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전쟁 중에 포로가 되어 죽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 흔치 않는 일이 백제에는 두 번이나 일어났다. 한번은 고구려 장수왕에 의한 개로왕 처형, 두 번째는 신라 진흥왕에 의해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 백제 성왕이다. 패전을 한것도 모자라, 왕이 적에 의해 살해당했다는 것은 살아남은 왕족과 귀족들은 어떤 느낌일까. 모든 것이 비상사태, 알람이 울리고 아드레날린이 솟구쳐 오를 것이다. 적에 대한 적개심, 증오는 국가정책을 운영하는데 좌충우돌할 수밖에 없다. 475년 장수왕의 7일간 공략으로 한성백제가 망한 날, 개로왕 가수리군은 지금의 아차산, 힐튼호텔 근처에서 과거 자신의 신하였던 재증걸루와 고이만년에 의해 처형당한다. 뿐만 아니라 태후, 왕자들 직계 가족 모두가 몰살당했다. 고구려 입장에서는 고국원왕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