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사회/통합적 관점

공간적 관점의 의미와 특징, ‘용인죽전-분당구미동 7m 도로분쟁’ 사례

호요토호 2025. 3. 1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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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죽전-분당구미동 7m 도로분쟁의 주요한 원인은 도시 연담화이다. 도시 연담화都市連擔化, conurbation)란 도시가 하나의 도시처럼 보이지만, 행정구역상, 표지판에 의해 도시가 나누어진 것을 말한다. 연담화는 도시계획의 실패로 인해 발생한다. 도시 간의 구획 사이에는 꼭 녹지가 아니더라도 완충지대가 필요하다. 환경적인 측면에서나 도시의 정체성 확보 차원에서 그렇다. 성남시와 용인시가 표지판 하나로 도시 간 경계가 나뉜 곳이 바로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이다.

서울 강남, 성남, 용인으로 이어지는 단일 생활권인 수도권 내 이해관계는 항상 교통 문제를 야기한다. 특히 수도권 도시의 경쟁력으로 평가되는 중요한 기준은 강남까지 얼마나 빠르게 이동할 수 있나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중앙 정부의 교통계획도 대부분 수도권 외곽과 강남과의 접근성 향상을 목표로 한다. 용인 시민들의 서울로 향한 출퇴근 등 인구 이동량은 급증하는 현실에서 중간 지역인 구미동을 관통하는 도로를 놓는 것은 용인시민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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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시정을 난개발로 이끈 정치인들과 관료들만의 문제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결국 전국적인 지역균형발전 정책의 실패가 원인이다. 일자리를 찾아 서울 경기권으로 몰려든 이들에게 처음부터 안정적인 주거와 교통 등 정주환경을 제공하기가 처음부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레고리 헨더슨은 일찍이 한국 정치를 서울 중심으로 집중화된 구조로 설명한다.(그레고리 헨더슨, <소용돌이의 한국정치>, 한울, 2013) 어찌 정치 영역만 그렇겠는가. 급속한 경제성장, 서울경기인천 메트로 메가시티의 등장, 허울 좋은 지역균형발전 정책의 실패는 수도권 주민들의 지가 상승에 대한 강박관념으로 이어졌다.

용인시의 난개발이 야기하는 피해를 왜 성남시 주민들이 봐야 하느냐는 항의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가. 인접한 도시 주민들끼리의 갈등, 도시 간 연결도로를 반대하는 행위는 주로 부유한 도시 쪽 주민들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이는 기피시설을 회피하거나, 지가 상승에 따른 이익을 나누고 싶지 않은 심리와도 연결되어 있는 듯하다.

인문환경적인 측면에서 다른 사회와 비교해서 한국사회, 한국인만의 과격한 시위양상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한국인들이 더 유전적으로 투쟁적이고, 전투적, 적극적 심성을 가졌다고 볼 근거는 없다. 오히려 문화적인 요인이 강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욕이 거의 없는 일본이 그러한데, 사무라이 폭력에 의한 강압정치, 일상생활에서 매뉴얼과 시스템에 대한 강한 집착, 그리고 오야붕에 대한 충성과 촘촘하게 짜여 진 계층구조, 강한 통제시스템, 현대 일본인은 관()에 대한 큰 기대도 없고,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권리를 찾으려고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한국인들은 대체로 자신의 주변 사람들에 대한 통제력, 효능의 정도를 과장하는 경향이 있다고 많은 심리학자들이 지적하다. 자기 주도적이며 주체적인 것은 장점이나, 과도한 자기 주도성에 따른 방어적 귀인이 상대적으로 강하다. , 실패는 타인과 사회 탓, 성공은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

자신만의 특징, 장점, 능력이 고유하고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거야 별 문제가 없는데, 자신의 의견이 다른 사람들에 의해 지지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정도가 지나치게 강한 편이다. 그리고 지지 받아야 할 당위의 근거가 약해도 타인에게 지지를 억지로 강요, 관철하는 정도가 강하다. 그러니 도로가 교통정체가 발생하는 것이 다른 수도권 도시와 그렇게 차이 나는 것이 아닌데도 극한적인 반대를 위한 반대에 감정적인 대응에 나서는 것이다.

한 개인이 그러면 그러고 말겠지 하지만, 집단을 이루어 방어적 귀인으로 똘똘 뭉쳐 버리면, 합리적인 충고나 이성적 대안을 아무리 얘기해 봐야 소귀에 경 읽기 식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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