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르만 족의 일파인 앵글족과 색슨족은 서로마가 멸망할 즈음, 독일 북부 지역에서 브리튼 섬으로 침략 이주한다. 이들은 기존 켈트인들을 브리튼 섬의 서쪽과 북쪽으로 내몰았다. 아서왕 이야기는 앵글로 색슨 족이 침략했을 때, 로마화한 켈트족의 영웅이야기이다. 영국이란 국명은 잉글랜드, 앵글족의 땅이라는 뜻이다. 색슨은 독일의 작센과 같은 말이다.
그 이후 앵글로색슨 왕국은 데인족, 즉 바이킹의 침략을 받았다. 알프레드 대왕은 데인족을 상대로 영국을 통합한 위대한 왕인데, 이 시기를 다룬 넷플릭스 영국드라마가 라스트킹덤 (Last Kingdom, 2015)과 바이킹스 (Vikings, 2013)이다. 그 다음 1066년 노르만 북쪽 사람들, 그들의 정복지 노르망디 공작 윌리엄이 다시 영국을 정복한다.
레드제플린의 명곡 Immigrant song은 바이킹이 영국을 침략한 역사를 노래한다.

“Valhalla, I am coming 발할라여! 내가 왔노라.” 바이킹 침략자 시각에서 노래한다는 점에서 관점과 사고방식이 낯설다. 우리로 따지면 일본 왜구의 침략을 미화한 노래인 것이니까.
인류 역사에서 ‘이주’는 호모사피엔스의 숙명이다. 아프리카에서 중동을 거쳐 유럽과 인도, 남아시아와 오세아니아대륙, 동북아시아, 베링해를 건너 아메리카 대륙까지 우리 조상들은 이동하고 또 이동했다. 그리고 정착, 정주가 마무린 된 후에도 끊임없이 침략과 이동, 새로운 국가 건설과 패망, 디아스포라의 발생, 통합과 분열이 반복되었다.
세계사 페이지를 장식하는 거대한 이동, 수 천년전에 있었던 아리안 족의 인도와 유럽으로 이동, 스텝지역에서 스키타이인들의 활약, 알렉산더 대왕의 동방원정, 지중해 세계의 로마화, 그리고 훈족의 압박에서 시작한 게르만 민족 이동, 그리고 뒤이은 슬라브 민족의 이동, 북중국과 남중국의 통합, 그리고 북방유목민족의 중국화로 귀결된 진한 제국에서 당제국의 성립까지, 바이킹의 활동, 몽골제국의 성립, 돌궐(투르크)의 이슬람 침략, 타이족의 남하, 왜구의 활동, 아직은 잘 모르지만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남쪽의 역사에도 끊임없는 이주와 정복, 정착의 역사는 있었을 것이다. 가장 극적으로 중남 아메리카의 스페인 정복과 앵글로 색슨의 신대륙으로의 정복과 이주는 결국 현재의 세계를 만들었다.
인류역사는 이주자와 정주자 간 갈등과 투쟁, 화합과 통합, 패망과 번영의 역사이기도하다. 누군가는 살아남아 번영했고, 누군가는 통한의 디아스포라(이산 離散)나 노예로 사라졌다. 따라서 이민 또는 침략. 그리고 민족 이동, 융합, 디아스포라의 과정에서 순수 혈통, 순수 민족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다.

두 번의 20세기 큰 전쟁과 냉전시대를 지나, 우리 인류는 드디어 진정한 세계화, 지구화가 이루어져 평화로운 상호 교류의 시대를 맞이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21세기 다시 세계는 국가 이익으로 나뉘고 분열하고 있다. 마치 후퇴하는 것처럼 보이는 세계화의 조건 가운데, 무역전쟁, 전쟁과 기후위기, 부국과 빈국간의 갈등, 난민의 전지구적 확산, 식량문제등, 지금까지 진행된 세계화가 야기한 문제를 처리하기 버거워 보인다,
사해동포주의는 cosmopolitanism 아직 먼 나라 이야기거니와 인류에게 여전히 같은 나와 너, 우리와 너희들의 구분은 여전히 유효하다. 적극적인 이민을 받아들이는 정책, 외국 노동자들의 유입으로 인한 이익 충돌과 문화 갈등에 대한 섬세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주자와 정주자가 만났을 때, 그 과정이 어찌 평화로웠겠는가? 그러나 우리 역사에서 진한인(신라인)이 이주해 왔을 때, 마한 사람들이 땅을 떼어주고, 농사짓는 법을 가르쳐 준 우리의 역사를 보았을 때, 전쟁과 침략 배제와 갈등을 넘어 상호 호혜가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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