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위아영 While We're Young, 2014

호요토호 2025. 2. 10.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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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적 기준에 의하면 젊음과 늙음은 구분이 가능하다. 그러나 마음과 정신으로 따지면 위아 영 We're Young, 이면서 위아 올드 We're Old 이다. 심리적으로 잠깐 경험하는 생활의 작은  불쾌감을 담은 영화이다. 거창하게 MZ세대니, 586세대이니 이런 선입견은 내려놓고 보시기를. 영화는 소소하고 잔잔하며 위트 있다. 화끈 한 걸 기대하지는 마시기를.

출처 : 다음영화

젊음과 늙음의 의미는 영화에 담긴 위트와 유머만큼이나 딱 부러지게 정의 내리기는 어렵다. 그러니 세대 간 갈등 문제를 해결하고 통합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중장년이 살아가면서, 또는 청년이 살아가면서 맞이하게 될 타 연령의 이질감, 살아온 경험과 지식의 축적의 차이가 때로는 꼰대 짓으로, 또는 진취적인 청년에 대한 모방으로, 그 반대로 기성세대에 순응하거나, 반발하거나. 그렇게들 산다.

청년들의 눈빛을 보면, 그 사회를 알 수 있다는 출처 없는 말이 대체로 맞고, ‘새파랗게 젊다는 게 한 밑천인데 쩨쩨하게 굴지 말고 가슴을 쫙 펴라라는 노래 가사처럼 젊음의 가치와 아름다음의 가치를 긍정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어느덧, 청년의 열정이 사치인 나이에서 또는 괜한 젊음의 오기와 만용을 부리거나 허투루 흉내 냈을 때 부작용만 있다는 것을 아는 나이에서 마냥 청춘이 부럽지만은 안다.

젊음의 가치는 그렇다 치고, 내 젊었을 때는~ 나 때는 말이야~ 라고 꼰대 생각을 보여주는 그 마음의 바탕에는 어떤 생각이 작동하고 있을까. 올드 Old하기 때문에 미래가 없기 때문일까. 일본 작가 나쓰메 소세키는 단편에서 과거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앞날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며 내리막 길에 있기 때문이며 이상이 과거에 있기 때문이며 훌륭한 선례가 없기 때문이다.”라고 한다.

반대로 자신의 정체성, 뿌리를 이루는 과거를 생각하지 않고 산다면, 그저 미래만 생각하고 사는 현실은 어떠할까. 과거를 부정하거나 극복하기보다 오히려 답습하며 살기 쉬울 것만 같다.

젊은이나 늙은이나, 과거가 없거나, 또는 미래도 없다면, 마치 세기말적으로 들렸던 역사의 종말레파토리 같기도 하다. 따라서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역사를 정의 내렸던 E H카의 생각이 분명해진다. 과거와 현재의 소통, 대화, 서사를 계승하고 발전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냥 쉽게, 편하게 대화했으면 좋겠다.

출처 : 다음 영화

영화 주인공 조시벤스틸러는 말한다. “제이미는 악한게 아니야. 젊은 것 뿐이지(He’s not evil. He’s just young).” 다른 것과 틀린 것. 한국인들은 대충 이 말들을 섞어 쓰면서 이해하기 때문에, 혼동에 빠지고 사리분별에 미숙하다. 그렇다. 나이든 사람과 젊은이 간에 가치관의 차이는 다른 것이지 틀린 것이 아니다. 자신이 옮음이라 생각했던 것이 반드시 영원히 옮은 것도 아니기 때문에 다른 생각, 다른 마음을 허용할 수 만 있다면, 주위 사람들이 틀렸기 때문에 열을 낼 필요도 없다.

확고하게 상대방, 상대편이 틀렸다는 확신이 결국 다름, 차이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대체로 봐줄 만 하다. 그렇지 않겠는가. 동성애자도 이성애자 입장에서 이상하기는 하지만, 유전적으로 생물학적으로 선천적으로 타고 난다는데 뭐 어쩌란 말인가.

선과 악, 옳은 것과 그른 것을 집요하게 따지고 훈계하는 이들을 이제는 좀 기피하게 된 것이 그래도 세월이 나에게 준 교훈이겠거니 한다. 그냥 대화하고 소통하고, 술 마시고 이야기하고 떠들면 아무 문제도 아닌 것들. 세상 천지 삐까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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