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은 온전히 내 마음에 달려 있기 때문에, 모든 개인의 취향은 존중해야 하고 존중받아야 한다. 과연 그런가? 그러한 문화, 가치 상대주의 태도는 느슨하고 관계의 긴장을 자연스럽게 풀리게 한다. 영화에는 3류, 프랑스 소도시의 예술인들이 나온다. 연극은 고전적이고 회화는 이미 철지난 추상화를 그리는 젊은 작가의 작품이고, 그리고 아마추어 클래식 연주...
영화 ‘타인의 취향’에 나오는 연극이나 미술작품은 다소 작품성과 기술적인 수준이 다소 낮은 것처럼 보이는데, 마지막에 등장하는 서투른 플롯 연주처럼 결국 다른 악기와 어우러져, 복합적인 화음으로 표현될 때, 그 안에 포함된 서로에 대한 배려를 읽어낼 수 있다면 역시 인(仁)한 훌륭한 예술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 ‘타인의 취향’에 등장하는 예술인들, 그들은 스타 예술가가 아닌 이상, 생활이 걱정이다. 공연이 없을 때나 그림이 팔리지 않을 때, 집세 걱정, 생활비 걱정, 더 나가서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지가 문제이다. 이러한 불안한 예술인의 현실 생활을 영화는 가감 없이 그린다. 스폰서, 한국에서는 굉장히 부정적인 단어이지만, 예술 활동을 하는데 필수적이다. 누군가 돈을 들여 연극을 보거나, 그림을 사 줘야지 예술 활동은 지속가능하다. 따라서 문화를 향유하려는 노력, 취향 그 자체만큼은 높게 평가하고, 존중해야한다.
그렇다. 취향은 좋아하는 것이다. 못해도 좋다. 일단 하고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영화의 중요한 메시지...노래 부르고, 악기 연주하고, 그림 감상하고, 직접 그리고, 시를 짓고, 낭송하고,... 그 자체가 중요하다. 그렇게 소비해 줘야 예술인들도 먹고 살 수 있다.
영화 ‘타인의 취향’에 표현된 프랑스 인들의 성과 사랑은 자유롭고 개방적이다. 문란, 난잡인가, 멋진 신세계인가. 그들의 이야기는 한국인의 입장에서 이질적이고 낯설다. 성이 해방된 사회, 프랑스인들은 자주, 많이, 쉽게, 다양하게 성파트너를 바꾸면서 살아간다.
개인의 성적 취향, 연애와 동거 결혼의 취향은 다양할 것인데, 남녀가 서로 호감을 느끼고 좋아하는 것에 큰 이유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사랑이란 관계의 책임이 따른다는 기본 원리 또한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진정한 사랑이란 상호 이해, 배려와 존중 없는 원나잇 스탠드와 다른 것이다. 그래서 관계의 책임을 좀 더 중요시 하는 영화의 여주인공 클라라는 보수적으로 남녀관계에 조심한다.
부르디외에 의하면 취향은 선천적인 것이 아닌 문화자본이다. 성장과정에서 사회 문화에 의한 경험과 일상생활의 체험에 의한 교육의 결과이다. 그리고 이 모든 취향은 변해간다. 개인의 행복을 억압하는 도덕 취향에 대한 모든 반대는 프랑스판 성해방 일지이다.
옳고 그르고, 좋고 나쁘고, 아름답고 추하고의 기준은 상대적이다. 인간 사회의 모든 도덕과 가치 또한 하나의 취향으로서 보편타당한 진리와 기준이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여러 도덕적 가치 간의 객관적 우열을 우리는 어느 정도 가릴 수 있고, 또 가려야 한다. 인간의 정신을 고양, 숙고 할 수 있게 도와주는 문화의 힘에 대한 긍정과 모든 사람의 욕구와 필요를 조화롭게 만족시키지 못하는 불의한 갑질과 구별짓기, 착취에 대한 부정 또한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너그러움 인(仁), 그 실현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하다면, 예술 활동은 자기 중심주의적인 폐쇄적, 독선적 태도를 완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자신의 중심 기준에 비추어 일방적으로 상대방을 비난하고 비판하며 적대하는 생각을 누그러뜨릴 수 있으리라. 존중과 배려, 관용을 배우고 실천하면, 낯선 가치관, 세계관으로 살아가는 이땅의 모든 이방인, 상대방에 대한 적대적인 눈빛과 어깨의 힘은 빠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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