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사회/통합적 관점

[통사1 01-02] 시간적 관점으로 ‘비혼주의’ 사례 탐구

호요토호 2025. 3. 18. 12:42
반응형

비혼주의에 대한 개념 정의는 어렵다. 일단 비혼과 비혼주의는 다르다. 독신과 비혼은 결혼을 하거나 한 상태를 의미한다면, 비혼주의는 자발적 선택에 따라 결혼이란 사회 제도에 대해 의문을 갖고, 개인의 자유 실현을 옹호하는 적극적 행위를 뜻한다. 비혼주의라 해도 연애와 출산을 기피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비자발적 비혼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개인이, 자발적인 것으로 위장하기 위해 비혼주의를 표방하기도 한다.

싱글턴 현상, 독신자 및 1인가구를 가리키는 용어와도 구분해야 한다. 싱글턴은 단순히 독신자를 가리키는 용어가 아니라, 애인이나 룸메이트, 부모, 자녀 등과 동거하지 않고 전적으로 홀로 사는 ‘1인 가구를 가리키는 용어다. 싱글턴(singleton) 이란 단어는 컴퓨터 프로그램 언어인데, 한번 생성된 객체가 프로그램 실행 중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현상을 말한다. 1인가구가 되는 요인은 다양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혼인을 하지 않으려 하는 것하고는 구별을 해야 한다.

비혼이란 표현도 '결혼한 상태가 아니다' 혹은 '결혼이 아니다'를 의미하기 때문에 비혼주의란 어법상으로는 맞지 않는 표현이다. '결혼하지 않겠다'라는 의지를 표현하려면 비혼 보다는 불혼이라 표현하는게 적절하다. 不婚主義(불혼주의)라는 단어를 중국에서는 쓴다.

맹자는 <이루(離婁)편>에서 "불효에는 세 가지가 있는데, 후손이 없는 것이 가장 큰 죄이다.(不孝有三 無後爲大)라고 한다. 전근대 사회에서 결혼이란 개인의 생존과 사회 유지에 필수적인 요소로 여겨졌다. 전통사회에서 가족을 이루고 자녀를 양육하는 것이 당연한 삶의 경로였으며, 비혼주의란 있을 수 없었다. 노비나 노예처럼 개인의 결함이나 불운한 이들이 불가피하게 경험해야 하는 사회적 고립으로서 비혼은 바람직하지 않는 비정상을 의미했다.

근대에 이르러 개인주의의 확산,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 경제적 자립, 다양한 삶의 방식에 대한 인정 등으로 비혼주의는 확산된다. 특히 산업화, 근대화 과정에서 발생한 취업구조의 변화에 따른 가족 형태의 변화를 주된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즉 부부로 이루어진 가족이 사회구성원의 재생산, 정체성의 근원, 복지, 프라이버시와 같은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개인은 사회적 위험회피 노력을 하기 마련이다. , 경제적 변화에 따른 사회의식과 가치관의 변화에 따른 결혼 가치관과 출산 가치관 변화가 현실에 영향을 준 경우가 비혼주의 확산이다.

반응형

근대적 개인의 출현에 따라 사회 관습에 따랐던 결혼 풍습이 개인의 내적인 선택을 따르게 되면서 그만큼 개인의 내적 선택에 따른 다양한 형태의 가족형태가 등장한다. 낭만적 사랑의 출현과 결혼관계의 불안정성의 증가는 비례하는 것이다. 또한 산업화와 더불어 가족단위가 핵가족화 되면서 가족해체, 이혼, 독신, 미혼모 등의 사회 현상들이 나타나면서 도덕적으로 문제 있는 사회현상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다양한 가족형태를 매우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연장선상에서 비혼주의 또한 심각한 사회해체의 징후로 인식하는 관점도 있다.

그러나 가족의 비정상적 형태라고 칭하던 것들이 사실상 과거부터 존재해왔던 것들이다. 가족제도와 결혼문화의 역사적 다양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재혼, 혼외자녀의 출생, 이혼, 심지어 동성 간의 결혼까지도 용인시 되었던 경우들이 과거에 더 빈번 했고, 결혼은 역사적으로 볼 때 정치적 거래이자 경제적 거래였다.

이처럼 결혼형태와 결혼문화의 변화는 사회해체의 심각한 징후가 아니라, 가부장적 가족 형태와 남성중심주의적이고 이성애적인 이분법적 편견과 고정관념이 자연스럽게 붕괴되고 현대사회에 맞는 새로운 가치관이 성립되는 긍정적 징후라 하겠다. 더 나아가 개인의 성적 욕망이 생물학적 재생산이라는 의무로부터 해방된 현대사회에서 다양한 결혼문화, 성문화, 비혼주의가 확산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이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