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식은 삼국사기에서 가야를 한반도 독립된 국가로 다루지 않는다. 고구려 신라 백제처럼 강한 왕권을 바탕으로 한 중앙집권 체제가 이루지 않았기 때문이다. 혹은 남은 역사기록이 없기 때문일 수도 있다. 3국의 반열에 오르지 못하는 가야의 역사는 삼국의 유사(遺事)에 불과한가? 3세기에서 6세기 까지, 경상남도 낙동강 지역에서 일어난 정치 사회적 변동의 실체는 무엇일까. 읍차, 한기로 불렸던 지배자들. 고만 고만한 분지지역, 마한처럼 넒은 농지도 없는데다, 철광 개발과 제련, 수출을 업으로 살았던 이들의 몰락, 중국 한 군현에서 하사한 옷과 모자를 위세품으로 받고 좋아했다던 기록들, 심지어 모조품까지 사용했다는 이들. 6세기까지 왜는 철을 자체 제작하지 못했다고 한다. 낙동강 줄기를 따라 김해에서 대마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