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정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필요한 대한민국

켓세라세라 2022. 7. 18. 11:06
반응형

명쾌하다. 담백하기 때문에 인기 있다고도 한다. 우영우 변호사는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분명히 말한다. 우리 현실에서는 아는 것도 잘못 알고 있거나, 모르는 것도 안다고 하는 사례들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모호한 현실에 대한 선명 동화이다. 자기 생각의 잘못과 한계를 쿨하게 인정하는 우영우의 시니어 멘토 변호사도 덩달아서 인기이다.

 

출처 :sky tv,http://ena.skylifetv.co.kr/

 

사람들은 논리적 질서를 찾고, 공정과 올바름을 찾는다. 그러나 변호사에게 그것을 기대하는 것은 판타지이다. ambulance chase, 사건 사고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달려온다는 변호사를 비꼬는 원어민 영어이다. 오바마가 개탄한 미국 의회에서 백인남성의원은 전체 중 80%, 40%가 변호사 출신 의원이다. 당리당략과 이익집단에 의해 국가 주요 정책이 결정되는 것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별반 다를 바 없나 보다.

 

ambulance chase

 

그런데 알쏭달쏭한 사건들로 세상은 이루어져있고 굴러간다. 1987, 한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중동 노동자들이 탄 대한항공기가 미얀마 상공에서 폭파되었다. 범인은 김현희와 북한 공작원이라는 것이 대한민국 공식 입장이다. 그러나 작년인가 야당의 유력 정치인은 다시한번, 재조사를 제기하였다. 수 십년에 걸쳐 공식 조사, 재조사의 결론은 북한의 소행이다라는 것인데 말이다. 폭파범 김현희의 자술을 처음부터 믿는 사람은 없었다. 지금도 안기부 자작극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마 있을 것이다.

 

2020년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2019년 탈북 선원 강제 북송 진실, 천안함 폭침 사건, 세월호 사건, 의혹과 음모론이 난무한다. 현재 정쟁인 사안들에 대해서 사실판단과 가치판단이 뒤섞인 해석들이 보도된다. 또 피해자와 관련 사건에 대한 해석 결과에 달린 이익등에 따라 주장이 각기 다르다. 불필요하게 보이기도 하고 도무지 알 수 없는 것에 매달려 힘들을 낭비하는지 푸념이 나올 법 하다.

 

그런데 그 논쟁과 무관한 사람들에게 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아니다. 1년상을 치룰 것이냐 3년상을 치룰 것이냐를 가지고 벌어졌던 목숨을 건 예송논쟁처럼, 각 정파의 사활을 건 논쟁은 국가 운영 방향과 관련 있기 때문에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어떠한 사실 또는 사건에 있어서 완벽하게 객관적인 입장에서 해석하기란 불가능하다. 인간이기 때문이다. 칸트에 의하면 인간의 인식, 무엇을 안다는 것은 중간 매개물인 이익, 가치관, 마음, 관계, 고정관념, 선입견, 이데올로기, 종교, 문화적 신념과 같은 안경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마르크스는 더 나아가서 사람들은 자신의 사회 경제적 환경에 따라 다른 안경을 쓰고 있고, 안경 색깔은 계속 바뀐다고 주장한다. 프로이드에 의하면 인간의 정신은 처음부터 말짱한 것이 아니다. 조금씩 삐뚤어져 있는데 의식의 안경은 각개인의 성적인 경험과 욕구 충족 과정에 따라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다. 과학지식도 토마스 쿤에 의하면 패러다임이라는 과학자 집단의 주관적 합의에 불과하다.

 

 

저널리즘... 신문기자를 생각해 보면, 기자라는 직업상 객관적인 시각으로 글을 써야함은 자명하다. 그러나 일단 사회적 통념과 상식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고, 자신의 기사에 대한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기자가 온전하게 객관적 글은 쓰기란 힘들 것이다.

 

 

하물며 권리와 이익을 건 결정을 하는 법정에서 판 검사, 변호사의 객관적 사실판단이란...

 

 

어차피 인간이라는 존재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생각의 한계를 쿨하게 인정하고, 상호 주관적 합의 도출을 향한 노력을 계속 하는 것이 중요하리라. 그것이 용기이고, 우리가 법정 주변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노력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가 거기 있으리라. 그리고 수학과 과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이기도 한데, 객관적 증명에 대한 끊임없는 요구 또한 필요하다.

 

어쨌든 사람들의 불확실한 판단을 교정하기 위해, 자폐 스펙트럼 천재 변호사 우영우와 용감한 고래가 출동해 주길 바란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