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흑석 선생과 앙상한 저널리즘

켓세라세라 2022. 11. 14.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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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께 사실을 제공합니다’ CNN의 슬로건이다. BBC세상에서 가장 믿을 만한 소식통이라고 한다. 위키피디아 또한 특정견해에 대한 찬성과 논란의 여지가 있는 문제를 회피하고, 중립과 검증가능성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삼는다.

 

언론의 객관성, 중립성과 사실을 추구하는 저널리즘의 목표에 대해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가. 그리고 미스테리다. 그 최고 대학을 나온, 이론적으로 저널리즘에 정통한 기자 출신들이 정치권에만 들어가면 왜 그렇게 되는가. 또는 그렇게 과감하게 또는 쉽게 친여, 친야로 헤쳐모여 헛발질들을 해 대는가.

편견...신문과 방송에 종사하는 많은 이들은 공정하고 중립적인 객관적 사실보도가 중요하다는 저널리즘을 신봉한다. 아니다. 신봉하는 것만큼, 저널리즘이 가져오는 폐해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사실 그 자체보다 관점과 해석이 중요하다는... 더 많은 것을 무한히 알 수 도 없고, 보도된 기사가 제공하는 사실을 어떠한 관점인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가 더 중요하니까...

 

 

뉴스의 범람... 미국이 슈퍼컴퓨터 등 첨단 기술과 관련해 중국과의 거래를 광범위하게 제한하는 내용의 규제를 한다는 사실, 북한이 올해 기록적으로 많은 미사일을 쏘며 도발하는 것은 미국과 중국, 러시아가 대치하는 '신냉전' 양상을 기회라고 감지했기 때문이라는 뉴욕타임스 보도, 중국이 부동산 규제를 완화한다는 뉴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역대 가장 낮은 주택사업경기 전망지수. 대장동 천하동인 1700억 소유주 그 분에 대한 기사.

이런 보도에는 숨겨진 의미가 있는 것일까. 의도된 목적이 있는가. 이 사실들은 우리들의 구체적인 생활과 어떻게 연결되는 것일까. 이 뉴스는 우리가 무엇을 이해하기를 바라는 것일까? 또는 대안적 사실 Alternative Facts이라는 입증할 수 있는, 거짓이 아닌 사실, 만들어 가는 사실이라는 얼토당토 않는 말 장난이 난무하는 미디어 환경도 객관적 저널리즘, ‘사실에 대한 중요한 집착과 관심이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결국 모든 정치 언어를 포함한 모든 언어는 사실과 가치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결코 사실일 수 없는 역사학에서 조차 사실이 스스로 말하게 하라!” 사실에 목숨 건 랑케가 일면 이해되기도 한다. 최근 서양 훈족의 아틸라 대왕이 고구려 광개토대왕이라는 황당한 주장이 거리낌 없이 유튜브에 난무하는 것을 보았을 때...ㅠㅠ.

물론 무엇을 사실이라고 이야기하며, 누구의 시선으로 사실을 바라보는가의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주류 집단의 가치와 해석이 객관성을 획득하게 되는 사회적 과정도 고려해야한다.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거짓을 파악하는 사회에 유통되는 의도적인 거짓과 편파적 의견을 걸러낼 줄 아는 객관적 관점은, 앙상하지만 결코 포기되어서는 안 되리라. 팩트는 과잉으로 좀 넘쳐나게, 해석은 조금 모자르게 부실해도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법

해석과잉, 팩트 부실을 시전하는 이들이 보이는 행태는 결국, 이후의 정치일정, 총선 공천 경쟁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합당한가. 부도날 수표와 약속어음인 공천과 그 많은 공직 일자리 경쟁을 둘러싼 생사를 건 저질 정쟁 과정에서 부질없이 참전해 풀잎처럼 스러질 강호제현(江湖諸賢)의 건투를 빌 뿐이다. 흑석 선생만의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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