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 TV의 드라마 임협 헬퍼의 인기 연장선상에서 영화로 만들어 졌다. 임협은 깡패 야쿠자, 헬퍼는 간병인 요양보호사를 뜻한다. 이른바 영화 제목은 ‘깡패 간병인’이다.
수축사회란, “저성장 기조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정치, 경제, 환경을 비롯한 사회 모든 영역의 기초 골격이 바뀌고 인간의 행동규범, 사고방식까지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홍성국 저자는 성장을 낙관할 수 있던 팽창사회가 끝이 나고 사회 시스템이 수축사회로 돌이킬 수 없는 전환을 맞이하고 있다“고 말한다.『수축사회, 홍성국, ㈜메디치미디어, 2018년』

총 인구는 감소한다. 젊은이와 노동인구는 줄어든다. 상당수 인구는 노인들이 차지한다. 수축사회의 기본 동인이다. 그리고 세계적 현상으로 국가 간, 혹은 개별국가 내에서 이루어진 양극화 문제와 부채주도 성장이 저성장을 이끈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은 불가피하다.
수축사회, 저자 홍성국은 대안으로 사회적 자본을 늘리는 공생과 이타적 삶을 강조한다. 긴박한 현실에 다소 나이브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틀린 말은 아니다. 임협이 의협이길 바래야 한다. 죄수의 딜레마, 모두가 자신의 가족과 개인의 이익을 위해 다 같이 협력할 생각이 없을 때, 혼자 협력을 택하는 것은 바보짓이다. 그럴 때 모두가 협력을 하는 문화를 만들어 혼자 배신전략을 취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 해법일 수 있다. 공유지의 비극을 공유지의 희극, 다 같이 혜택을 보며 공존할 수 있는 공유지를 만들기 위해서 협력 지향의 문화를 만들고, 주어진 민주주의 룰을 잘 따르는 것이 필요하다. 한 개인 임협의 노력으로 요양원의 현실은 조금 나아지기는 하겠지만, 전 사회적인 시스템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부족해 보인다.
무엇을 비판하고, 무엇을 하자고 하기보다, 있는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무엇을 하지 않는 것이 좋을 때가 있다. 경제상황에 맞춰 소비가 축소하든, 인구변동에 따라 사회가 수축하든, 어떻게든 사람들은 맞춰 살 것이다. 상수로 자리 잡은 것이 확고한 반면, 변수로 작용할 힘은 딱히 찾아 볼 수 없을 미래는 예정대로 다가온다.
일본은 한국의 오래된 미래가 아니라 가까운 미래이다. 이미 2006년 초고령화 사회에 들어선 일본의 초고령화율은 27%로 성숙기에 접어들었고, 이와 관련한 다양한 정부정책과 사회 전반적인 노력을 통해 우리에게 어떤 시사점을 계속 제공하고 있다.
인식, 버블, 관행, 제도의 과거 유산에 발 묶인 일본, 어디 일본만 그러하겠는가. 한국은 과거 팽창시대를 거친 수축사회로 장기 저성장, 잃어버린 30년을 맞이한 일본을 그대로 따라간다. 중장년층의 노령화에 따른 노인문제가 사회 의제로 등장한다.
일본은 임협헬퍼의 등장에 이어 영화 ‘플랜75’로 그들의 디스토피아를 만들어 가고 있고, 한국은 기초연금 문제, 국민연금 개혁, 의료개혁을 둘러싸고 한바탕 전쟁을 치루고 있다. 국가는 원래 괴물 리바이어던, 깡패다. 영화 주인공 초난강처럼, 그나마 착한 깡패가 되었으면, 국가가 사회가 최소한의 의협심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바램, 대부분의 노인들은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외로운 노인을 대상으로 한 보이스피싱, 노인학대, 치매간병, 이윤을 위한 연명치료, 고독사, 간병살인 등 대체로 죽음과 관련된 이미지를 사람들은 외면한다. 현실은 직시하기 다소 어려운 법이다. 그러니 영화 ‘임협헬퍼’처럼 조금은 바라 보기 편하게 다소 코믹하게 또는 엉뚱하게 렌즈를 비틀어서 현실을 바라보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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