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라이팅’(Gaslighting)이 미국 메리엄 웹스터 사전에 정식 단어로 선정되었다. 심리적 지배라? 결국은 힘과 권력의 문제이자, 이익, 돈의 문제이다. 지배와 통치, 추종과 복종의 가해와 피해의 양상이면서,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하는 마법 주문이다.
개인이든 집단이든, 인간이 사는 세상에 가스라이팅이 난무한다. 대개 가정, 학교, 직장, 연인 등 주로 밀접하거나 친밀한 관계에서 이뤄진다. 모두 다 아는 사람들과의 관계이다. 결국 여유롭지 못한 환경이 원인이다. 넓은 인간관계를 맺지 못하고 사는 부족주의, 동굴 속으로 퇴화된 현대인의 마음의 병이다. 해결방법은 객관적으로 상황을 보는 힘을 키우면 된다. 온갖 증명되지 않은 비밀, 신성, 신비로 치장해 봐야 거짓 주술일 뿐인 것을 알면 된다. 또한 한 개인의 성숙한 방어기제로 인정받은 유머, 이타주의, 너그러움, 감정적 자제와 스스로의 자부심과 같은 것을 키워나가도록 하면 된다.
조선시대 억불숭유 정책도 엉터리 불교가 민중에게 행하는 가스라이팅에 대한 반발의 성격이 강하다. 어려운 범어와 한자로 조합된 버무려진 간단한 주술문을 낭송하면서 구복, 기복을 하는 것은 기층 무속신앙과 다를 바 없다. 붓다가 진심으로 가르치고자 하는 메시지는 오간 데 없고, 결국 변질되어 버린 가스라이팅 조작 집단화 된 것이 불교였다.
모든 문명에서 나타나는 지배와 통치를 정당화한 논리들... 피지배계급이 무지와 오류 속에 가두어 두는데 종교가 앞장섰다. 그것이 속죄와 원죄이든, 카르마와 환생이든, 집단적인 가스라이팅이다. 행복한 내세에 대한 바램은 결국 이 세상에서 경제적 보상을 기대하지 말고 비참한 조건에서 묵묵히 노동하라는 가스라이팅일 뿐이다. 종교와 권력의 결합, 종교가 세상을 지배할 때 권력이 편을 들었고, 세속 권력은 종교의 권위를 이용해 대중을 가스라이팅하는 데 망설임이 없었다.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라고 정의내린 마르크스의 견해는 타당하다.
그렇다면 돈이 권력이고, 힘인 지금의 시대에 자본주의는 대중을 어떻게 심리 지배하는 것일까. 다이어트, 성형, 건강식품, 건강과 젊음에 대한 욕망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 사회에 의해 강요된 것이다. 광고 이미지는 행복, 성공, 귀족 이미지를 널리 전파한다. 그 높은 기준에 이르지 못하면 낙오자이자 못난 사람이 될 뿐이다. 이른바 불안 마케팅이다. 유도, 주입된 욕망은 정확하게 호구의 지갑을 열리게 한다.
소비 자체야 선악과 호불호가 없는 영역이긴 하지만, 미디어 광고에 가스라이팅에 현혹된 대중에게 상품 과소비는 낯선 현상이 아니다. 개성, 다양성이니 하지만 자신을 포장하고 있는 껍데기가 대중매체와 광고가 만들어낸 이미지로부터 자유롭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가스라이팅에 포섭된 이들, 사회욕망을 자신의 욕망으로 내면화 한 사람은 자본주의 신도가 되어, 다시 포교활동에 나선다. 가스라이팅 피해자에서 가해자로의 전환, 이렇게 모두가 가스라이팅을 하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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