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가 나눌 수 있고, 도움 줄 수 있는 이주와 이민이 바람직하리라. 인류 역사에서는 희망이라도 있는 자발적 이주와 절망의 유인 납치 노예화에 의한 비자발적 강제 이주, 어느 쪽이 더 많았을까?
1683년 하멜이 조선 땅에 표류해 왔을 때, 벨테브레가 이미 정착해 살고 있었다. 둘 다 네덜란드인이다. 선배격인 벨테브레가 좀 더 먼저 조선에 표류해 조선인이 되었다. 조선이름은 박연(朴淵)이다. 고향에 돌려달라고 간청했지만 인조 임금은 허락하지 않았다. 벨테브레는 화포, 총포 기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조선여인과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다.
벨테브레 박연에게 한국은 살만한 땅이었지만, 하멜은 절대 그러고 싶지 않았다. 조선은 지저분하고 더러운 나라이고, 조선인은 거짓말을 잘하고 마음이 여자같이 약한 사람들이었다. 정 붙일 만하면 이런 저런 이유로 노예처럼 부려먹는 조선이 싫었을 것이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원 고향에서 자신의 처지, 그리고 새로운 새 땅에서 받는 대접, 그 사이의 이익균형에서 하멜은 네덜란드로 돌아가길 원했다. 박연은 신분이 다소 낮은 하급 선원이지만, 하멜은 그래도 중상류층, 간부였으니까.
박연은 하멜에게 조선에 귀화해 살기를 권유한다. ‘사람들 인심이 후하고, 정이 많아 살만하다’ 이방인의 눈에도 조선 사람들은 그랬나 보다. 원하지 않은 강제 이민이긴 하지만, 이민은 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가는 것이 정상이다. 또 경제적으로 풍요롭지 않아도, 그 어떤 살만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 법. 벨테브레도 특별한 기술이 있으니까, 더 낳은 대접을 받았을 테고.
미국은 이민자, 난민들이 세금 안내겠다고 세운 국가가 아니던가? 용광로에 비유되는 문화 다문화사회, 그들의 번영은 흑인 노예를 포함한 유입되는 값싼 노동력 피와 땀의 결과이다. 이제 가난한 백인마저 더 이상 그들 땅으로 이민 난민이 안 오기를 원한다.
생산가능인구 감소, 총인구 감소를 명분으로, 대한민국 오피니언 리더들, 여 야, 좌파우파,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경제계, 산업계, 기술계, 노동정책, 인구정책 전문가, 학자들이 모두 찬성하는 정책, 적극적 이민 수용 정책이다. 국가의 정책방향이 정해진 느낌이고, 이 방향으로 쭉 간다.
세계적인 인재가 한국에 올 이유는 별로 없어 보인다. 세계적으로 치안, 교통, 복지 시스템이 잘 갖추어진 도시와 국가가 한 둘인가? 굳이 한국에 관광이나 오면 될 사람들이 여기 정착할 이유가 뭐 있겠는가, 대기업을 중심으로 간헐적으로 기술 인력을 스카웃 하겠지,
이미 한국에 들어와 있는 재외동포 노동자들, 합법, 비합법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비우호적인 국민들의 정서는 설득 대상이다. 그러나 이민자 증가로 인한 사회 갈등, 빼앗긴 일자리에 대한 분노, 정체된 임금, 반이민 정서 확산은 수면 밑에서 부글부글 끓고 있다.
더불어 사는 것이 이제는 당연한 시대이지만, 그 불협화음은 앞으로도 쭉 계속 될 것이다. 그리고 한편에서는 또 화합과 연대, 공존과 공생이 또 다른 측에서는 불신과 멸시, 불안과 질투, 갈등의 힘이 상존할 것이다. 어느 쪽으로 우리는 나가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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