트폰을 쓰는 시대로 지나왔건만, 우리의 사고와 생각, 정신과 마음은 그만큼 스마트 해졌는가?  다른 생각, 이질적인 마음에 대해 대화나 타협 없이 독선과 편견, 배타성을 보이는 바탕에는 무엇이 있는가. 분명 계층별, 세대별, 학력 소득별, 출신지역별, 성장배경의 차이가 분명한 개인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충 모아 다 같이 퉁쳐서 비슷비슷하거나 거의 동일하다고 생각하는, 발에 안 맞는 군화를 주고서, 발을 군화에 맞추라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결국 같은 것과 다른 것을 제대로 구분 못하는 사리분별력 부족이 원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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