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자료에 의하면 2020년 통합소득(근로소득+종합소득) 기준으로 연간 소득이 1억원을 초과한 사람은 119만 4063명이란다. 전체 소득자의 5%라니까. 달러기준으로 7만달러 이다. 대한민국 1인당 GDP 3만 5천달러 두 배를 버는 소득 군들이다. 대한민국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530만원(2020년, 가계동향조사), 연소득 6,300만원과 비교해 볼 수 있다. 가구 소득은 가구원 모두의 소득임을 감안하더라도, 소득 5분위로 따져서 상위 20% 가계소득이 1억원 정도니까, 능력자들, 위너들이고 꿈의 연봉이라고 할 수 있겠다. 평균 근로자 임금의 두 세배 정도는 되겠다.
또한 대한민국에서 개인소득 5%에 들지 못하는 95% 소득자, 상위 5분위에 들지 못하는 80% 가계, 자신보다 소득이 더 많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소득이 증가해도 행복감보다는 부정적인 감정을 갖는다. 사람들은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 있는데도 이 같은 부의 상대성 때문에 더 불행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관점을 위에서 아래로 내리면, 이제는 전혀 놀랍지 않은 ‘프레카리아트Prekariat’의 세계를 만나게 된다. 프레카리아트는 글로벌 경쟁이 만들어내는 필연적인 적자생존 투쟁과정에서 새롭게 나타난 빈민층, 하류인생들을 의미한다. 자본가와 노동자 계급의 이분법적 구분이 놓치는 새로운 양극화를 볼 수 있게 한다.
상위 5% 고소득 군에 속해 있는 사람들은 현재 대한민국이 안정적이라고 느낄까? 그 다지 나쁠 것 같지 않다. 최고경영자나 사자가 들어가는 전문직, 인기 운동선수, 엔터테이너들, 대기업 정규직, 공적영역의 신의직장 공기업 종사자들의의 소득은 보통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소득이 꾸준히 올라만 가고 있는 듯 하다.
소득도 그러하지만, 자산 재산의 차이는 더 커져만 가고 있지 않은가.
통계와 지표가 말하는 빈부 격차와 양극화가 분명한데도 우리 사회는 무관심한 것 같다. 대학교수들, 종교인이나, 정당이나 노동조합, 언론이나 시민단체, 정부 모두 똑같다. 폭우로 인한 관악구 반지하에서 숨진 사건이나 복지사각지대에서 발생하는 극단적 사건, 과도한 채무로 인한 자살등이 뉴스에 회자될 뿐이다.
왜 그러한가. 이 사회 오피니언 리더나 주류인 사람들은 결국 소득 5%에 있는 사람들이거나 가구소득 5분위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밝힌 용접공 임금 월 ‘207만원’ 현실. 그들 눈에는 저소득 노동자들, 빈민들의 삶, 생활고를 겪는 과다 채무자들, 농어촌에 노인들과 이주노동자들은 먼나라 이웃나라 이야기다. 옆에 나보다 더 잘 나가는 위너들이 득시글 거리는데, 남의 처지 봐주며 살 여지가 있겠는가. 그리고 프레카리아트는 아예 보이지 않는다. 보여도 안보이겠끔, 시선처리 동선 처리가 완벽하다. 지방을 다녀도 식당과 관광지, 펜션과 호텔, 캠핑장만을 맴돌뿐...
오늘도 열심히 언론 미디어에서는 대통령 비속어 발언 전국민 듣기평가에 열 올리고, 유튜브에 밀려나는 TV 프로그램은 캠핑 프로그램, 여행 프로그램, 요리프로그램, 여행가서 캠핑하면서 요리해먹는 프로그램을 지겹도록 해대고 있다. 이것 밖에 하지 못하는 것일까.
배부른 자들을 위한 세상. 냉혹하다 생각할 필요는 없지만, 현실은 비참하고 비루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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